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들의 도시’ 여수, 절벽따라 쉬엄쉬엄 가슴이 뻥 뚫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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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들의 도시’ 여수, 절벽따라 쉬엄쉬엄 가슴이 뻥 뚫리네
<15>여수 백리섬섬길·금오도 비렁길·하화도 꽃섬길
여수~고흥 잇는 백리섬섬길
10개섬 11개 다리로 연결
일레븐 브릿지 관광상품화
금오도 벼랑 따라 조성 비렁길
2021년 08월 08일(일) 17:30
여수 금오도 비렁길 아래 다도해 풍광이 장관이다. 금오도 비렁길은 총 5개 코스가 있다. 종주코스는 18.5㎞, 8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전남도>
밤바다, 낭만 포차, 청춘 피자로 유명한 도시, 여수는 ‘섬들의 도시’이기도 하다. 금오도·거문도·백도·낭도·하화도·경도를 비롯한 350여개의 섬이 파란 앞바다에 흩어져 있다. 어떤 섬들은 배를 타고 또 어떤 섬들은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 들어갈 수 있다. 코로나 19 유행으로 접촉을 최소화하고 싶은 이들은 승용차를 타고 백리섬섬길을 달리길 권한다. 섬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제맛이라고 여기는 여행자들에게는 금오도와 하화도 여행을 추천한다.

백리섬섬길은 여수와 고흥 바다를 잇는 100리 길이다. 여수 돌산에서 고흥 영남 간 10개 섬(모두 여수 섬), 11개 해상교량으로 연결 또는 연결 예정인 39.1㎞ 도로다. 사진은 백리섬섬길 구간의 여수 낭도 전경. <전남도 제공>
◇일레븐 브릿지타고 백리섬섬길 가보자= 백리섬섬길은 여수와 고흥 바다를 잇는 100리 길이다. 여수 돌산에서 고흥 영남 간 10개 섬(모두 여수 섬), 11개 해상교량으로 연결 또는 연결 예정인 39.1㎞ 도로다. 여수와 고흥 연결 거리인 ‘백리’에 섬과 섬을 잇는 바닷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국민 대상 공모를 거쳐 지난해 2월 길 이름이 확정됐다. 11개 다리가 있다해서 일레븐 브릿지라는 별칭도 있다. 총 11개 해상교량 중 7개는 완성됐으며 나머지 4개는 2028년까지 완공 예정이다. 고흥군 영남면과 적금도를 잇는 팔영대교→적금도와 낭도를 잇는 적금대교→낭도와 둔병도를 잇는 낭도대교→둔병도와 조발도를 잇는 둔병대교→조발도와 여수시 화양면을 잇는 조화대교→화양면과 백야도를 잇는 백야대교, 화태도와 여수 돌산읍을 잇는 화태대교 등 7개 해상교량은 공사가 완료, 개통됐다. 화태도와 제도를 잇는 화정대교(이하 4개 교량은 가칭), 제도와 개도를 잇는 제도대교, 개도와 월호도를 잇는 개도대교, 월호도와 화태도를 잇는 월호대교 등 4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 등 여수지역 4개 섬을 5개 해상교량으로 연결하는 데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약 9년이 걸렸다. 2016년 개통한 팔영대교와 연결돼 고흥에서 여수까지 해상 이동이 가능해졌다. 기존도로 대비 거리는 55㎞ 단축되고 시간은 81분에서 30분으로 51분 줄어들었다.

개통된 다리는 섬과 세상을 연결하는 구실을 넘어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상교량은 다양한 모습 자체가 볼거리가 된다. 주변에 조성된 전망공원에서는 남해의 푸른바다, 연안, 섬 등 천혜의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배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차량을 이용해 섬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감염병 시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다 위를 달리는 것만으로 여행자들의 가슴을 뻥 뚫어줄 것이다. 드라이브만으로 부족하다면, 낭도 탐방을 추천한다. 백리섬섬길에서 가장 큰 섬이자 다양한 매력을 품은 섬이다. 여수시내에서 남쪽으로 26㎞ 떨어져 있다. 면적이 5.33㎢, 해안선이 19.5㎞, 인구는 200여 가구 300여 명이 살고 있다. 섬의 모양이 여우를 닮았다고, 이리 낭(狼)자를 써서 낭도(狼島)로 불린다.

