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협상, 북한 무력시위….

매일 쏟아지는 국제 뉴스는 심각한 사안이라도 금세 타임라인 아래로 밀려난다. 속보만으로는 세계가 왜 이렇게 움직이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오늘날의 긴장과 충돌 대부분20세기 냉전에서 뿌리 내린 만큼 과거의 맥락을 거슬러 올라갈 때 비로소 지금의 뉴스가 제자리를 찾는다.

동아일보 국제부 데스크 김상운 기자의 ‘빽투더퓨처, 역사의 시계를 돌리다’는 뉴스라는 1차 기록을 토대로 세계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다시 불러낸다. 국제정세를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 속에 놓아보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어떤 역사적 궤적 위에서 이어져 왔는지 보여준다.

책은 미국의 한국전쟁 개입, 중국의 인천상륙작전 반발, 북중 관계의 형성 과정, 북러 밀착의 배경, 한-쿠바 수교가 남북 외교에 미친 변화 등 동아시아 현대사의 주요 국면을 따라간다.

각 사건이 서로 어떤 구조적 힘에 의해 연결되어 있는지 설명하고 오늘의 뉴스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살펴본다. 예컨대 북한의 행동은 늘 갑작스러워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중국·러시아와의 오랜 전략 조정이 있다. 중국-대만 갈등이나 미중 반도체 전쟁 역시 냉전 이후의 세력 재편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취재 기록과 풍부한 역사 자료를 바탕으로 복잡한 국제정치의 배경을 명확하게 정리한다. 단기 뉴스에 흔들리지 않고 세계사의 큰 구조 속에서 현재를 바라보는 시야를 제시하며, 지금의 국제 뉴스가 ‘순간적 사건’이 아니라 오래된 움직임의 연속임을 강조한다. <초록비책공방·2만1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