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3년 사이, 광주·전남은 평균 기온이 1.9도 안팎으로 오르고 열대야, 폭염 일수가 2~5배 증가하는 등 기후 변화를 뚜렷하게 겪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상청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1912년부터 2024년 사이 기온, 강수, 극한기후지수(폭염일수, 열대야일수 등) 등 기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기상청은 목포를 비롯해 1900년대 초부터 관측 기록이 있는 6개 지점(인천·목포·부산·서울·대구·강릉)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평균 0.21도씩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1910년대 12도였던 연평균기온이 2010년대 13.9도로 100년에 걸쳐 1.9도 상승, 2020년대 14.8도로 단기간에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0.9도 급격한 상승폭을 보였다.

목포의 사례를 보면, 연 평균기온은 1910년대 13.1도에서 2020년대 15도로 상승했다.

1910년대부터 2020년대 사이 목포의 최고기온은 17.8도에서 18.9도로 올랐으며, 최저기온은 9.7도에서 11.8도로 상승했다.

극한기후지수도 급상승세다.

목포의 열대야일수는 1910년대 5.8일에 그쳤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31일로 5.5배 폭증했다. 폭염일수도 1910년대 3.6일에서 2020년대 8일로 증가했다.

여름일수는 102.2일에서 118.5일로 늘어난 반면, 눈 일수는 33.4일에서 23.8일로 줄어들었다.

또 연강수일수는 1910년대 132.3일에서 2020년대 118.3일로 감소한 반면, 연강수량은 1910년대 1018.7㎜에서 2020년대 1176㎜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최다강수량도 102.5㎜에서 115.6㎜로 늘고, 1시간최다강수량이 50㎜ 이상인 날도 0일에서 0.5일로 증가하는 등 ‘극한 강수’가 내리는 사례가 빈번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관측장비가 도입된 1973년부터 2024년까지 52년간의 기후변화 추세도 공개됐다.

광주의 폭염일수는 1970년대 9일에서 2020년대 22.5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야일수는 8.4일에서 21.5일로 뛰었다.

광주의 연평균 기온 상승폭은 10년간 0.4도 수준이며, 폭염일수는 10년간 2.96일, 열대야일수는 3.02일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남 지역의 폭염 일수는 여수 0.9일→4.5일, 완도 1.4일→14.8일, 장흥 6.5일→13.5일, 해남 7.4일→15일, 고흥 11.3일→14.3일 등으로 늘었다.

열대야 일수도 여수 10.3일→35.3일, 완도 5.5일→21.8일, 장흥 6.6일→13.5일, 해남 7.4일→16.3일, 고흥 6.9일→12일 등 증가세를 보였다.

기온 상승폭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10년대에서 2020년대로 넘어오는 사이 상승폭이 컸다.

목포의 경우 191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100년동안 평균 기온이 0.9도 올라 14도에 그쳤지만, 2010년대와 2020년대 사이 10년 동안 1도 급상승해 15도까지 올랐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기후변화를 철저히 감시하고 폭염 중대경보 및 열대야 주의보 신설, 호우 긴급재난문자 확대 등 폭염·호우 대응체계를 개편하는 등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