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동화’ 함께 쓴 광주 충장축제 - 임택 광주 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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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동화’ 함께 쓴 광주 충장축제 - 임택 광주 동구청장
2025년 10월 21일(화) 00:20
평소라면 승용차와 버스 등이 쉴새없이 오고 가는 도심 한복판에서 ‘춤판, 놀판, 노래판’이 닷새간 펼쳐졌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충장로와 금남로, 5·18 민주광장 일원에서 열린 ‘제22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와 ‘제4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을 통해서다. 동구의 상징이자 광주의 자랑인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에서 추억과 낭만으로 물드는 특별한 시간여행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

축제 첫 날은 버블 무대에서 개막쇼, 둘째 날은 일본·중국·몽골 등 아시아 각국의 음식과 의상, 전통 놀이의 장이 펼쳐졌다. 불타는 금요일인 셋째 날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전·현직 DJ들과 함께 반짝이 가면을 쓴 시민들이 춤을 추며 가을밤을 오색찬란하게 물들였다.

무엇보다 올해 충장축제는 지난 21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추억’을 테마로 하되, 매년 시리즈로 연례화시킬 예정이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추억의 동화’였다. 팥죽할멈과 호랑이, 피터팬, 신데렐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기성세대와 MZ세대, 나아가 미래세대의 새로운 감성까지 공유하며 모두가 함께 웃고 즐기는 화합의 장이었다.

광주 시민들에게 오월 정신이 깃든 ‘주먹밥’은 다른 먹거리보다 더욱 특별한데, 넷째 날 열린 주먹밥 콘테스트인 ‘손으로 맛나는 추억’은 꽤 의미가 남달랐다. 단순히 주먹밥을 만드는 행사를 넘어 자신만의 주먹밥 레시피를 알리고 충장축제만의 특별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됐다.

매년 다채로운 콘셉트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퍼레이드 역시 올해는 축제 시작 전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기존 축제 기간에 하루만 하던 퍼레이드가 이틀로 확대됐고, 필자 역시 한 번도 가서 본 적 없는 롯데월드의 퍼레이드팀이 초청돼 펼친 기획 퍼레이드는 압도적이었다. 발 디딜 틈 없이 찾아오는 주말 방문객들에게 놀라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퍼레이드 행렬에 놀랐기 때문이다.

이날 만큼은 서울과 부산을 찾지 않아도 구도심 한복판에서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환상적인 ‘빛의 행진’이 금남로 4가부터 1가까지 장관을 이뤘다.

또한 전국 퍼레이드 경연팀이 선보이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관내 13개 행정동 주민들이 협력해서 이룬 국내외 동화 모뉴먼트는 수준급 디테일로,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할만 했다.

축제도 축제지만 축제장 주변 곳곳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공간들도 한몫했다. 7080 추억의 테마거리,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하늘마당, 5·18 민주광장 내 음악 분수와 빛의 분수, 빛의 읍성을 비롯해 금남지하상가에 정식 개관한 ‘빛나는 아이나라’,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극장, 동명동 카페거리 등등. 유모차, 킥보드, 자전거를 타고 활보하는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들, 알콩달콩 연인들, 연세 지긋한 나이에도 옛 추억을 회상하며 오시는 어르신들의 소중한 발걸음 하나하나가 모여 22년 역사의 탑을 쌓아 충장축제를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축제 기간 동안 교통 통제 등으로 불편을 겪었지만 안전을 위해 ‘양보’를 택한 모든 시민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가을밤을 수놓은 충장축제는 성황리에 폐막했지만 닷새 간 채운 추억의 여운은 분명 오래갈 것이다. 축제장을 걷다가 흘린 땀방울은 선선한 바람에 금세 메말랐고, 5·18 민주광장과 문화전당 하늘마당에서 울려 퍼지는 ‘제4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에 참가한 전 세계 각국의 뮤지션들의 공연은 “눈도 호강, 귀도 호강, 이게 바로 힐링이지”라는 말을 절로 나오게 했다.

추억은 때론 삶이 힘들 때 그 힘을 빌려 벗어나게 하고, 좋았던 시절은 더 화사하게 윤색시키고, 부끄러웠던 시절도 그리워하게 만드는 엄청난 위력이 있다. 그렇기에 올해 충장축제의 성공 개최를 위해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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