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군과 맞서 싸운 호남 의병지사이자 문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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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분군과 맞서 싸운 호남 의병지사이자 문인화가
박종석 호남회화연구소장 등 '가석 김도숙 평전' 발간
"나주 출신 김도숙은 총과 붓으로 의병활동 펼친 서화가"
2024년 02월 21일(수) 14:30
가석 김도숙 평전
나주 출신 가석(可石) 김도숙(1872~1944)은 구한말 심남일 의병장 의진에서 도통장으로 일분군과 맞서 싸운 의병지사이자 문인화가였다. 그는 총과 붓으로 의병활동을 펼쳤던 대표적인 호남서화가였다.

가석 김도숙의 삶과 예술, 의병 투쟁 등 일대기를 다룬 평전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박종석 화가(호남회화연구소장), 최열 미술평론가, 홍영기 순천대 명예교수가 펴낸 ‘가석 김도숙 평전’은 김도숙의 개인사와 항일운동사를 오롯이 담고 있다. 이번 책은 나주문화원의 기획 및 후원, 아시아문화재단의 관심으로 출간됐다.

박 작가는 이번 평전을 펴내게 된 계기에 대해 “역사적 인물 가운데 조명되지 못한 애국지사들이 많이 있다”며 “특히 국운이 쇠태하가는 시기, 한말의 의병 지사들도 다수를 차지하는데 그들의 항일투쟁의 흔적인 기록이 없으면 숭고한 정신도 묻히고 사라질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설령 기록이 있다 해도 가난하고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유족이나 후학들의 무관심으로 소리 없이 뒤안길로 묻히는 사례가 작금의 현실”이라며 “독립투쟁에 생명을 걸고 나라를 구한 호국영령들의 대의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가석 선생은 1872년 전남 나주시 봉황면에서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이라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박 소장에 따르면 가옥은 현재 다른 이가 소유자로 돼 있으며, 현대식 건물로 개조된 철재 지붕과 벽돌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박 작가가 호남회화사에서 발굴되지 않은 서화인물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993년 조선대 순수미술학과 졸업논문 ‘학포 양팽손의 예술과 사적 고찰’을 쓰면서였다. 이후 그는 염재 송태회, 석현 박은용 등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책을 발간했다.

김도숙의 ‘노안도’
이후 김원표 선생을 통해 가석의 ‘노안도’를 실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또한 김달진닷컴에 연재 중인 미술평론가 최열의 원고를 접하고 자료 수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실 한국회화사에서 호남 서화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밀정이 횡행하던 식민지 시절 괴나리봇짐의 지필묵으로 독립의지를 표현했던 김도숙 작품들은 역사적 의의가 크다 하겠다.

“그의 작품들 가운데 ‘노안도’와 ‘매화도’, ‘괴송도’ 그리고 ‘사군자’의 작품은 당대의 전형성을 갖추고 있지만 ‘노안도’의 갈대는 동세와 필선의 창끝 같은 결기가 서려 있고 화제의 글씨 도한 가석체라 할 수 있다.”

평전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문인화에 대한 것이다. ‘노안도’를 비롯해 ‘매화도’, ‘괴송도’, ‘사군자’는 당대의 특징을 담고 있다. 특히 ‘노안도’의 갈대는 동세와 필선이 창끝 같은 결기가 서려 있다고 평가된다.

최열 미술평론가는 “김도숙의 새와 갈대 모두가 살아 있어 생동감이 뛰어난 데다 가벼운 필치와 안정된 배치가 돋보여 완숙한 경지에 이른 솜씨가 잘 보이는 걸작”이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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