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도시에 퍼지는 푸른 입김, 걷다보면 행복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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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향]도시에 퍼지는 푸른 입김, 걷다보면 행복해지는 길
‘걷고 싶은 도시’ 예향의 미래다
2.2㎞ 산책로 광주 풍암호수공원, 물과 꽃 벗삼아 여유로운 한바퀴
도심 속 작은 숲속 푸른길 공원, 곳곳 작은 공연장 등 문화 향기도
강바람 맞으며 걷는 순천 동천길, 30리 벚꽃길 화사한 봄맞이 산책
2022년 03월 14일(월) 19:00
광주역에서부터 남구 진월동까지 8km의 푸른길이 이어져 있다.
◇물과 꽃 보며 걷다가 시심에 빠져드는 풍암호수공원

광주시 남구에 살고 있는 이상은씨는 매주 토요일이면 집에서 20분 거리인 풍암동 호수공원을 찾는다. 걷기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평소에는 집 주위 아파트단지를 돌며 만보 채우기에 열을 올리고 시간이 여유로운 주말을 이용해서는 산책길이 잘 조성돼 있는 호수공원으로 장소를 옮긴다.

풍암호수공원을 둘러 걷는 산책로는 총 2.2km다.
풍암동 광주월드컵경기장 가까이에 위치한 풍암호수공원은 경관이 아름다워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휴식공간이다. 1956년 농업용 목적으로 풍암저수지를 축조했다가 이후 풍암택지 개발과 함께 공원화 시범사업으로 정자와 목교 등을 설치하면서 점차 광주를 대표하는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한때 저수지 수질관리가 안돼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졌지만 현재는 녹조를 방지하는 수질개선장치를 통해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호수공원을 둘러 걷는 산책로는 총 2.2㎞다. 운동을 목적으로 한다면 빠른 걸음으로 3~4바퀴 걷거나,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주위 풍광을 즐기며 걸어도 충분하다.

풍암호수공원 산책로는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400여m 지나면 장미원이 등장한다. 장미원은 호수공원 산책로의 메인공간으로 매년 5월이 되면 알록달록 다양한 색을 지닌 장미가 가득 피어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흙길을 따라 걷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나 벤치가 곳곳에 마련돼 있고 그늘이 없는 곳에는 넝쿨터널을 만들어 햇살을 피해갈 수도 있다.

세 개의 목교는 호수 풍경과도 잘 어우러져 몇 번이고 건너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야외무대를 배경으로 호수를 바라보며 책을 읽거나 따뜻한 햇살을 받기위해 앉아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도 있고, 왕버들쉼터에서 신발을 벗고 앉아 초록이 주는 기운을 듬뿍 받는 이들도 눈에 띈다.

산책 도중 잠시 머물러 독서를 할 수 있는 풍암호수작은도서관, 나무그네, 그물망 침대 등 산책 나온 시민들을 위한 배려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은도서관을 지나 중앙공원으로 오르는 산책로를 따라 가벼운 등산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많은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만큼 공원을 이용하면서 지켜야 기본 수칙이 있다. 나무나 꽃, 열매 등은 눈으로만 감상하고 채취해서는 안된다. 자전거, 전동휠 등은 공원내에서 타지 않도록 하고 반려견과 함께 산책할 경우 목줄착용과 배변봉투는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한다.

광주 도심철도 폐선부지에 조성된 ‘푸른길 공원’.
◇다양한 나무들의 이야기, 도심 잇는 푸른길 공원

‘푸른길’은 광주를 대표하는 산책길이다. 광주역에서부터 조선대 정문, 남광주사거리를 거쳐 백운광장, 진월동까지 동구와 남구로 이어지는 8㎞ 길이로, 전국 최초 도심철도 폐선부지에 조성돼 있는 휴식공간이다.

지난 2000년 전라도와 경상도를 연결하는 경전선 도심구간이 폐선된 이후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에 걸쳐 구간별로 조성됐다. 그 사이 시민들은 직접 나무 한그루 한그루를 심으며 푸른길공원 만들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푸른길은 동구 2개 구간, 남구 2개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광주역 인근 계림동 푸른길공원 광장에서 산수동 울타리까지 이어지는 ‘오감길’, 2구간은 산수동 울타리~남광주역까지인 ‘배움길’이다. 푸른길 시작점에서 시민참여의 숲, 옛 산수굴다리, 산수동 문화마을, 농장다리, 작은공연장으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3구간은 남광주역에서 백운광장까지 ‘물숲길’, 4구간은 백운광장에서 진월동 동성중까지 연결되는 ‘이음길’이다. 푸른길 실개천에서 한 템포 쉬어갈 수도, 이음길에서는 반가운 먹거리길을 만날 수도 있다. 남구에서 이어지는 푸른길은 현재 지하철 역사 공사구간으로 군데군데 길이 끊어져 있다.

