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편백숲 쉬엄쉬엄 걸으니 더위가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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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벚나무·편백숲 쉬엄쉬엄 걸으니 더위가 싹~
<14>보성 대원사길·편백숲 보부상길
한국 아름다운길 100선 대원사길
6㎞ 구간 좌우에 벚나무 빼곡
백민미술관·티벳박물관 명소도
편백향 맡으며 쉬엄쉬엄 걷는
활성산성 보부상길 매력
전남서 방문해야 할 명품숲 12선
2021년 07월 19일(월) 02:00
활성산성 편백숲 보부상길은 옛 보부상들이 다니던 길을 복원해 만든 등산코스로 약 2.2㎞다. 40년생 편백과 삼나무 숲이 넓게 분포돼 있으며, 완만해 걷기에 편하다.
보성은 차와 소리, 문학의 고장이다. 야트막한 동산 비탈에는 어김없이 녹차가 자라고 매년 10월이면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열린다.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 벌교에는 태백산맥 문학관이 자리한다. 보성 녹돈과 가을 전어, 벌교 꼬막 등 육지와 바다에서 나오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코로나 19 여파로 관광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행자들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보성이 품은 뛰어난 관광자원 때문이다. 여름날 번잡한 관광지를 피해 호젓한 여행을 하고 싶다면 보성군이 추천하고 전남도가 안심관광지로 선정한 명품길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대원사길과 편백숲 보부상길 = 대원사는 천봉산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태아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사찰로 유명하다. 사찰만큼 널리 알려진 것이 있으니 바로 대원사 길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곳이다. 주암호에서 사찰방면으로 접어드는 길목부터 대원사에 이르는, 계곡을 끼고 굽이굽이 난 초입까지 6㎞ 구간이다. 길 좌우에는 벚나무가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봄을 피해 지난 13일 대원사 길을 걸었다. 광주에서 화순 사평을 지나 대원사로 접어드는 길목에 앞서 차를 세웠다.

왼편에는 주암호가 흐르고 오른편에는 산이다. 왕복 2차선 굽은 길옆에는 데크가 깔려있다. 길 양옆에는 명성대로 왕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왕벚나무 터널길이라는 별칭처럼 한여름이지만 길은 내내 그늘이다. 나뭇가지와 잎이 따가운 햇볕을 막아줬다.

대원사 길이 끝나는 사찰 입구 왼편에 자리한 티벳박물관. 전통 티벳사원 양식으로 건축돼 이색적이다.


대원사 길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잠시 쉬면서 둘러볼 만한 명소가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국내 최초 군립 미술관으로 알려진 보성군립 백민미술관, 티벳박물관, 대원사가 있다.

백민미술관은 대원사 가는 길 오른편에 있다. 폐교를 개축해 만들었으며, 서양화가 조규일 선생의 작품과 소장품을 기증받아 1992년 12월 개관했다.

전시관은 2개의 층으로 1층에는 조규일의 작품을 전시하는 백민관과 제정러시아시대의 성화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 국제관이 있다. 2층에는 오지호, 오승우, 허백련, 손재형 등의 작품과 일제 강점기 보성에 잠시나마 은거하였던 백범 김구 선생 친필 병풍, 북한 공훈작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티벳박물관은 대원사 길이 끝나는 사찰 입구 왼편에 자리한다. 전통 티벳사원 양식으로 건축됐다. 티벳불교 자료들과 오래된 불교탱화, 보석으로 쓴 불경, 밀교법구, 세밀화 등 티벳의 고유한 정신세계를 볼 수 있는 1000여점의 종교예술품과 만날 수 있다.

천봉산 초입에 자리한 대원사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는 등 이미 상당히 알려져 있다. 주암호에서 사찰방면으로 접어드는 길목부터 대원사에 이르는 계곡을 끼고 굽이굽이 난 초입까지로, 길 좌우에는 벚나무가 빼곡하다.
대원사는 백제 무령왕 3년인 503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됐다.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사라져간 태아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지장보살을 모시는 사찰이다. 그들의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형태의 공간 구성이 이채롭다. 사찰 내부 곳곳에 자리한 연꽃, 수생식물이 인상적이다. 몸에 장삼을 두르고 앉아 있는 돌부처와 곳곳에 배치된 식물과 화분, 불구용품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활성산성 편백숲 보부상길은 활성산성 편백숲을 타고 걷는 길이다.

활성산성은 보성읍과 회천면 경계에 있는 1.6㎞ 길이의 토성이다. 선조 26년(1593)경 이순신 장군이 득량만 해안 경계를 하면서 병마 등 군사훈련장과 왜군 침입에 대비해 주민 피난처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활성산성길 주변으로 40년생 편백과 삼나무 숲이 대면적(80㏊·약 24만평)에 분포돼 있다. 야생 녹차와 상록고사리 등 다양한 식물 종이 서식한다.

활성산성 보부상길은 옛 보부상들이 다니던 길을 복원해 만든 등산코스다.

백제 무령왕 3년인 503년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됐다고 알려진 대원사.
코스 길이는 약 2.2㎞. 탁골고개-활성산성 동문-전망데트-산림욕대-남문-서문-옛 헬기장-북문-철쭉군락지-상록고사리 자생지-동문으로 연결된다. 군데군데 이정표가 설치돼 있다.

보부상길은 편백향을 맡으며 가파르지 않는 완만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걷는 동안 마주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차량으로 보부상길 코앞까지 올라갈 수 있다.

활성산성 편백숲은 2021년 전남에서 방문해야 할 명품숲 12선에 선정된 숲이기도 하다. 인공시설물이 가미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토성으로 이루어진 완만한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또한 바로 옆에 녹차밭(대한다원), 한국차박물관, 율포관광휴양단지(해송림) 등 다양한 관광휴양지가 몰려있어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보성 녹돈 생고기.
◇보성녹돈·짱뚱어탕·양탕…보성의 여름 먹거리 = 여름철 먹거리로 보성녹돈, 녹차떡갈비, 짱뚱어탕, 양탕이 꼽힌다.

보성녹돈은 녹차 분말가루를 혼합한 사료를 먹고 자란 돼지이다. 보성 제 1미로 꼽힌다. 육질이 연하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일반고기보다 적어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성군은 소개한다.

육류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맛이 좋은 고품질 기능성 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느끼하지 않고 꼬들꼬들하며 고기가 식어도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보성녹돈은 보성읍, 주요 관광지 인근에 운영 중인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지역 마트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살 수 있다.녹차 떡갈비는 녹차를 이용해 만든 대중 음식이다. 녹차의 고장 보성에서는 녹차 먹인 돼지와 녹차 한우를 이용한 떡갈비를 특화해서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건강까지 더했다. 찻잎이 고기의 잡내를 없애주고 지방의 흡수를 적게 해주기 때문에 비만 걱정도 덜어준다.

보성 짱뚱어탕.
짱뚱어탕과 양탕은 여름철 보양식이다.

짱뚱어는 갯벌에서만 사는 바닷고기다.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서 ‘갯벌의 소고기’로도 불린다. 보성에서는 벌교의 넓은 갯벌에서 많이 잡힌다.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 때문에 탕과 구이 외에도 회나 튀김으로도 먹는다.

보성양탕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만을 사용한다. 말린 토란대, 머위대 등을 넣고 육개장처럼 얼큰하게 끓여낸 국물맛이 일품이다.

냄새 걱정에 염소요리가 조금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염소가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이다. 허한 몸의 기운을 보강해주고 소화에도 부담이 없다. 수술 후나 질병 있는 노약자에게 매우 좋은 보양식이다.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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