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창작소 10년…작가와의 관계를 조명하다
  전체메뉴
호랑가시나무창작소 10년…작가와의 관계를 조명하다
15일까지 10주년 기념전
2024년 01월 03일(수) 19:50
윤세영 작 ‘생성지점’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무수히 많은 동전으로 이루어진 ‘FAKE’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벽면에 부착된 캔버스에 수놓아진 100원짜리 동전은 줄잡아 수 백 개에 이른다. 동전들 틈새로 보이는 작품의 제목 ‘FAKE’는 이편을 향해 어떤 경고의 문구처럼 다가온다.

‘돈’과 ‘거짓’. 자본주의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돈은 꼭 필요한 재화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될 수 있고 거짓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대표 정헌기)가 최근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를 열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레지던시에 머물렀던 작가들과 창작소와의 관계, 다시 말해 창작소가 작가들의 작품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톺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전시장에서는 그동안 창작소를 거쳐 간 이이남, 한희원 등 60여 명의 작가들의 작품 외에도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정헌기 대표는 “양림동이 전국적인 문화예술마을로 발돋움하고 알려지기까지는 호랑가시나무 창작소가 창작의 거점 공간으로써 일정 부분 역할을 해왔던 데 있다”며 “이번 전시는 창작소의 아트폴리곤, 글라스폴리곤, 베이스폴리곤 등 레지던시 공간을 매개로 다채롭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언급한 ‘FAKE’의 작가 서법현도 이곳 창작소에서 레지던지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이번 작품 ‘FAKE’에 대해 그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거나 예술활동을 펼치기 위해선 누구나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마치 그것을 위해 살아온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허위에 속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윤세영 작가의 ‘생성지점’도 오래도록 발길을 붙잡는다. 눈앞에 펼쳐진 작품은 거대한 태풍의 눈 같기도 하고, 은하계에 무한대로 펼쳐진 블랙홀 같기도 한 형상이다. 꿈틀거리는 이미지는 강렬한 에너지로 전이돼 금방이라도 화폭 밖으로 넘쳐날 것 같다. 아니 중심을 향해 소용돌이치듯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도 같다.

작가는 모든 것의 생성은 원심력이나 구심력 같은 강력한 에너지를 수반한다는 사실을 말하는 듯하다. 우리 삶의 양상도 마찬가지일 터. 생성과 변화의 지점에서 발현되는 에너지는 새로운 창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설박의 ‘어떤 풍경’은 신년의 신선한 기운으로 다가온다. 맑으면서도 투명한 그러면서도 영험함이 깃든 풍경은 올 한해 내딛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또한 창작소에서는 이곳을 거쳐갔던 이이남, 한희원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편 이에 앞서 창작소는 지난달 10주년을 기념하는 소소한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색소포니스트 박수용 공연과 퍼포먼스 아티스트 구혜영 작가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