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밀키트 - 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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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밀키트 - 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2025년 09월 17일(수) 00:00
가을에 즐겨 먹는 추어탕(鰍魚湯)은 가난한 농민들이 값싸고 영양가 있는 미꾸라지로 보양식을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문헌에 따르면 조선 후기 농민들 사이에서 피로 해소와 체력 증진을 돕는 음식으로 널리 사랑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가을 수확 시기에 먹으면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음식으로 알려져 추어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렇듯 추어탕은 시골 주막 등지에서 시작되었는데 도시로 이주한 사람들이 이 음식을 그리워해 즐기면서 점차 확산했다.

추어탕을 전라도만 먹는다고 알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이름은 다르지만 전국적으로 즐겼던 보통 음식이다. 조리법에 따라 남원식과 서울식, 원주식, 경북식으로 나뉜다. 미꾸라지를 갈아 넣은 구수하고 걸쭉한 추어탕이 남원식으로 된장으로 양념하고 우거지에 파, 들깨, 부추와 초피가루를 곁들인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원래 추어탕이라 하지 않고 재료 이름대로 ‘추탕’이라 불렀다. 추탕은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넣는 점이 추어탕과 큰 차이점이다. 미꾸라지를 갈지 않아 국물이 맑고 덜 텁텁하며 쇠고기로 국물을 내고 미꾸라지를 더한 다음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양념해 육개장처럼 얼큰하다.

반면 원주식 추어탕은 여름철 개천에서 물고기를 잡아 끓여 먹던 어죽과 비슷하다. 고추장으로 간하고 수제비를 떠 넣기도 하며 감자와 깻잎, 버섯, 미나리를 넣는다. 경북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뿐 아니라 다른 민물 생선도 고루 이용하며 된장으로 간 한다. 생선을 삶아 으깬다는 점은 남원과 같지만 우거지 대신 시래기를 쓰고 들깨를 넣지 않아 투박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특징이다.

‘맛의 고장’ 강진도 남원 못지않게 추어탕이 유명한 곳이다. 강진의 추어탕은 신선한 미꾸라지에 해풍에 말린 시래기와 각종 양념을 넣어 맛이 깊고 진하다. 보양식으로 짱뚱어탕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밀키트로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해 지역의 이미지를 좋게 한다는 취지인데 맛도 일품이다. 가을을 맞아 추어탕 한 사발 어떤가.

/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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