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하려다 냉방병…적정온도 지키고 2시간마다 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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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하려다 냉방병…적정온도 지키고 2시간마다 환기
급격한 온도 차 자율신경계 이상
고열·두통·소화장애·근육수축 등
증상 지속되면 병원 진료 받아야
2025년 08월 03일(일) 18:25
/클립아트코리아
# 직장인 김 모(32) 씨는 최근 하루 종일 사무실 에어컨 아래에서 근무하다 어느 날 저녁 몸이 오들오들 떨리고 복통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또 방학을 맞이한 고교생 박 모(16) 양은 에어컨이 하루 내 가동되는 독서실에서 며칠간 공부하다 두통과 코막힘 등을 호소했다.



폭염이 지속되고 에어컨 등 실내 냉방기기를 오랜 시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냉방병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실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청소년·직장인·노약자들에게 냉방병은 여름철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은 “냉방병은 정식 질병명은 아니지만,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기는 다양한 신체 증상이다. 신체는 더우면 혈관을 확장시키고, 추우면 수축시키는 식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그런데 에어컨 등의 냉방기기로 실내가 갑자기 추워지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체온 조절 능력이 흐트러지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실제 냉방병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흔히 ‘여름 감기’로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 외부 환경, 특히 냉방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일반 감기와 차이가 있다.

냉방병은 두통·오한, 소화불량·복통, 근육·관절통, 호흡기 증상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먼저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면서 두통이 발생하고, 추위를 느끼는 오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실내의 찬 공기로 인해 위장운동이 약해지면서 소화가 안되고,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는 경우 근육이 수축해 통증이나 뻣뻣함을 느낄 수 있다.

냉방된 실내의 건조한 공기와 먼지·곰팡이 등 유해물질이 코와 목을 자극해 콧물, 재채기, 기침, 목 통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울러 전반적인 신체 균형이 무너져 만성 피로와 무기력증, 불면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과 노약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냉방병에 더 취약하므로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방병은 특별한 약물 치료보다는 생활습관 개선과 휴식이 필요하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냉방이 과도한 환경을 피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차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땀이 날 정도의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좋다.

소화 불량이나 설사 등 위장 증상이 나타나면 부드러운 음식 섭취와 함께 장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할 땐 해열제나 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냉방환경을 조절하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실내 온도는 섭씨 25~28도,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특히 외출 시 얇은 가디건이나 스카프를 챙겨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냉방병을 자칫 가볍게 생각해 방치하면 만성 피로,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위를 피하는 것만큼이나 건강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한 여름. 지나친 냉방의 유혹보다는, 신체 리듬을 지키는 조화로운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원영 원장은 “냉방병 치료는 몸의 자율조절 능력을 회복시키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고열·심한 두통·소화장애 등의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냉방병 예방 위한 주요 수칙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한다

-2시간마다 10~15분 정도 환기를 시킨다.

-찬 음료나 음식은 가급적 삼가고, 따뜻한 물과 음식을 섭취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한다.

-실내에서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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