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국가대표 돼 패럴림픽 금메달 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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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아 국가대표 돼 패럴림픽 금메달 따겠다”
[전남도 인재육성 고속도로프로젝트] <으뜸인재> 22.무안몽탄중 2년 강재은양
29주 미숙아로 출생…생후 4개월부터 재활 뇌병변 장애 극복
전국대회 우승 등 두각…“장애인들 직접 찾아가 재능봉사할 것”
2025년 12월 12일(금) 07:20
강재은(14·무안몽탄중 2년·사진) 양은 장애인 스포츠로 익히 알려진 ‘보치아’에서 전남 체육의 미래를 밝히는 유망주다.

강 양은 지난해 5월 목포에서 열린 ‘제18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 보치아 여자 중등부(BC2 등급) 개인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재활을 위해 공을 잡은 지 8년 만에 얻은 값진 첫 전국대회 금메달이었다. 이어 8월 부산에서 열린 제4회 전국장애청소년보치아대회에서도 중등부 1위를 차지하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또래보다 작은 체구에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강 양이지만, 표적구(잭)를 향해 공을 던지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강인한 눈빛을 내뿜는다.

강 양의 ‘금빛 질주’는 기적에 가까운 성장 드라마다. 29주 만에 1.2㎏의 미숙아로 태어난 강 양은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한 뇌병변 장애를 안게 됐다. 생후 4개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고된 재활 치료와 수술 속에서 강 양에게 희망이 된 것은 초등학교 1학년 특수반 체육 시간에 만난 ‘보치아’였다.

표적구에 공을 얼마나 가깝게 붙이느냐로 승부를 겨루는 보치아는 ‘지상의 컬링’으로 불린다. 신체적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중증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이자, 고도의 집중력과 두뇌 싸움이 필요한 전략 스포츠다.

강 양은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머리를 써서 상대방을 이길 수 있다는 점이 보치아의 매력”이라며 “경기를 할 때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꾸준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제17회 전국장애학생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중학교 진학 후 기량이 만개하며 올해 전남도 ‘새천년 으뜸인재(예체능 리더)’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강 양은 으뜸인재 지원을 통해 장비 구입과 훈련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학교 수업과 재활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최승균 전문 지도자의 지도를 받으며 주 2회 집중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강 양의 롤모델은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소영이다.

“정소영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외국 선수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 체육관에 가고 싶을 정도로 멋져요”라며 “침착함이 장점인 정소영 선수처럼 패럴림픽 보치아 국가대표가 돼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의 전부가 아니다. 강 양은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전도사’를 꿈꾼다.

강 양은 “보치아라는 종목이 아직 생소해서 ‘장애가 있는데 운동을 할 수 있어?’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며 “국가대표가 되어 우리 지역에 보치아를 널리 알리고, 집에만 계시는 장애인분들을 직접 찾아가 보치아를 가르쳐드리는 봉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응원해주는 학교 친구들과 이찬미 선생님, 최승균 감독님,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전남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할 날을 기대해 달라”고 환하게 웃었다.

전남도의 '인재육성 고속도로' 사업은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 재능계발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서 성장해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광주일보는 지역 인재들을 통해 젊은 미래 리더들의 비전과 지역 발전 가능성을 조명하는 연속 인터뷰를 게재한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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