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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 ‘심각’ 격상
텅 빈 광주 충장로…광주 확진자 7명 추가
의료인 중심 컨트롤타워 갖춰 감염병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2020년 02월 24일(월) 00:00
광주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또다시 발생한 뒤 첫 휴일인 23일 오후 광주시 동구 충장로가 인적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결국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의 ‘경계’ 단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번엔 전파속도와 확진자 증가 추세가 빠르고, 장기전 양상을 띠는 등 ‘지역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국정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이를 막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광주에선 개학을 준비하던 초등학교 교사까지 감염됐다. 확진자들은 식당과 PC방, 대형마트는 물론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놀이공원과 동물원까지 드나들었다. 시민들은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등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최일선에서 막고 있는 광주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수시로 발생하는 확진자 파악과 이들의 동선을 쫓는 것도 힘겨운 모양새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됐지만, 이를 통제하고 관리·감독할 의료인 중심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다.

지역 의료계에선 “이미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지금이라도 광주시를 주축으로 의료 전문가를 단장으로 한 가칭 ‘코로나19 민관 대응 협의체’를 구성하고, 피해 최소화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휩쓸었던 메르스 사태 당시 의료인이 주축이된 민관 협의체를 발빠르게 구성해 ‘청정 광주’를 유지하고,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었다.

23일 광주시와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광주에서 확진자 2명이 완쾌 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총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모두 신천지교회와 연관돼 있다. 이들과 접촉해 자가격리된 사람은 198명이다.

이날 오전에만 126번 환자(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의 아내인 진월초교 교사 A씨와 신천지 교인인 164번 환자의 아내 B씨가 양성으로 확진됐다. 지난 20일에는 확진자 C씨가 시내버스를 4차례나 타고 우치공원과 동물원 등을 방문했다. 확진자 D씨는 홈플러스 광주 계림점에 머물기도 했다.

주말 사이 광주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들이 도심 곳곳을 누빈 것으로 드러났다. 신천지교회의 특성상 외부노출을 꺼리고, 밀집된 장소에서 종교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집단 감염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광주·전남 신천지 교인은 5만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금은 시간 싸움”이라며 “모두 조사할 수는 없으니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녀왔거나 다녀온 이들과 접촉한 사람을 중심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감염자 조사와는 별도로, 추가 감염자 급증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의료계에선 광주시가 주도하고 있는 행정 위주의 방역 시스템과 함께 의료계 주도의 감염병 시스템이 병행 가동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환자를 경·중증으로 구분하고, 보건소와 1, 2, 3차 병원간 진료 지침을 세분화하는 등 체계적인 감염의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 중증환자가 몰려있는 전남대·조선대 병원 등은 선별진료 기능을 축소하고, 보건소 및 이동 검체채취팀 확대 등을 통해 기능을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각종 의료적 조치를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해선 감염병 전문 의료인이 대표를 맡고, 광주시가 적극 지원하는 이른바 힘있는 ‘민관 협의체’ 구성이 필수적이라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광주시는 현재 담당 국장을 단장으로 한 지역감염병 협력위원회(의사 4명 포함)와 민관 의료협의체 등이 구성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활동은 미미하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