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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예수, 시련 겪을때마다 위로 선사한 부활 메시지
2020년 04월 09일(목) 00:00
구에르치노 작 ‘성모자를 그리는…’
부활 주간을 앞두기도 했고, 때마침 접한 책이 도올 김용옥의 ‘나는 예수입니다’이기도 해서 어쩌다가 예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아직까지 성경 일독을 하지 못한 터라 이 한권을 읽는다고 해서 예수를 온전히 알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모든 종교와 예술, 철학은 과거를 뒤집고 딴 세상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다분히 혁명적”이라고 하듯, 도올의 1인칭 ‘예수전’에서 만난 예수 역시 천국운동가이자 민중운동가로서의 ‘혁명적’인 모습이 다분했다.

율법주의자들의 억압으로부터 세상을 해방시키고자 했던 예수는 “교회도 종교도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고, 종교적 계율을 빙자하여 인간의 복속을 강요하는 모든 독단은 사기꾼의 폭압에 불과함”을 강조한다. 그 어떤 신념이나 믿음에 앞서 보통 사람의 삶, 생존의 요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 요즘 시기에 더더욱 와 닿는다.

사람의 아들로서 예수의 모습과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처음으로 화폭에 그린 이는 성경의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저술한 예수의 제자 ‘성 누가’로 전해진다. 그런 까닭에 ‘성 누가’는 기독교회화의 아버지이자 화가의 수호성인이 되었고 서양미술에서는 많은 화가들이 성모자를 그리고 있는 성 누가의 모습을 자주 그렸다.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 구에르치노(1591~1666)의 ‘성모자를 그리는 성 누가’(1652년 경)는 성 누가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다. 커다란 이젤 위 성모자 그림에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오른손으로 가리키고 있는데 아기 예수의 왼손에는 말씀을 상징하는 두루마리가 들려있고 오른손은 강복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감탄하면서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천사, 오른편 뒤 탁자 위에는 성 누가를 상징하는 황소와 복음사가를 의미하는 펜이 상징적으로 놓여있다. 성령으로 성모자를 그렸던 누가의 그림은 우리 인간이 시련을 겪을 때마다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던 예수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