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대구 분관-광주 교류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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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대구 분관-광주 교류 노력하겠다”
ACC 강연차 광주 방문 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
소장작 신윤복 작품 등 메타버스·NFT 발행…관객 사로잡아
“시대변화에 적응해 다양한 방법으로 ‘K-헤리티지’ 전할 것”
2025년 08월 03일(일) 19:10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이 지난달 3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경험하는 간송미술관의 새로운 접근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보화각(간송미술관의 옛 이름) 주변을 맴돌며 물감을 찾는 신윤복, 클럽 안 화려한 조명 아래서 춤을 추는 저고리 차림의 여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서바이벌에 참여한 선비까지. 신윤복의 ‘단오풍정’ 속 인물들이 메타버스 세상에서 뚜벅뚜벅 걸어 다닌다.

간송미술관이 지난 2022년 ‘간송메타버스뮤지엄(KMM)’을 통해 소장작 ‘혜원전신첩’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장면은 인물의 몸짓과 표정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메타버스, NFT 발행 등 다양한 전시 방식으로 젊은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사진>이 지난달 3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우리 문화 유산을 경험하는 간송미술관의 새로운 접근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이 1938년 세운 국내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황묘농접’, 김득신의 ‘야묘도추’ 등 국보 11점, 보물 22점을 보유하고 있다. 간송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문화재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한 수집가였다. 그가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을 일본인 수장가로부터 2만원(당시 경성 기와집 20채 가격)에 구매하고 ‘훈민정음 해례본’을 1만원에 구매한 일화는 유명하다.

새로운 시도로 젊은 층과의 접점을 찾고 있는 간송미술관은 지역민들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 대구 수성구에 분관을 열었다. 전 관장은 이날 “대구와 광주가 달빛동맹을 통해 다양한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달빛동맹에 맞춰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과 광주와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간송미술관의 새로운 시도는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4년 삼성전자와 협력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미인도’와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을 4K 미디어 전시 형태로 선보였고 VR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한 2017년에는 ‘VR 보화각’을 제작했다. 이듬해에는 국보 ‘혜원전신첩’의 인물들을 활용해 NFT를 제작하고 샌드박스 플랫폼에 간송 메타버스 뮤지엄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전시 방식은 특히 ‘움직이지 않으면 보지 않는’ MZ·알파세대의 관람 성향과 잘 맞아떨어진다. 실제로 과거에 비해 관람객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K-헤리티지(유산)’를 전달하는 것이 간송 전형필 선생이 꿈꿨던 새로운 형태의 전시입니다. 종이 문화재는 빛 노출 시간, 온도, 습도 등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디지털화된 작품은 이러한 부담이 훨씬 적어 효율적인 보존이 가능합니다.”

간송의 손자인 전 관장은 “앞으로의 문화를 이끌어갈 MZ세대와 알파세대가 간송의 정신과 유산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전시에 물리적 한계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시대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는 것이 국경과 세대, 시간과 공간을 넘어 ‘K-컬처’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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