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 어린이 학교 가는 길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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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역 어린이 학교 가는 길 ‘위험천만’
어린이보호구역 보·차도 미분리 학교 1040곳 중 120곳 ‘전국 최다’
소방차 학교 도착시간 6.85분 ‘가장 오래 걸려’…광주는 ‘6.44분’
2025년 08월 03일(일) 19:55
/클립아트코리아
전남 지역이 고령화로 아이 웃음소리조차 듣기 어려운데 학교 다니는 길조차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더불어민주당 정을호(비례)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4년 학교안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남 지역은 어린이보호구역 보·차도를 분리하지 않은 학교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학교 내 보·차도 ‘미분리’ 학교는 전체 1040개교 중 120개교(1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보·차도 미분리 학교는 학교 출입문을 도로와 분리하거나 차량출입 금지, 차량 출입문 분리, 방호울타리 설치 등 방법으로 학생들이 걷는 보도와 차도를 물리적으로 분리하지 않는 학교를 가리킨다.

전남에서 물리적으로 보·차도를 분리하지 않고 차선, 임시시설 등으로 임시 분리한 비율은 20.5%(213개교)다. 전남 학교 중 32.0%(333개교)의 학생들은 보차도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버젓이 차량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위험천만한 등하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의 등하굣길도 안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광주의 경우 522개교 중 40개교(7.7%)가 보·차도가 분리돼 있지 않고 있으며, 광주 103개교(19.7%)는 임시 시설, 차선으로만 보·차도를 분리 조치해 27.4%(143개교)가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전남 학교들은 교통 시설물 설치도 미흡한 상태였다.

전남 학교 중 40.1%(417개교)는 승·하차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교내 교통안전을 위한 서행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은 학교도 33.4%(347개교)에 달했다. 서행표지판 미설치율은 전남이 전북(35.6%)에 이어 전국 2위였다.

광주는 승·하차 공간 미설치율이 55.7%(291개교)로 대구(56.3%)에 전국에서 두 번째로 미설치율이 높았다. 광주의 서행표지판 미설치율은 18.4%(96개교)였다.

전남 지역 학생들은 소방안전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경우 가장 가까운 소방서에서 출발한 차량이 학교로 도착하기 위한 평균 차량 도착 시간이 6.85분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역으로 손꼽혔다. 광주는 6.44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내 화재 발생 시 소방자동차의 진입로가 확보돼 있는가 여부에 대해서도 전남은 총 6개교가 화재 대응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85개교(8.2%)는 소방차가 진입하더라도 일부 화재에만 대응할 수 있으며 일부 시설에는 소방차가 접근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전남 학교 중에는 섬 지역 학교로 섬 내 차량 통행이 불가하거나 섬 내 소방차가 없는 경우가 포함되면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학교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을호 의원은 “보·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통학로는 일상적 사고를 언제든지 참사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요소인데, 지자체·교육당국·관련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와 방관 행정으로 정작 학교 주변 외부 통학로는 윤석열 정권 이후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기록된 최근 4년간 전남 지역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건수는 2021년 9건, 2022년 13건 2023년 14건, 2024년 9건 등이다. 광주는 2021년 23건, 2022년 14건, 2023년 15건, 2024년 17건 등 사고가 났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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