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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저작(咀嚼) 기능 관리 - 유지원 조선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2023년 08월 03일(목) 00:00
현재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인 고령 사회이며,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기대 수명은 83.5세로, ‘백세 시대’라는 말이 점차 피부에 와닿는다. 실제 진료실에서 뵙는 80대 노년 환자분들의 경우 전반적인 신체 조건 및 인지 기능 등이 청년 또는 초기 노년 환자와 차이가 없어 진료기록부상 환자의 연령을 확인하고 적지 않게 놀랄 때가 많다. 그러나 정반대로 신체 및 인지 기능이 현저히 감소한 환자분들도 상당수 있어 실제 기대 수명이 늘었다 하더라도 건강하게 노년기를 보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건강 수명이란 신체적·정신적으로 특별한 이상 없이 생활하는 기간으로, 2020년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수명은 73.1세이다. 이러한 인구의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자연스레 노화 및 건강한 노년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건강한 나이 듦에 관한 화두로 출간된 서적, 연구 등을 살펴보면,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신체 활동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건강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구강 및 저작(咀嚼) 기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구강은 음식 섭취 및 소화의 시작점이며 저작 기능 장애는 음식 선택, 영양 섭취 및 사회 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건강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노인의 저작 기능과 신체 활동, 보행 능력의 관계가 있음이 이미 보고됐으며, 불량한 구강 상태를 포함한 저작 기능의 저하는 근감소증, 전신 노쇠 발생 및 사망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저작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주요한 것은 치아 상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인 틀니·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 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치아 상실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치료 완료 후 정기적인 내원으로 틀니의 유지력 점검, 치주 질환 및 임플란트 주위염 등을 조절한다면 치아 상실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는 충분히 개선되고 저작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다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저작 기능에 관여하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턱관절 질환이 가장 대표적이다. 턱관절 질환은 턱관절·주변 근육 및 조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환을 포함하는 용어로 입 벌리기(개구), 음식 씹기(저작), 말하기, 삼키기 등의 복합적인 활동에 이상이 발생한다. 턱관절 질환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청소년기에서 시작해 20대부터 약 40대 중반 중년까지 꾸준히 유병율이 증가하다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주었으나 최근에는 노년층에서도 유병율이 꾸준히 느는 추세이다.

노년의 턱관절 질환은 진단과 치료를 하는데 있어 성인의 그것과 여러 차이점이 있다. 첫째, 노인의 턱관절 질환은 관절면의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통증 및 기능의 이상이 관절염과 연관돼 발생하므로 청년의 경우보다 만성화된 특성을 보이게 돼 치료 및 경과 관찰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둘째, 만성 질환 등으로 인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많아 적절한 통증 조절 및 기능 개선을 위해 약물을 처방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환자가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복용하고 있는 약 처방전을 가져올 경우,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노화로 인한 신체의 변화로 인해 성인 용량 약물 복용 시 치료 효과가 감소되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약물 치료 시 의사 및 환자가 서로 협업해 이상 반응 또는 치료 효과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턱관절 및 주위 구조는 앞서 언급했듯이 개구, 저작, 말하기, 삼키기 등의 복합적인 활동을 담당하고 있으며, 해당 활동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는 구강안면 부위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특히 노년의 경우 턱관절 질환 외에도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 근육의 불수의(不隨意)적 떨림 또는 이 악물기, 이갈이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턱관절 질환 치료 지침에도 개선이 없는 경우 의과적인 협업진료를 통해 저작 기능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을 진단·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