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진화하는 디지털 놀이터…‘쥬니버’는 추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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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화하는 디지털 놀이터…‘쥬니버’는 추억속으로
2000년대 초등생 인기 플랫폼
쥬니어네이버 서비스 공식 종료
유튜브·OTT·VR·메타버스 등
키즈플랫폼, PC서 앱으로 이동
2025년 05월 27일(화) 19:57
네이버의 비영리 교육 기관인 커넥트재단에서 운영하는 SW교육·창작 플랫폼 ‘엔트리’
‘슈의 라면가게’, ‘동물농장’ 등 플래시게임과 동요·동화, 교실 안 인기 급상승 교육콘텐츠로 2000년대 초등학생의 온라인 세상을 풍요롭게 했던 ‘쥬니어네이버(쥬니버)’ 서비스가 27일 공식 종료됐다.

쥬니버는 불필요한 광고 차단 등 섬세한 안전설계와 맞춤형 교육·놀이 기능으로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에게 신뢰와 인기, 세대의 추억을 남겼다.

◇‘쥬니어네이버’, 26년간 추억에 마침표

1999년 6월 네이버와 함께 첫 선을 보인 국내 최초의 어린이 전용 포털 ‘쥬니버’는 동요, 동화, 영어 퀴즈 같은 교육 콘텐츠부터 플래시 게임, 캐릭터 놀이방, 안전한 검색 환경까지 폭넓게 제공하며 2000년대 초·중등생에게 ‘추억의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쥬니버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쉽고 재기발랄한 서비스로 야후꾸러기(2012)·다음 키즈짱(2015) 등 당시 경쟁 어린이 포털이 사라진 뒤에도 가장 오래 남아 세대를 이어왔다. 쥬니버를 통해 성장한 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돼 ‘쥬니버 키즈 세대’라 불릴 만큼 국내 아동·청소년 인터넷 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 PC시대 어린이 플랫폼의 퇴장

쥬니버를 비롯한 기존 PC 웹 기반 포털들은 스마트폰·모바일·영상 환경으로의 전환을 겪고 있다. 2023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만 3~9세 아동의 96%가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콘텐츠 소비 플랫폼 역시 유튜브키즈·띵스키즈(카카오), 뽀로로TV·핑크퐁·틱톡·넷플릭스 키즈 등 글로벌·전문 동영상·OTT 앱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5 콘텐츠 소비 전망 보고서’에서는 2025년 주당 평균 콘텐츠 소비 시간이 전년대비 3.86% 늘어난 22.9시간인 데 반해 어린이·청소년의 월평균 콘텐츠 지출액은 1.55% 줄어든 2만9603원으로 집계돼, 플랫폼 다변화·무료 콘텐츠 시대 진입이 더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이들은 어디로 갔나? 새로운 트렌드

아이들은 이제 플래시 게임, PC 기반 포털 대신 모바일 앱 기반의 유튜브·OTT, 코딩·AI 앱, AR/VR, 메타버스(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 등을 즐긴다.

2024년 기준 학령기 아동의 87% 이상이 스마트폰을 1인 1대로 사용하고 영상·숏폼·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영상 중심 소비와 더불어, 인기 유튜버·OTT·MCN(1인 미디어)·챌린지 등 알고리즘 추천·실시간 트렌드가 아이들의 취향을 바꿔놓고 있다.

최근 인기 앱은 유튜브 키즈, 핑크퐁, 브레드이발소, 뽀로로TV, 엘리하이(메가스터디 계열), 아이들나라(LG유플러스), 넷플릭스 키즈, 틱톡 등이 꼽히며, 각종 챌린지·커뮤니티·과학체험 등도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콘텐츠 역시 친구, 가족, 인플루언서부터 알고리즘 추천 등으로 소비하며 프로슈머/참여형(직접 영상·밈 제작, MCN 운영) 문화가 자리잡았다.

◇달라진 환경, 아이들의 디지털 놀이터 재구성

26년 만의 쥬니버 서비스 종료는 한 사이트의 폐쇄를 넘어 국내 미디어·IT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키즈 플랫폼은 단일 포털 중심이었던 PC 시절에서 이제는 AI 기반 개별 앱·OTT·코딩·체험형 놀이로 다원화됐고, 네이버 역시 쥬니버 종료 후 일부 교육콘텐츠(동요·역사송 등)는 네이버TV에 남기되 향후 네이버의 비영리 교육 기관인 커넥트재단에서 운영하는 SW교육·창작 플랫폼 ‘엔트리’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엔트리는 전국 초중등 교과서에 채택돼 교과 콘텐츠, 온라인 과제 제출, 학급별 스터디·커뮤니티 운영, 디지털 교과서 기술 제공 등 광범위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AI·디지털 교육·기술 분야의 경쟁은 네이버 뿐 아니라 카카오, 통신사 등 국내외 IT기업, 글로벌 버티컬 콘텐츠 서비스 전체로 확산 중이다. 차세대 어린이들의 디지털 놀이터는 단일 포털이 아닌 AI·코딩·창작·체험이 결합된 전문적·미래형 플랫폼 중심 경쟁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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