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를 찾는 토요일’ 중고제품의 가치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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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찾는 토요일’ 중고제품의 가치 느껴보세요”
‘한 번 더 순환 부스’ ‘쓰레기 없는 지역 행사 만들기’ 일환
‘쓸모 마켓’ 중고제품 판매, ‘바꿔 읽장’ 중고책 교환 부스
2025년 09월 09일(화) 20:10
‘쓸모를 찾는 토요일’ 행사 입구에 설치 된 ‘한 번 더 순환 부스’.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저에게 선물해 줬어요. 다 읽고 묵혀놓고 있던 책인데, 좋은 사람이 읽어주시면 어떨까 생각해서 가져왔어요’



#‘신경 끄기의 기술’

‘신경 끄고 살고 싶어 샀는데 이 책에 대해 신경을 꺼버려서 몇 년 동안 모셔뒀습니다.’



무언가의 가치는 그 쓸모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서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증명된다. 물건 역시 제 쓸모를 아는 주인의 손에서 오래도록 굴려질 때, 닳고 닳아 제 몫을 다 해 장렬히 전사할 때 빛이 난다.

지난 6일 오후 전일빌딩 245 1층에서 ‘쓸모를 찾는 토요일’ 행사가 열렸다.

‘바꿔읽장’ 부스에서 시민들이 책 소개글을 읽고있다.
행사는 ‘한 번 더 순환 부스’, ‘쓸모 마켓’,‘바꿔 읽장’ 등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거나, 자신의 것과 교환하는 방식의 마켓 형태로 진행됐다.

북 카페 입구에 설치된 한 번 더 순환 부스는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순환 부스는 광주일보사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문화기획사 라우와 유어스텝과 함께 진행하는 ‘쓰레기 없는 지역 행사 만들기-한 번 더’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순환 부스는 지난달 삶디센터에서 열린 ‘친환경 장터 ‘보자기장 행사 등에서도 한차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원목으로 만든 상자 안에는 깨끗하게 세척·건조한 종이팩과 재사용 포장지, 종이가방 등이 담겨 있어 행사에서 물건을 구매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다. 쇼핑을 마친 시민들은 부스 앞에 서서 원하는 종이가방을 골라 담아갔고 “나중에 안쓰는 종이가방을 가져다 줘도 되는 거냐”고 물으며 기증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순환부스는 오는 13일 광주극장 영화의 집에서 진행되는 지구농장터 행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쓸모 마켓에서는 중고 물품이나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판매했다.

광주의 제로 웨이스트 숍 ‘한 걸음 가게’는 접이식 도시락통, 제로 고체 치약, 비건 치실, 친환경 행주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 ‘현상 book 수배’는 광주의 독서모임 ‘독서 근육 키우기’회원들이 무료로 나눔 한 책들을 선보였다. 회원들은 ‘아껴읽고, 나눠읽고, 바꿔읽고, 다시읽자’ 일명 ‘아나바다’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중고 책과 굿즈 등을 펼쳐보였다.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는 사람들’(미꿈사)부스에서는 지난해 도쿄 다이칸야마 여행지에서 (자주 사용할 것 같아) 구매 후 한 차례 사용한 가방(3만원), 스노쿨(1만원), 고글(5000원), 호카 신발(3만원) 등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바꿔 읽장’은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깨끗한 책 한 권을 가져오면 다른 사람이 가져온 책 한 권과 바꿀 수 있는 중고책 교환 부스다.

이날 나주 빛가람동에서 전일빌딩을 찾은 조재련씨는 초등학교 3학년 딸 강다은 양의 손을 잡고 바꿔 읽장 책장에 적힌 소개 글을 한참 동안 읽어 내렸다.

조씨의 손에는 책 ‘이보다 좋은 엄마의 말은 없습니다’가 들려있었다. 그는 육아에 지쳐 아이에게 못된 말을 하는 자신을 보며 아이에게 예쁜 말을 해주고 싶어 이 책을 구입했다고 책 소개란에 적었다.

딸 강 양은 읽으면 감동을 받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읽지 못했다는 동화책 ‘커다란 느티나무’를 소중하게 안고 엄마가 고른 책을 함께 읽었다.

조씨는 “예전에 한걸음가게 의류교환 행사에 참가한 후로 환경 보호 실천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아이에게도 환경보호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주말에 시간을 내 책을 챙겨왔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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