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국제 연대·공유…아시아 민주화운동 교과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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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정신 국제 연대·공유…아시아 민주화운동 교과서로
(14) 세계로 뻗어나가는 5·18민주화운동
대만 5·18 특별전 초청 전시 추진
홍콩 5·18 기념식 방문 제안 등
세계 각국 민주화운동 롤 모델로
홍콩 집회서 울려퍼진 ‘임 행진곡’
세계 민주주의 상징 대표곡으로
매년 열리는 ‘광주 아시아 포럼’
2020년 05월 19일(화) 00:00
지난해 12월12일 대만에서 열린 ‘5·18특별전’을 찾은 대만시민들이 1980년 당시 광주의 상황이 적힌 글과 사진을 보고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제공>
1980년 5월15일 광주시민들이 ‘민주의 벽’에 붙은 대자보를 보고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불혹이 된 5·18민주화운동은 이제 광주는 물론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가까운 아시아에서 이미 5·18민중항쟁은 아시아 민주화 운동의 롤 모델이자 민주화의 교과서로 통한다.

대만의 경우 국가 차원의 5·18 행사 개최를 공식 요청하고, 비록 ‘코로나19’ 여파 탓에 취소됐지만 홍콩 민주화시위의 핵심단체가 5·18기념식에 참석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오월항쟁이 민주화를 갈망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의 전개과정과 이후 ‘오월정신’을 기반으로 민주화를 이룬 한국 현대사 등이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시민단체와 세력들에게 롤모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대만의 경우 국가차원의 5·18 행사 개최를 요청한 이유는 대만 정부와 국회가 ‘메이리다오 사건(美麗島事件)’ 40주년을 기념하고 과거사 정리 실태를 돌이켜 보는 과정에서, 5·18민주화 운동의 과거사 청산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리다오 사건’은 5·18민주화운동보다 앞선 1979년 12월 10일 ‘국제 인권의 날’ 당일 ‘메이리다오’ 잡지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가오슝(高雄)시에서 계엄령과 정치 탄압에 저항하며 민주와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 중 경찰과 시민이 충돌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민주 인사 대부분이 사법처리됐다.

대만 정부위원회인 ‘전환기 정의촉진위원회’소속 장관·국회의원·위원 등은 지난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열린 ‘전국의 5·18들’ 특별전을 관람 후, 대만 전시의 필요성을 인식해 초청 전시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만 국회 관계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이 단순한 항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과거사 진상조사가 전면적으로 진행된데다 관련 유적이 보존되고 있으며, 기념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을 받아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메이리다오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와 군사 재판에 대한 체계적·전면적인 진상 규명 등이 없었던 점 등을 되새기는 한편 과거사 정리의 필요성과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핵심 단체인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방문을 제안한 바 있다. 비록 코로나19 여파에 취소가 결정됐지만, 홍콩 민주화 세력들이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를 찾아 롤모델로 삼고자 했던 시도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에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늘의 홍콩은 39년 전 ‘광주’가 됐다”며 “한국의 군부독재 시절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관심과 지지를 표한 것처럼, 이제는 한국도 홍콩에서 일어하는 민주화 열망에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표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5·18기념재단은 ‘홍콩 시민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서와 ▲홍콩과 중국 정부는 무차별적인 폭력 진압 중단할 것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5·18이 홍콩에 건낸 메시지는 40년 전 해외의 인권단체가 광주에 보냈던 연대의 정신을 반추케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5·18과 민주화를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세계 민주주의을 상징하는 대표 곡으로 거듭나고 있다.

1981년 가을, 고(故) 윤상원 열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제 세계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어머니들의 집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펴졌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고 홍콩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한 어머니가 기타를 들고나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 모두가 따라 부른 것이다.

홍콩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알려진 이유는 1982년 가을, 서울에 온 홍콩의 대학생이 YMCA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다. 이후 종교계 노동계의 국제 교류가 이어지면서 대만과 캄보디아, 태국에까지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5·18민주화운동 기념 기간 중 매년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 아시아 포럼’은 아시아 지역의 인권운동가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연대하면서 공동의 미래를 모색하는 국제 인권 네트워크의 허브로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광주가 매년 수여하는 광주인권상은 아시아 인권운동과 정치발전을 자극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5·18기념재단은 5월 정신을 전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과 공유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다.

이를 위해 국제 교류 연대와 교육, 학술연구, 홍보출판 등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대만 등 오월정신을 세계에 퍼트리고 나누기 위한 사업들이 진행중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기했거나 일부만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나 계속 속도가 붙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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