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출신 손형섭 원로시인 두번째 시조집 ‘새벽’ 펴내
사계절, 삶과 시대 모습 담은 10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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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형섭 시인 |
작년 첫 시조집 ‘눈 내리는 저녁’을 발간한 후 1년여 만에 작품집 ‘새벽’(서석)을 발간한 것. 시인은 당초 시로 시작해 ‘별빛’, ‘겨울 나그네’와 같은 창작집을 발간하며 시에 대한 열정을 풀어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시인은 시조로 문학적 여정을 확장하며 작품 창작에 열정을 쏟고 있다. 시조의 압축과 운율이 주는 울림의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엄격하면서도 내재적인 규칙이 있는 시조는 기존 장르와는 다른 감성을 선사한다.
‘몇천 번/ 다그쳐야/ 둥글게 되는 걸까// 몇천 도/ 견뎌 내야/ 소리가 나게 될까// 몇천 년/ 기다려야만/ 채워질 수 있을까.’(‘빈 항아리’)
이렇듯 손 시인은 항아리를 통해 인생은 결국 둥글어지고 채워져 가는 과정임을 노래한다. 삶의 지혜와 연륜이 묻어나는 노 시인의 단상은 ‘죽비’처럼 다가온다.
시조집을 펴내게 된 데 대해 손 시인은 “막상 단시조를 쓰면서 느낀 것은,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며 “한 편의 단시조를 쓰기 위해 얼마나 깊은 사색과 성찰이 필요한 것인가를 배우게 되었다”고 전했다.
한편 화순 출신의 손 시인은 광주상고와 전남대 농업경제학과를 거쳐 전남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목포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문학예술’ 봄호에 시로, 2023년 ‘월간문학’ 9월호에 시조로 등단했다. 4권 시집 외에도 수필집 ‘삶의 흔적’ 등 3권을 펴냈으며 한국문학예술가협회 광주전남지회장과 광주시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