몇 발자국만 벗어나면 자동차가 휙휙 다니는 도로가 나오지만 푸른길로 들어서면 작은 숲속에 들어온 듯 착각에 빠진다. 많은 시민들은 가까운 푸른길을 찾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또는 동구 코스, 남구 코스를 나눠 걷기도 하고, 때론 날을 정해 푸른길 전 구간 왕복 걷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대부분 철길을 철거했지만 중간중간 선로가 남아있어 과거 이곳이 철길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광주 도심철도 폐선부지에 조성된 ‘푸른길 공원’.
푸른길을 걷다 보면 팔각정자나 바닥분수를 만나기도 하고 사람구경을 할 수 있는 넓은 광장과 때론 쉬어갈 수 있는 벤치를 발견하기도 한다. 평소 지나치기만 했던 공간의 이모저모를 새롭게 알기도 한다. ‘푸른길 100만그루 헌수운동’을 통해 조성된 시민의 숲이나, 옛 농장다리 아래에서는 도심 속 야외무대와 쉼터로 활용중인 광주폴리 ‘푸른길 문화쉼터’를 만날 수도 있다.

남광주역은 옛 무궁화호 객차 2량을 활용해 기차도서관, 기차카페 등 푸른길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 푸른길이 조성되는 과정 등을 자료로 남겨둔 푸른길공원 방문자센터도 남광주역에 마련돼 있다.

푸른길은 흙길이 아닌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오랜시간 걸어도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보행에 편하게 조성돼 있다. ‘푸른길’ 이름처럼 대부분의 구간이 나무로 둘러싸여 그늘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더운 여름철 걷기에도 불편하지 않다.

‘푸른길’ 역시 쾌적한 휴식공간 조성을 위한 시민 수칙이 있다. 이륜 이상 동력장치의 이용을 금하고 반려견 배변봉투와 목줄 착용도 필수다. 나무와 공원시설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고 행상 또는 노점상 등 상행위도 금지돼 있다.



◇시원한 강바람, 징검다리 추억이 출렁 순천 동천길

동천길은 순천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동천은 서면 청소리에서 발원해 순천 도심을 가로질러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를 지나 순천만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동천을 따라 정비된 12㎞ 길이의 산책길은 순천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한번쯤은 찾아가보는 명소이기도 하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걸을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운동기구, 쉼터, 화장실까지 마련돼 있어 휴식과 운동을 하러 나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중간중간 놓여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어릴 적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햇살이 따스한 날에는 물가에 앉아 가볍게 ‘물멍’을 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길을 걷다보면 과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대나무 화살을 사용했다는 작은섬 죽도봉을 만나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 조성된 ‘알알이 영근 사랑의 거리’에서는 추억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풍덕교에서 매곡수변공원까지 이어지는 야외갤러리 벽화길도 동천길을 걷는 깨알 즐거움이다.

동천의 봄은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일명 ‘동천 30리 벚꽃길’은 풍덕동 순천만국가정원부터 서면 학구리까지 동천변을 따라 이어져 있다. 매년 3월 말~4월 초 벚꽃이 필 때면 많은 시민들이 천변을 찾아 새봄을 만끽한다.

2020년 준공된 동천 출렁다리도 새로운 명소다. 180m 길이의 현수식 보행교로,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흔들리는 다리 때문에 무섭기도 하지만 양쪽으로 강이 시원하게 보여 용기를 내어 건너볼만 하다. 동천 출렁다리는 야경 명소로도 꼽힌다.

순천은 동천길 외에도 천만갈대길, 꽃산넘어동화사길, 읍성가는길, 오치오재길, 매화향길, 십재팔경길, 과거관문길, 천년불심길, 이순신백의종군길, 호반벚꽃길 등을 아우르는 ‘남도삼백리길’을 조성해 ‘걷기 좋은 도시’ 순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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