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창업, ‘양’은 줄고 ‘질’은 높아졌다…기술창업 16.9% 전국 평균 웃돌아
  전체메뉴
광주 창업, ‘양’은 줄고 ‘질’은 높아졌다…기술창업 16.9% 전국 평균 웃돌아
지난해 창업기업 2만 9297개…2020년 대비 25.5% 감소
도소매·숙박음식 등 전통 업종 줄고 인공지능·IT 등 늘어
유치 실적 MOU 의존·빈약한 수요 검증 구조적 약점 지적
2025년 09월 10일(수) 19:15
광주의 창업생태계가 양적 확대보다 질적 전환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기준 총 창업기업은 2만9297개로 2020년 대비 25.5% 줄었지만 기술기반 창업 비중이 16.9%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10일 광주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광주의 기술기반 창업 비중은 16.9%로 전국 평균 13.6%보다 3.3%p 높다.

인공지능, IT, 제조·전문서비스 등 고부가 분야로의 이동이 통계로 확인됐다는 것이 연구원의 조사결과다. 같은 기간 광주지역 전체 창업 수는 2만9297개로 4년 새 25.5% 감소했지만 전국도 20.3% 줄어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전환 조짐이 뚜렷한 걸로 조사됐다.

도소매·숙박음식 등 전통 업종 창업은 줄었고,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은 2020년 254개에서 2024년 362개로 42.5% 늘었다. 제조업은 1075개에서 697개로 감소했지만, 전체 대비 비중은 2.73%→2.38%로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창업기업의 생존력은 전국 평균과 큰 차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기준 1년차 생존율 64.6%, 6년차 29.3%로 전국 64.9%, 31.0%와 유사하다.

AI 중심의 기업 유치 흐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69개사 창업에서 2022년 22개사, 2023년 10개사로 주춤했지만 2024년 상반기 87개사와 업무협약을 맺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의 질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글로벌 강소기업은 2022년 4개에서 2024년 11개로 2.8배 늘었다. 기술력과 수출역량 중심 육성의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기술창업 확대 이유로는 협약 확대로 유입 채널은 넓어졌고, 광주시가 민간투자 유치 기반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정책 투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광주시는 총 6000억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2단계를 통해 자율주행·에너지 등 지역 전략산업의 AI 전환 3000억원, 생활문제 해결형 ‘모두의 AI’ 실증 2000억원, 상용화 컨트롤타워 ‘AI 이노스페이스’ 1000억원을 투입한다. 기술창업 활성화와 고용 창출의 실질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현황 분석은 몇 가지 구조적 약점도 확인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첫째, 유치 실적이 ‘업무협약(MOU)’ 중심으로 집계되는 한 실제 이전·정착·매출·고용과 같은 실물 성과로 이어지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협약 수가 87건으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실입주율·재무성과·지역채용 지표가 동반 제시되지 않아 정책 효율성 판단이 제한된다는 점에서다.

두번째는 총 창업 수 감소폭이 전국 평균보다 큰데도 ‘모수 축소’에 대한 처방이 빈약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생존율이 전국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는 것은 지역만의 차별화된 스케일업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간 단계의 성장자금, 고급 인력 매칭, 해외 판로 개척이 연동되지 않으면 ‘질적 전환’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6년차 수치가 여전히 30% 안팎에 머무르는 점은 ‘스케일업 사다리’의 촘촘한 설계와 장기 수익모델 검증 지원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조업 비중이 안정적이라 해도 절대 건수가 줄고 있다는 점은 고부가 제조 스타트업의 생산설비·규제특례·테스트베드 접근성 강화 없이는 산업 파급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광주연구원은 “AI기업 유치와 글로벌 강소기업 증가세가 고무적”이라면서도, 중장기 성장을 위해 산학연 연계 상용화 지원과 AX 2단계-창업 후속 생태계의 유기적 연결을 주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