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손 모아 수능 기원…아픈 무릎 참고 ‘간절한 108배’
17일 수능…무각사 기도회 가보니
불자·학부모들 수능 대박 염원
직장인 부모 점심시간 짬내 절하고
손주 위해 할머니 노구 이끌고
불교 안 믿는 부모도 애절한 기도
“긴장하지 않고 시험 잘 치렀으면”
불자·학부모들 수능 대박 염원
직장인 부모 점심시간 짬내 절하고
손주 위해 할머니 노구 이끌고
불교 안 믿는 부모도 애절한 기도
“긴장하지 않고 시험 잘 치렀으면”
![]() 수험생 학부모들이 수능을 하루 앞둔 16일 광주시 서구 쌍촌동 무각사에서 자녀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고 있다. |
“아들이 수능 대박 난다면 내 무릎이 부서져도 상관이 없어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지역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각사에서는 예불시간에 ‘수능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무각사 1층 ‘지장전’과 2층 ‘대적광전’에는 수십여명의 학부모들이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녀들의 대학 합격을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법당에서는 스님의 목탁 소리에 맞춰 ‘금강반야바라밀경’ 낭송이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무각사는 기도 명소로 널리 알려져 매년 수능 때마다 학부모들이 찾아온다.
학부모들은 무릎과 허리가 뻐근할 만도 하지만 누구 하나 힘든 표정을 짓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가슴 앞에 꼭 붙잡고 간절함을 담았다.
고3 아들을 위해 3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각사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문은심(여·54)씨는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법당 안 부처상 앞에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했다.
문씨는 평소 무릎이 좋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아들의 수능 대박을 위해 108배를 올리려고 무릎에 스포츠밴드까지 착용하고 무각사를 찾았다. 절을 마친 문씨의 얼굴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문씨는 “지난 30일간 아들의 좋은 결과를 기원하며 매일같이 기도를 했다. 아들을 생각하며 절을 했더니 오늘따라 무릎이 아프지 않다”며 “긴장되겠지만, 떨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실력발휘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손주가 좋은 대학을 갔으면 하는 바람에 찾아온 할머니도 있었다.
큰아들과 큰딸의 손자·손녀가 올해 수능을 본다는 배수애(여·77)씨는 다리가 아파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기도를 이어갔다.
배씨는 “절을 하고 싶었지만 허리와 무릎이 아파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할미가 아픈 몸을 이끌고 우리 손자 손녀 원하는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빌었으니, 이번에 수능을 잘 볼 것이다”고 웃어보였다.
직장에 다니다 점심시간에 기도하기 위해 잠깐 절에 들린 학부모도 있었다.
김모(여·49)씨는 기도회가 끝난 오전 11시 30분께 무각사에 들렀다. 조용히 방석을 깔고 앉아 한참동안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했다. 그러다가 일어나 부처님을 향해 절을 하고 밖으로 나섰다.
김씨는 “내일 아들이 수능이라 직장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기도를 하러 왔다”라며 “평소 절에 다니진 않지만, 그래도 애타는 마음을 달래고 아들을 위해 기도하려고 무각사에 들렀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절을 하는 동작에 신경을 쓰던 최씨는 “첫째 딸은 이미 수능을 봤고 올해는 둘째 아들이 수능을 본다. 두번째로 겪는 수능인데 아직도 익숙하지 않고 걱정이 크다”면서 “아들이 긴장하지 말고 잘 봤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주변에서 학부모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수능을 보는 자녀가 있다는 소리에 기도를 끝낸 시민들은 가방에서 초콜릿 등을 꺼내 전달하며 자녀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도 있었다.
김모(여·52)씨는 “코로나19로 학교 공부에 어려움이 참 많았다. 큰딸이 수시를 많이 안 쓰고 정시에 ‘올인’ 한다는데, 걱정도 되고 마음도 무거워 무각사를 찾았다”라며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히 실력발휘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무각사에서 수능기도회를 집회한 스님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올해 수능 기도를 드리러 오는 학부모들이 확연히 줄었지만 학부모들의 기원은 여전하다”면서 “올해도 모든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지역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각사에서는 예불시간에 ‘수능 수험생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무각사는 기도 명소로 널리 알려져 매년 수능 때마다 학부모들이 찾아온다.
학부모들은 무릎과 허리가 뻐근할 만도 하지만 누구 하나 힘든 표정을 짓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가슴 앞에 꼭 붙잡고 간절함을 담았다.
고3 아들을 위해 3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각사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문은심(여·54)씨는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법당 안 부처상 앞에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를 반복했다.
문씨는 “지난 30일간 아들의 좋은 결과를 기원하며 매일같이 기도를 했다. 아들을 생각하며 절을 했더니 오늘따라 무릎이 아프지 않다”며 “긴장되겠지만, 떨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실력발휘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손주가 좋은 대학을 갔으면 하는 바람에 찾아온 할머니도 있었다.
큰아들과 큰딸의 손자·손녀가 올해 수능을 본다는 배수애(여·77)씨는 다리가 아파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기도를 이어갔다.
배씨는 “절을 하고 싶었지만 허리와 무릎이 아파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할미가 아픈 몸을 이끌고 우리 손자 손녀 원하는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빌었으니, 이번에 수능을 잘 볼 것이다”고 웃어보였다.
직장에 다니다 점심시간에 기도하기 위해 잠깐 절에 들린 학부모도 있었다.
김모(여·49)씨는 기도회가 끝난 오전 11시 30분께 무각사에 들렀다. 조용히 방석을 깔고 앉아 한참동안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했다. 그러다가 일어나 부처님을 향해 절을 하고 밖으로 나섰다.
김씨는 “내일 아들이 수능이라 직장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기도를 하러 왔다”라며 “평소 절에 다니진 않지만, 그래도 애타는 마음을 달래고 아들을 위해 기도하려고 무각사에 들렀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절을 하는 동작에 신경을 쓰던 최씨는 “첫째 딸은 이미 수능을 봤고 올해는 둘째 아들이 수능을 본다. 두번째로 겪는 수능인데 아직도 익숙하지 않고 걱정이 크다”면서 “아들이 긴장하지 말고 잘 봤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주변에서 학부모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수능을 보는 자녀가 있다는 소리에 기도를 끝낸 시민들은 가방에서 초콜릿 등을 꺼내 전달하며 자녀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도 있었다.
김모(여·52)씨는 “코로나19로 학교 공부에 어려움이 참 많았다. 큰딸이 수시를 많이 안 쓰고 정시에 ‘올인’ 한다는데, 걱정도 되고 마음도 무거워 무각사를 찾았다”라며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히 실력발휘를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무각사에서 수능기도회를 집회한 스님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올해 수능 기도를 드리러 오는 학부모들이 확연히 줄었지만 학부모들의 기원은 여전하다”면서 “올해도 모든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