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한 판단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자 - 김용하 시인, 전 광주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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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판단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자 - 김용하 시인, 전 광주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2024년 03월 08일(금) 00:00
지금 우리나라는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선거 열풍에 싸여 있다. 날마다 뉴스의 대부분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각종 소식들로 채워지고 국민들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여야 각당에서 공천작업이 진행중인 터라 누가 어느 지역의 후보자로 공천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사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승자와 패자의 애환이 날마다 보도되고 있다.

어느 당사 앞에서는 경선에서 탈락한 입지자가 두 번이나 분신을 시도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연출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자 여러 명이 공천 탈락에 불만을 품고 오랫동안 같이 활동해온 당적과 동지들을 버린 채 탈당을 하거나 비판을 하면서 적대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최소한 지역을 대표하고 국정을 논하는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사회 지도층 인사들로서 그에 합당한 경륜을 쌓아 왔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당내 경선에 응모하거나 예비후보 등록을 할 정도면 자신이 국민의 대표가 될만한 정치 철학, 경륜과 도덕적 인품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공헌하고자 하는 애국적 자질과 의지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사람마다 평가의 기준이 다르고 검증을 통해 가장 훌륭한 사람을 선택하게 하려는 것이 선거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권을 잡아 국정을 자기 당의 이념이나 국정철학에 따라 운영하고자 하는 정강정책을 구현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후보자 개인의 선택뿐만 아니라 각 당 자체도 당선자 숫자와 정당 투표를 통해 국민의 평가와 선택을 받으려 하는 것이다.

각 당은 자체의 공천심사 과정에 의해 후보자를 1차 검증해 상품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상품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눈에 맞추어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입맛에 맞추어 계파나 정파적 이익에 준해서 인물을 선정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공정한 시스템이나 투명한 과정에 의한 참신한 인물보다는 사천이니 주류니 비주류니 정당 대표들 입김에 맞추어 공천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온갖 저질스러운 막말과 조롱이 난무해 정치의 격이 떨어지고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록 국회의원은 지역주민이 선출하지만 지역의 대표성보다도 국가의 대표로서 국정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후보 선발 과정에서부터 가장 투명하고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거나 사리사욕에 의한 시행착오를 통해 선출이 왜곡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무조건적인 지지 팬덤이나 부화뇌동 세력을 믿고 공천을 ‘손오공 여의봉 휘두르듯’ 마음대로 하는 작태는 결국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말없는 다수의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국민들은 각 정당에서 후보로 추천한 인물들 중에서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고 헌신 할 수 있는 도덕적이고 능력있는 사람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번번히 선거에서 혹세무민과 거짓 선전선동에 속아서 잘 못 선택하고 후회하는 일이 많았다. 유권자들이 선거 때마다 지역적 연고, 당파와 지연, 학연 등에 얽매여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요사이 각 정당에서는 격렬한 상대방 공격과 온갖 정책을 소나기 퍼붓듯 쏟아내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도덕성이나 이념과 경륜 업무 추진력 등을 세세히 점검하지 않고 감성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각 당에서 내세운 이념과 정책, 공약이 국리민복의 바탕에서 미래를 지향하는 실현가능성이 있는가를 주체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이 자율과 합리적 판단 위에서 공정한 투표를 통해 민주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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