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보 개방에 멸종 위기종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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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보 개방에 멸종 위기종이 돌아왔다
수질·생태계 회복…2019년 녹조 발생, 예년대비 97% 줄어
퇴적물 내 모래 많아지고 유기물질 감소로 용존산소량 늘어
2021년 04월 13일(화) 23:00
영산강 죽산보 개방 전·후 퇴적물 모습. 보 개방전인 2016년(왼쪽부터), 개방 후인 2018년과 2020년의 사진. <환경부 제공>
영산강 승촌보(洑)와 죽산보의 개방으로 영산강에 야생동물이 되돌아오는 등 수생태계가 회복되고, 수질 또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 개방으로 수생태계가 회복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지역환경단체들은 지난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해체가 결정된 죽산보의 후속조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13일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를 포함한 금강, 낙동강 등에서 개방한 11개 보에 대해 2017년 6월부터 2020년 하반기까지 모니터링한 결과를 공개했다.

11개 보 중 완전 개방 일수가 가장 긴 보는 금강 세종보(1072일)였으며, 승촌보와 죽산보는 각각 248일, 143일을 간 개방됐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영산강의 녹조(유해 남조류) 발생이 보 개방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2013∼2017년)과 유사한 기상 조건이었던 2019년 영산강의 여름철(6∼9월) 유해남조류세포수는 163cells/㎕로 예년 평균(4693cells/㎕)에 견줘 97%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강우량이 많았던 2020년에는 유해남조류세포수가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보 개방으로 하천의 체류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이 813% 빨라지는 등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녹조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승촌보는 보 완전개방 후 저층빈산소 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층빈산소는 물 속 산소 양이 2㎎/L 이하 상태로, 하천 저층에 용존산소가 부족하면 저서성 수생생물과 수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보 개방으로 인해 하천 퇴적물 내의 모래 비율이 증가하고, 유기물질 함량이 감소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의 경우 죽산보가 개방 전과 비교해 1.7배(51.8%→ 88.2%) 증가하면서 11개 보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높아지고 유기물질이 감소하면, 자정작용이 활발해지고 수중 용존산소량이 증가하면서 수질·수생태계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보 개방 후 광범위하게 조성된 모래톱, 하중도, 습지, 식생대 등 공간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을 포함한 다양한 육상생물의 서식·번식 및 휴식지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강과 수변공간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물새류가 장기간 보를 개방한 영산강과 금강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고, 특히 죽산보 상류에서는 지난해 12월 멸종위기동물 Ⅰ급인 황새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를 개방하여 3년 이상 관측한 결과, 보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면서 여러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역환경단체는 이와 관련해 보 해체와 강을 살리는 후속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보 개방으로 인한 자연성 회복이 재차 관측 결과로 드러난 만큼 죽산보 해체 등 영산강 재자연화를 위한 후속조치가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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