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으로 억울한 운전자 없게 막아야죠” 담양 송강고 국지성 군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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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으로 억울한 운전자 없게 막아야죠” 담양 송강고 국지성 군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
교통사고 때 운전자 페달 조작 여부 블랙박스에 녹화
“소외계층 위한 제품 등 발명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 것”
2023년 09월 05일(화) 19:20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담양 송강고 국지성(오른쪽)군과 류태욱 교사.
“지난해 급발진 추정 사고로 할머니가 운전하던 차에 타고 있던 손자가 사망하고, 할머니는 교통사고특례법으로 구속 위기에 처했다는 사연을 들었어요. 이외에도 전자장치 오류가 운전자 과실로 판결되는 사례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운전자들이 본인의 과실이 아님을 증명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 급발진 확인장치 개발했습니다.”

민관협업형 공립대안학교인 담양 송강고등학교 2학년 국지성(17)군이 5일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이하 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발명품경진대회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고 발명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개최됐다. 지성 군은 전국 17개 시·도 9896명의 참가자를 제치고 대통령상을 거머쥐었다.

지성 군이 개발한 ‘급발진 확인장치’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가 실제로 페달을 조작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을 밟으면 센서가 압력을 감지해 LED 디스플레이에 그 수치를 표시하고, 그 정보가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돼서 블랙박스에 녹화되는 원리다. 이 작품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향후 응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대통령상에 선정됐다.

“발명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렇다할 꿈이 없었죠. 그래서 일반 학교가 아닌 대안학교를 선택했어요. 학교에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것저것 다 해볼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창의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지성 군은 특히 학교에서 체험한 다양한 과목이 발명 과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배운 3D 프린팅과 코딩 과목 기초를 실제로 발명 과정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발명은 꾸준함과 성실함이 밑바탕이 돼야 합니다. 지성이는 평소 학교에서 누구보다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대회 출전을 제안했고, 성실함 덕분에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류태욱 지도교사는 아이디어가 실물로 표현될 수 있도록 조언을 하며 지성 군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두 사람은 작년 12월부터 약 8개월에 걸쳐 급발진 확인장치를 개발해냈다. 그는 대회 일주일 전까지 초음파 센서 인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며 고민하기도 했다고 웃어보였다.

지성 군은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몰랐는데 정말 뿌듯하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발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성 군은 앞으로 소외된 계층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발명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처럼 색맹이 있는 사람들이 그림을 그릴 때 색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발명품을 구상중이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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