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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2020년 09월 14일(월) 00:00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를 의미하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생각하고 다루는 사람을 일컫는다. 2015년 2월 28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처음 등장한 이후, 이 말은 디지털 사회의 특징을 정의하는 가장 일반적인 용어가 됐다.

지금까지 사회와 문명 발전에 따라 인류를 지칭하는 말은 다양하게 변해 왔다. 태초의 이성적 인류라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 유희의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루덴스, 도구적 인간을 함의하는 호모 파베르 등이 그것이다. 이보다 더 진전된 말도 있다. 경제 원칙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인 호모 에코노미쿠스, 정의를 추구하는 호모 저스티스, 정치적 견해를 매개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호모 폴리티쿠스 등이다.

하지만 포노 사피엔스는 기존의 인류를 규정하던 개념과는 결이 다르다. 현재 전 세계 36억 명이 미디어와 정보 창구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만큼 보편화됐다. 온라인 뱅킹과 예약, 온라인 주문과 결재 등 일상 외에도 스마트폰은 모든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포노 사피엔스는 세상의 비즈니스를 좌지우지하며 문명의 대전환기를 이끄는 핵심 원동력이다.

최재붕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는 저서 ‘포노 사피엔스’(2019)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쥔 신인류를 주목한다. 인문과 공학, 체계적인 데이터를 매개로 지난 10년 동안의 시장 변화를 분석한 최 교수는 “이제 시장 깊숙이 진입한 혁명을 철저히 ‘포노 사피엔스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본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포노 사피엔스 소비 문명을 따라가는 기업들에게 투자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향하는 방향입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도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문명에 집중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금 이상으로 부와 마케팅의 키를 ‘포노’가 쥐게 될 것이다. 모든 데이터가 변화와 적응의 불가피성을 말해 주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신인류가 아니다. 벌써 우리들 곁에 와 있다.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