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작은도서관’, 운영비·인력난에 흔들린다
  전체메뉴
광주 ‘작은도서관’, 운영비·인력난에 흔들린다
시, 354곳 대상 운영실태 설문조사
프로그램 운영비·도서 구입비 부족
문화사랑방 역할…활성화계획 수립
2025년 12월 08일(월) 20:00
광주지역 풀뿌리 독서 문화의 거점인 ‘작은도서관’들이 만성적인 운영난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들은 광주시와 자치구의 정책적 지원에 대체로 만족감을 표하면서도, 실질적인 도서관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광주시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간 관내 작은도서관 354곳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91%는 광주시와 자치구의 지원 정책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현실적인 고충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운영비 부족’이 31%(51건)로 1위를 차지했고, ‘프로그램 운영비 부족’이 30%(50건)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도서 구입비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32건이나 됐다.

실제로 지원받고 싶은 분야를 묻는 항목(중복 응답)에서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이 33%(79건)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도서 구입(32%), 도서 정리(22%), 도서관 홍보(13%) 순으로 지원 요구가 많았다.

현장의 구체적인 목소리도 이번 설문조사에 담겼다. 기타 의견에는 운영 인력 부족에 따른 자원봉사자 실비 확대 지원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운영자는 “자원봉사자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활동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문 사서가 없는 사립 작은도서관이 많아 도서 정리와 큐레이션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아 순회 사서 등 전문 인력 파견을 요청하는 의견도 다수 접수됐다.

보조금 정산 시스템인 ‘보탬e’ 사용의 복잡함을 호소하며 절차 간소화와 교육 확대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밖에도 낡은 서가 교체, 공과금 지원, 프로그램 강사 정보 공유 등 현장 맞춤형 지원을 바라는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성별 구성을 보면 여성이 68%로 남성(26%)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40대(23%)와 60대(22%)가 뒤를 이었다. 40대에서 60대까지 합치면 전체의 78%에 달해, 사실상 지역의 중장년 여성들이 골목길 도서관의 불을 밝히고 있는 셈이다.

운영 주체별로는 사립이 81%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공립(직영)은 13%, 공립(위탁)은 5%에 그쳤다.

이는 광주시의 작은도서관 정책이 민간 영역의 자발적인 운영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한다.

운영 기간은 10년 이상 된 곳이 33%로 가장 많아 지역 사회에 뿌리내린 곳들이 다수였으나, 1년에서 5년 사이의 비교적 신생 도서관도 31%를 차지해 신구 조화를 이뤘다.

광주시는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작은도서관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작은도서관들이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문화 사랑방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을 확인했다”며 “2026년 지원 계획 수립 시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맞춤형 운영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내년 1월 중으로 2026년도 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 계획을 확정해 자치구에 통보하고, 2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공모와 선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jush@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