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멸 위기 통합으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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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 위기 통합으로 넘는다
광주전남특별시 초광역 메가시티로 비상
<1>물리적 통합 넘어 화학적 융합
제2의 수도권 떠오른 충청권과
똘똘뭉친 영남권에 낀 ‘샌드위치’
몸집 안 키우면 생존 자체 어려워
2026년 01월 12일(월) 20:00
2026년 대한민국 지방 행정지도가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이라는 거대 블랙홀이 인구와 자본을 빨아들이는 동안, 비수도권 지자체는 생존을 위한 통합을 추진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사활을 걸었다. 문제는 이 격변의 흐름 속에서 광주시와 전남도는 예외였다는 데 있다. 영남과 충청이 통합을 통해 초광역 메가시티로 비상할 채비를 마치는 사이, 호남권만 낡은 행정 경계에 갇혀 있었다.

대구와 경북은 오는 7월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대구경북특별시’는 단순한 행정 결합을 넘어 한반도 동남권의 경제 지형을 새로 짜겠다는 야심 찬 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전·충남의 기세가 더해졌다. 수도권과 맞닿은 지리적 이점을 무기로 행정통합에 속도전을 내며 사실상 ‘제2수도권’ 도약을 선언했다. 충청권이 수도권의 인구와 기업을 흡수하며 덩치를 키우는 것은 호남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다.

위로는 거대해진 충청권이, 옆으로는 똘똘 뭉친 영남권이 버티고 선 ‘샌드위치’ 형국이다.

1986년 분리 이후 40년 가까이 각자도생해 온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대로 서서히 소멸해가는 ‘남쪽의 섬’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인구 320만 규모의 ‘호남 초광역 메가시티’로 반격의 서막을 올릴 것인가.

때마침 광주·전남에 절호의 기회가 열렸다.

정부가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을 국정과제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권역별로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설치·운영을 위한 지원을 한다는 게 골자다. 이 대통령은 최근 광주·전남이 통합하면 ‘통큰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는 통합에 속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인 통합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구·경북의 진통과 대전·충남의 속도전을 반면교사 삼아, 단순 결합을 넘어선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야 한다.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험준한 산들이 존재한다.

가장 먼저 마주할 난관은 통합의 뇌관인 ‘청사와 조직’ 운용 문제다. 소모적인 위치 선정 갈등을 피하기 위해 현 청사를 유지하는 ‘2개의 청사 체제’를 기반으로 하되, 기능을 철저히 특화해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는 묘수가 필요하다.

또한 ‘경제 및 산업’의 비전 역시 중요하다. 광주의 AI(인공지능) 기술과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결합해, 충청권 반도체 벨트에 대항하는 ‘남부권 반도체·에너지 혁신벨트’를 완성해야만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교통 및 인프라’ 혁신도 시급하다. 6자 협의체를 통해 타결된 군 공항 이전 합의를 발판으로 무안국제공항을 명실상부한 서남권 관문 공항으로 육성하고 트라이포트 물류망을 구축하는 것이 통합의 대동맥을 잇는 길이다.

아울러 ‘제도 및 재정’의 자립 없이는 무늬만 통합에 그칠 수 있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자치 입법권과 획기적인 재정 특례를 확보해 실질적인 권한을 가져와야 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은 ‘주민 참여’를 통해 완성돼야 한다. 정치권 주도의 하향식 결합이 아닌, 시도민 공론화와 주민투표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지역민의 마음까지 하나로 묶는 심리적 통합이 선행돼야 한다.

광주와 전남은 역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본래 하나였다. 2026년은 그 끊어진 맥을 잇고 새로운 천년을 설계할 ‘골든타임’이다. 위기를 넘어 비상(飛上)으로, 호남의 운명을 바꿀 거대한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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