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번역-도리스 되리 지음·함미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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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풍미를 발견하는 맛의 산책’
영화 ‘파니 핑크’의 감독이자 ‘잠자라’, ‘푸른 드레스’ 등을 쓴 도리스 되리가 첫 에세이를 펴냈다. 제목은 ‘미각의 번역’. 저자는 빵 반죽을 부풀게 하는 효모처럼, 맛깔난 글솜씨로 음식에 얽힌 추억의 감각을 부드럽게 소환한다.
그는 자판기에서 뽑은 따뜻한 녹차와 편의점에서 산 매실장아찌 오니기리를 먹으며 “이보다 더 일본적인 것이 있을까” 생각하고, 해변에서 일광욕으로 뜨끈해진 채 차가운 수박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수박물이 무릎 위에 방울져 떨어지던 기억을 “세상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한다.
어린 시절 경험한 신기하고 다채로운 추억도 맛깔나게 꺼내놓는다. 방과 후 마구간에서 훔쳐 먹었던 딱딱한 빵 조각들, 방안을 휘돌던 달큰한 효모 냄새, 마음을 안정시키던 엄마의 자두 케이크,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송아지 뇌 요리, 한여름에 먹던 붉은 과즙이 가득했던 수박 등에 얽인 이야기들은 위로를 전한다.
이밖에도 파에야, 독일식 감자 부침개,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감바스, 브레첼 등 입 안 가득 향과 식감이 함께 어우러지는 먹거리들이 장소나 사람 이야기와 연결되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저자는 단순히 식도락의 경험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는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라며 “‘먹는 행위’는 단순히 쾌락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이며 날것의 생을 감각하는 일이다. 더불어 개인의 책임과 생존의 무게를 실감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전한다. <샘터·1만65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영화 ‘파니 핑크’의 감독이자 ‘잠자라’, ‘푸른 드레스’ 등을 쓴 도리스 되리가 첫 에세이를 펴냈다. 제목은 ‘미각의 번역’. 저자는 빵 반죽을 부풀게 하는 효모처럼, 맛깔난 글솜씨로 음식에 얽힌 추억의 감각을 부드럽게 소환한다.
그는 자판기에서 뽑은 따뜻한 녹차와 편의점에서 산 매실장아찌 오니기리를 먹으며 “이보다 더 일본적인 것이 있을까” 생각하고, 해변에서 일광욕으로 뜨끈해진 채 차가운 수박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수박물이 무릎 위에 방울져 떨어지던 기억을 “세상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한다.
저자는 단순히 식도락의 경험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는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라며 “‘먹는 행위’는 단순히 쾌락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이며 날것의 생을 감각하는 일이다. 더불어 개인의 책임과 생존의 무게를 실감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전한다. <샘터·1만65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