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공사비에 광주 건설 현장 곳곳 ‘파열음’
‘센트럴 운암 모아엘가 트레뷰’ 시공·시행사 갈등에 입주 지연
신가재개발조합, 시공사 선정 어려움 속 조합장 등 전원 해임
광주 재개발 16곳 중 착공 1곳 뿐…3월 분양은 고작 111세대
신가재개발조합, 시공사 선정 어려움 속 조합장 등 전원 해임
광주 재개발 16곳 중 착공 1곳 뿐…3월 분양은 고작 111세대
![]() 광주시내 주택 사업장 곳곳에서 공사비 인상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광주 서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광주일보 DB> |
광주시내 다세대 주택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는 한 재개발 사업은 조합장을 포함한 임원진 전부가 해임됐고 시공사와 시행사 간 갈등으로 입주가 지연되면서 입주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갈등의 원인으로는 공사비 폭등이 가장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는데, 불확실한 지역 건설경기 및 부동산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공사비는 상승할 수 밖에 없어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주택사업장 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광주 북구청 등에 따르면 광주시 북구 운암동 65-6 일대에 조성된 ‘센트럴 운암 모아엘가 트레뷰’는 최근 시공사와 시행사 간 갈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303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센트럴운암 주식회사가 시행을 맡은 곳으로, 모아주택산업이 공사를 맡았다. 그러나 이달 14일로 예정됐던 입주날짜가 갑작스레 연기되면서 신학기를 앞두고 학부모 입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 아파트의 입주날짜가 연장된 건 준공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공을 받기 위해서는 토지매입 및 소방검사 등의 서류절차를 끝마쳐야하는데, 이 아파트 부지 안에 포함된 광주시 소유 부지의 매입 자금의 납입이 지연됐다.
시행사는 준공을 앞두고 매입비 등으로 사용할 유보금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공사가 비슷한 공사비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돈을 건내면서 결국 매입비로 쓸 자금이 부족해졌다.
시행사는 시공사에게 약 100억원의 토지 매입 대금 조달을 요청했으나 시공사 측은 계약금액보다 건설비가 더 많이 들었고 아직 받지 못한 공사비도 400억원에 달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국 준공이 늦춰지게 됐고, 입주민들의 반발이 나오자 허가관청인 북구청에서 나서 중재에 나섰다. 북구청의 중재로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서 지난 25일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단지 예비 입주자는 “시공사와 시행사 갈등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할 뻔 했다”면서 “입주 후에도 갈등이 생겨 입주민들에게도 손실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끝 없이 오르는 공사비 때문에 광주 최대 규모의 재개발 중 한 곳인 신가재개발도 삐걱대고 있다. 조합원으로 구성된 ‘신가재개발 정상화추진위’는 지난 23일 ‘조합임원 해임을 위한 2025년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조합장을 비롯한 이사, 감사 등 조합 집행부를 전원 해임 결정했다. 다만 조합측은 법원에 해임 가처분 신청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가재개발사업은 약 28만8000㎡, 지상 29층, 4700여 세대로 예정된 대형 재개발사업이다. 착공만 남은 신가재개발 조합에서 집행부 해임상황은 번번이 실패한 시공사 선정 문제 때문이다.
신가개재발사업은 최초 선정된 시공사가 조합측과 분양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별했고 이후 대체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단 한곳도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결국 지지부진한 시공사 선정에 분노한 많은 조합원들이 조합 집행부 해임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광주지역 재개발 16개 현장 가운데 착공한 곳은 계림4구역이 유일하다. 착공 전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얻고도 많게는 7년 가량 착공하지 못한 곳도 있다.
신가재개발의 2배 규모에 달하는 광천개재발은 지난 2023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부분 이주 및 수용재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착공까지는 최소 1~2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광천재개발의 경우 3년 전 시공사가 선정됐는데, 규모가 크고 3년 전보다 공사비가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밝은 전망만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 올 3월 광주지역 예상 분양세대는 111세대로, 지방 전체 분양 물량(1만5000세대)의 0.7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명기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 회장은 “건설경기는 악화하는 데 공사비는 계속 오르는 형국이라 앞으로도 곳곳에서 공사비로 인한 갈등양상은 물론 추진 중인 지역 내 대규모 개발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303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센트럴운암 주식회사가 시행을 맡은 곳으로, 모아주택산업이 공사를 맡았다. 그러나 이달 14일로 예정됐던 입주날짜가 갑작스레 연기되면서 신학기를 앞두고 학부모 입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 아파트의 입주날짜가 연장된 건 준공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공을 받기 위해서는 토지매입 및 소방검사 등의 서류절차를 끝마쳐야하는데, 이 아파트 부지 안에 포함된 광주시 소유 부지의 매입 자금의 납입이 지연됐다.
시행사는 시공사에게 약 100억원의 토지 매입 대금 조달을 요청했으나 시공사 측은 계약금액보다 건설비가 더 많이 들었고 아직 받지 못한 공사비도 400억원에 달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국 준공이 늦춰지게 됐고, 입주민들의 반발이 나오자 허가관청인 북구청에서 나서 중재에 나섰다. 북구청의 중재로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서 지난 25일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단지 예비 입주자는 “시공사와 시행사 갈등으로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할 뻔 했다”면서 “입주 후에도 갈등이 생겨 입주민들에게도 손실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끝 없이 오르는 공사비 때문에 광주 최대 규모의 재개발 중 한 곳인 신가재개발도 삐걱대고 있다. 조합원으로 구성된 ‘신가재개발 정상화추진위’는 지난 23일 ‘조합임원 해임을 위한 2025년 임시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조합장을 비롯한 이사, 감사 등 조합 집행부를 전원 해임 결정했다. 다만 조합측은 법원에 해임 가처분 신청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가재개발사업은 약 28만8000㎡, 지상 29층, 4700여 세대로 예정된 대형 재개발사업이다. 착공만 남은 신가재개발 조합에서 집행부 해임상황은 번번이 실패한 시공사 선정 문제 때문이다.
신가개재발사업은 최초 선정된 시공사가 조합측과 분양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별했고 이후 대체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단 한곳도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결국 지지부진한 시공사 선정에 분노한 많은 조합원들이 조합 집행부 해임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광주지역 재개발 16개 현장 가운데 착공한 곳은 계림4구역이 유일하다. 착공 전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얻고도 많게는 7년 가량 착공하지 못한 곳도 있다.
신가재개발의 2배 규모에 달하는 광천개재발은 지난 2023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부분 이주 및 수용재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착공까지는 최소 1~2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광천재개발의 경우 3년 전 시공사가 선정됐는데, 규모가 크고 3년 전보다 공사비가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밝은 전망만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 올 3월 광주지역 예상 분양세대는 111세대로, 지방 전체 분양 물량(1만5000세대)의 0.7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명기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 회장은 “건설경기는 악화하는 데 공사비는 계속 오르는 형국이라 앞으로도 곳곳에서 공사비로 인한 갈등양상은 물론 추진 중인 지역 내 대규모 개발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