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확산일로…의료진 번아웃·환자 불편 가중
종합병원 교수들이 회진·약 처방 등 전공의 업무 도맡아
“정부-의료계 강대강 대치에 환자와 가족들만 피해” 분통
“정부-의료계 강대강 대치에 환자와 가족들만 피해” 분통
![]()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추진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1만여명이 넘어선 가운데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신창동의 한 일반병원이 아침부터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의대증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강경대치가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광주·전남 의료인들이 ‘번아웃’(Burn-Out·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을 호소하고 있다.
전공의 대거 이탈로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문의(교수)들의 피로가 누적돼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전남대와 조선대병원 등 상급병원은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술실을 가동하고 입원·외래 환자를 대폭 줄이면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불편과 피해는 더 심해지고 있다.
26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만난 광주지역 한 의과대학 A교수는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진료와 수술을 돕는 전공의가 빠져나가고 빈자리를 채우는 기존 교수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하고 있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모두 병원을 떠나면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대학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A교수는 “전공의들이 모두 빠져 빈자리를 교수들이 채우고 있다”면서 “오늘 외래진료에서는 3명의 교수들이 문진에서부터 동의서를 받는 것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의사들의 공백으로 예약 환자를 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진료가 지연되고 있다. 홀로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극심하다”고 설명했다.
의사를 만날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의료진으로서는 고난의 행군이다.
이날 처음 신장 투석을 시작한 김희연(여·56)씨는 “원래 전공의들이 하던 걸 교수들이 봐주고 있다. 회진도 교수들만 돌고, 처방도 교수들이 직접 하는 것 같다”면서 “교수들이 봐주니 환자 입장에서 좋지만 교수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환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날 담양에서 전남대병원을 방문한 정모(여·73)씨는 “오늘 간 검사결과를 보러 왔다.
의료진이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언제 병원에 다시 와야 하는지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병원에서는 예약 잡아주기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타 지역에서 겨우 시간을 내 병원에 왔는데 예약조차 안된다니 어처구니 없다. 의사와 정부 싸움에 결국 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일에는 의료대란이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여 환자들과 가족들의 우려는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로 채용될 의과대학생들이 임용을 포기하고 3월 1일 전임의들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서다.
전임의까지 병원을 떠날 경우 비상 체제로 유지 중인 현재 의료현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환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날 심장통증으로 전남대병원을 찾은 김모(여·78)씨는 “의료대란으로 약을 못 받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예약이 연기되지 않아 진료를 받았다”면서 “겨우 진료를 받았는데 이 상황에서 추가로 의사들이 더 빠져나간다면 환자 입장에선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조선대병원에서 만난 최광호(68)씨도 “12일 전 겨우 대장 수술이 잡혔는데 혹시 이번 사태로 연기될까봐 매일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이라면서 “의사가 더 부족하면 수술이 더 연기 될텐데 응급환자들이 수술을 못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전공의 대거 이탈로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전문의(교수)들의 피로가 누적돼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전남대와 조선대병원 등 상급병원은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술실을 가동하고 입원·외래 환자를 대폭 줄이면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불편과 피해는 더 심해지고 있다.
진료와 수술을 돕는 전공의가 빠져나가고 빈자리를 채우는 기존 교수들의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하고 있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모두 병원을 떠나면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대학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의사를 만날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의료진으로서는 고난의 행군이다.
이날 처음 신장 투석을 시작한 김희연(여·56)씨는 “원래 전공의들이 하던 걸 교수들이 봐주고 있다. 회진도 교수들만 돌고, 처방도 교수들이 직접 하는 것 같다”면서 “교수들이 봐주니 환자 입장에서 좋지만 교수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환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날 담양에서 전남대병원을 방문한 정모(여·73)씨는 “오늘 간 검사결과를 보러 왔다.
의료진이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언제 병원에 다시 와야 하는지 설명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병원에서는 예약 잡아주기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타 지역에서 겨우 시간을 내 병원에 왔는데 예약조차 안된다니 어처구니 없다. 의사와 정부 싸움에 결국 환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일에는 의료대란이 중대한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여 환자들과 가족들의 우려는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로 채용될 의과대학생들이 임용을 포기하고 3월 1일 전임의들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서다.
전임의까지 병원을 떠날 경우 비상 체제로 유지 중인 현재 의료현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환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날 심장통증으로 전남대병원을 찾은 김모(여·78)씨는 “의료대란으로 약을 못 받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예약이 연기되지 않아 진료를 받았다”면서 “겨우 진료를 받았는데 이 상황에서 추가로 의사들이 더 빠져나간다면 환자 입장에선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조선대병원에서 만난 최광호(68)씨도 “12일 전 겨우 대장 수술이 잡혔는데 혹시 이번 사태로 연기될까봐 매일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이라면서 “의사가 더 부족하면 수술이 더 연기 될텐데 응급환자들이 수술을 못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