낭도의 자랑은 천연기념물 제 434호로 지정된 공룡 발자국 화석과 퇴적층이다. 공룡 발자국은 낭도와 사도, 추도에서 3600여 점이 발견됐다. 낭도의 공룡 발자국은 썰물 때 주로 드러난다. 공룡 발자국을 찾다 보면 섬 남쪽에 있는 남포등대 주변에서 기묘한 지층과 주상절리가 어우러진 갯바위 지대를 만난다. 낭도의 지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아름다운 해안과 해식애이다.

드넓은 바다와 어우러진 퇴적층도 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신선이 내려와서 살만할 정도로 빼어난 풍경을 지녔다는 신선대와 천선대도 절경이다. 모래가 비단처럼 곱게 펼쳐진 백사장이라고 이름 붙은 장사금 해수욕장과 낭도해수욕장이 있고, 해안가를 둘러보는 둘레길도 조성돼 있다. 민박집, 식당, 100년 전통 막걸릿집도 있다.

하화도 꽃섬길 출렁다리.
◇금오도 비렁길·하화도 꽃섬길= 금오도는 전국적 명성을 얻은 지 오래다. 명품 비렁길이 으뜸인데, 비렁은 벼랑(절벽)의 여수 사투리. 비렁길은 절벽을 따라 걷는 길이라는 의미다. 금오도 비렁길은 남해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됐다. 총 5개 코스와 종주코스로 나뉘어 있다. 18.5㎞를 걷는데 8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비렁길을 따라 이어진 다도해의 환상적인 풍경과 절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구간마다 마을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이어져 있어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부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하산할 수 있다.

비렁길이 시작되는 금오도 함구미 선착장, 크고 작은 어선들이 즐비하다. 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바닷물은 청량감을 준다. 파도가 밀려드는 천길 낭떠러지의 벼랑길 사이에는 조선 왕실 궁궐 건축 목재로 사용될 황장목이 자라는 금오숲이 있다. 이 숲은 인어공주, 혈의 누, 김복남 살인사건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다.

금오도는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주위에 흩어져 신비로운 느낌마저 전해진다. 특히 사시사철 감성돔 낚시터로 주목받으며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금오도는 여수 여객선 터미널과 돌산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신기항에서 타는 게 운항 횟수, 요금, 탑승 시간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여수 하화도는 꽃이 많아 꽃섬(花島)이라 불린 곳이다. 봄에는 진달래, 찔레꽃, 유채, 구절초, 부추꽃, 원추리 등 온갖 꽃으로 가득하다. 하화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꽃섬길은 5.7㎞로, 해안선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약 3시간 소요된다. 험한 코스는 나무계단으로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충분히 완주할 수 있는 둘레길이다. 하화도로 가는 배편은 여수 여객선 터미널과 백야도 선착장에 있다. 금오도는 물론 하화도까지 최신식 펜션,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여수 별미 서대회무침. 여름이 제철이다. <여수시>
◇서대회 무침, 갓김치, 게장백반, 갯장어요리 = 여수는 먹거리가 풍성한 고장이다. 갓김치, 생선회, 회무침, 게장백반, 갯장어요리를 추천한다.

서대는 여수에서 즐겨 먹는 생선으로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제철은 여름철. 6월부터 늦게는 10월까지 회로 먹는다. 서대회 무침은 막걸리를 1년 이상 발효시킨 천연식초를 사용해 비린내를 없애고, 식초와 어우러진 달콤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여수 서대 회무침이 특별한 맛을 내는 이유는 조상의 손맛을 전통적으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해의 청청해역인 여자만에서 주로 자망으로 어획되며 임금님 수라상까지 오른 귀한 음식이다

돌산갓김치는 여수 대표 특산품이다. 한반도 남단의 해양성 기후와 비옥한 알카리성 토질의 돌산에서 재배된 것을 최고로 친다. 톡, 쏘는 알싸한 맛과 향은 익을수록 갓의 깊은 맛이 우러나와 외국인들 또한 즐겨 찾는 건강식품이다.

밥도둑 간장게장.
밥도둑으로 소문난 간장게장은 여수에 오면 식도락 필수코스라 할 만큼 유명하다. 반장게라 불리는 돌게를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양념게장과 갖은 채소를 듬뿍 넣어 정성스레 끓인 후 식혀 만든 간장게장, 대한민국 토속음식인 된장으로 맛을 낸 된장게장, 거기에 갈아 만든 칠게장까지 다양하다.

갯장어(하모) 요리는 여름철 인기 만점 보양식이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갯장어 회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갯장어 샤부샤부는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한 음식이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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