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함은 고통스럽지만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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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함은 고통스럽지만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죠”
강진 출신 김수목 시인 다섯번째 시집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2024년 03월 11일(월) 19:00
김수목 시인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 다니면서 거닐었던 충장로, 금남로, 동명동 등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몰라보게 너무 많이 변해버렸지요. 제 머릿속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광주는 여전히 제게는 특별한 곳입니다. 사춘기와 청춘기 등 빛나던 한때를 보낸 곳이기에 광주에 대한 생각은 남다를 수밖에 없어요.”

김수목 시인의 광주에 대한 단상은 아련한 추억과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하던 때 거주했던 곳이라 항상 애착이 간다.

김수목 시인이 이번에 다섯 번째 시집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걷는 사람)을 펴냈다.

작품집은 ‘심야 버스’, ‘붉은가슴딱새’, ‘빈 술병이 쓰러져 우는 시’ 등 연륜이 묻어나는 시들을 담고 있다.

강진에서 태어난 시인은 초등, 중고, 대학교를 광주에서 보냈다. 교대를 나와 경기도 등에서 교사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은 늘 남도를 그리워했다.

특히 시인은 “풍광이 아름답고 차분하게 안기는 느낌을 주는 강진의 자연은 여느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안을 준다”고 했다.

이번 작품집의 키워드는 ‘막막함’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면 어찌할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막막함은 고통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시인은 “산다는 것은 고통과 막막함의 연속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고통이 없는 삶은 맛이 없다”며 “인생이란 파도처럼 널뛰기를 하는 순간이 많다. 고통 한 가운데 있을 때는 힘들지만 그러나 ‘밑바닥에 있을 때 다시 차고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견지하면 언젠가 밝은 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 발부리에 차인 돌멩이를 주워 던지며/ 그리워할 사람이 없을 때가 좋았다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중략)// 슬픔은 어둠이 흔들어 깨워/ 아침이면 유리창에 기대어/ 딱새를 기다리게 하는 것”

표제시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에서는 근원적인 삶의 외로움, 보헤미안적 기질 등이 느껴진다. “슬픔은 어둠이 흔들어” 깨우기에 새롭게 시작하게 하는 힘을 준다는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이란을 여행했을 때의 시인 모습. <김수목 시인 제공>
시인은 여행을 좋아해 지금까지 50여 개국을 다녔다. 작년까지는 유럽에서 4년간 거주했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두번이나 걷기도 했다. “네팔이나 파키스탄 오지 등에서도 살았는데” 그러한 여정이 창작이나 시적 소재의 지형을 넓혀주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수목 시인은 2000년 ‘문학과창작’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바그다드 카페’, ‘슬픔계량사전’, 산문집 ‘지중해를 전전하다’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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