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 바이러스, 익숙했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성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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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 바이러스, 익숙했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성자 작가
2022년 12월 13일(화) 20:00
모두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이다. 저마다 자신들의 삶에 얽매이다 보니 다른 사람을 생각하거나 다른 일에 관심을 기울일 수 없을 정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잠시 멈추고 주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자연과 손잡고 오순도순 살아가요.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지팡이가 되어 주어요.”

동시와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맑은 동심과 희망을 선물해온 영광 출신 이성자 동화작가가 동시집 ‘바빠 바이러스’(고래책방)를 펴냈다.

작품은 우리 주변의 보잘 것 없는 대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주는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또는 너무 익숙한 나머지 당연하게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도 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자연에서 살던 시간을/ 그릇 속에 잡아 두고/ 시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어// 바빠바빠바빠바빠바빠…/ 시계가 달리는 소리/ 하루빨리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게지// 그런데 이게 뭔 일?/ 어느 날부터 아빠 엄마가/ 바빠 바이러스에 걸리고 말았어// 눈만 뜨면 바빠바빠 하거든/ 벌을 받을지도 몰라/ 마음대로 자연을 잡아 가둔 죄”

표제시 ‘바빠 바이러스’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눈만 뜨면 바빠바빠” 하며 ‘자연’을 거슬리며 살아가는 일상을 부드럽게 나무란다. 작가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쩌면 바빠 바이러스인지 모른다’는 주제의식을 전달한다.

자연을 거스르는 삶은 바로 동심을 잃어버리고 사는 삶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해설을 쓴 이준관 아동문학가는 “이성자 시인의 시를 읽으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힘없고 약한 것들에 대한 사랑을 배우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웁니다. 할머니와 지팡이를 통해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도 배웁니다”라고 평한다.

한편 이성자 동화작가는 명지대 문예창작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금까지 동시집 ‘기특한 생각’, ‘엉덩이에 뿔났다’ 등과 동화집 ‘펭귄 날다!’, ‘두근두근 묵정밭’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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