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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고 덜컥 입양 안돼요, 끝까지 보살필 각오 필요해요”
[<34> 파양 아픔 딛고 가족이 된 흰둥이와 토리]
여러번 파양된 말티즈 흰둥이·유기견 토리 입양한 김다인 씨
몸 떨림·배변실수 불안 표시…사랑·관심 속 꾸준한 훈련 필요
2021년 06월 17일(목) 21:00
흰둥이
많은 가정에서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 광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수는 16만 가구로, 38만 명의 반려인이 25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동물을 넘어 가족 같은 존재다.

과거 반려견은 전문 분양숍에서 분양받아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기견을 입양하거나, 파양된 강아지를 다시 입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수 이효리가 10년 전 입양했던 유기견 순심이는 이효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고, 최근에는 배우 조승우가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을 입양해 화제가 됐다.

흰둥이와 산책나온 김다인씨.
광주시 북구에 살고 있는 김다인(24)씨도 수차례 파양당한 7살 말티즈 흰둥이와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현재 흰둥이와 토리는 다인씨의 본가가 있는 정읍에서 다인씨의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다.

다인씨는 흰둥이를 처음 만나던 날을 잊지 못한다. 서울에서 처음 만난 흰둥이는 한눈에 봐도 불안한 모습이었다. 2016년 서울에서부터 케이지에 갇혀 차로 이동했던 흰둥이의 몸은 떨고 있었고, 눈빛도 불안정했다.

“흰둥이가 파양당한게 한두번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정읍에 오게 된 흰둥이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오줌을 쌌죠. 불안함의 표시라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주인과 떨어져 처음 본 사람들과 살게 된 것이 낯설고 힘들었을 거예요.”

흰둥이는 원래 서울에서 살았다. 전 주인의 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며 베란다에서 길러지던 강아지였다. 전 주인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파양을 당했고 그러던 중 서울에 사는 다인씨의 막내 이모한테까지 가게 됐다. 임시로 흰둥이를 돌보던 막내이모에게 다인씨가 양육 의사를 밝히면서 다인씨의 가족이 됐다.

흰둥이는 정읍에 온 후로도 한참은 적응하지 못해 배변 실수를 많이 했다. 배변판을 무서워하는 흰둥이를 위해 다인씨는 바닥에 패드를 깔아줬지만 흰둥이는 엄마가 새로 사오신 쿠션 위에 보란 듯 서서 오줌을 싸서 엄마한테 된통 혼나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꾸준한 관심과 넘치는 사랑으로 지금은 오줌이 마려울 땐 가족 구성원에게 ‘눈빛’을 보내는 영특한 강아지가 되었다. 가족들이 우울해하거나 어딘가 아파서 끙끙댈 때면 어떻게 알고 옆에서 위로하듯 가만히 같이 있어주기도 한다고.

다인씨는 “지금은 하루에 세차례나 산책을 나갈 정도로 밝아졌다”며 “밥도 잘 먹고 산책도 잘하는 바른생활 강아지가 됐다”고 말했다.

토리
토리는 2019년 정읍 천변에서 발견된 유기견이다. 다인씨 지인이 집 근처 천변에서 운동을 하던 중 조그마한 강아지가 뒤를 따라왔다고 한다.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도 많은 걸로 보아 주인을 잃어버린 듯 한 토리를 지인이 데려가 주인을 찾아주려 애썼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주인을 찾는 벽보도 붙여보고 여기저기 강아지 주인을 찾으려 수소문을 다 해봤지만 결국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인은 토리를 키울 여건이 되지 못해 다인씨가 토리를 데려가기로 했다. 강아지를 데려다 키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엔 고민도 많았다. 게다가 발견 당시 습진으로 가득했던 토리의 상태를 생각하면 치료비 등 현실적인 여건도 따져봐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다인씨 집에서는 이미 흰둥이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토리를 데려오려면 가족들의 의견도 중요했다.

다행이도 다인씨의 부모님이 토리의 입양을 흔쾌히 승낙했고 다인씨는 바로 토리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길거리 생활을 한 기간이 얼마나 됐는지 알 수 없지만 토리의 조그마한 배는 검은색 점으로 가득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다인씨 집으로 온 토리는 오자마자 배변판을 찾아 오줌을 쌌다. 게다가 처음 본 가족들한테도 꼬리를 흔들며 힘차게 달려갔다.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많은 강아지였다. 중성화도 되어있고 배변훈련도 잘되어있는 걸 보면 주인이 있었던 강아지인데 버려지는 순간 어떤 감정이었을까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다인씨는 유기견 등 반려견을 입양하려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반려견의 평균 수명이 15년이라고 생각하면 그 기간동안 가족처럼 보살필 각오와 더불어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아지의 귀여운 모습에 즉흥적으로 입양을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흰둥이와 토리에게 고마운 것은 두 마리의 사이가 좋다는 것, 온순한 성격의 토리와 소심한 성격의 흰둥이는 의외로 잘 맞는다는 것이다. 음식 앞에서는 경쟁하지만 서로의 뒤통수에 코를 킁킁대며 동거 3년차에도 서로를 궁금해 하는 사이다.

다인씨는 “단순히 귀여워서 키우기 시작했지만 막상 키우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며 “특히 그저 귀엽고 예쁘다고 해서 데려왔다가 파양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도 가족인 만큼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입양 전 점검해야 할 체크리스트



# 반려동물을 맞이할 환경적 준비, 마음의 각오는 되어 있나요?

# 개, 고양이는 10~15년 이상 삽니다. 결혼, 임신, 유학, 이사 등으로 가정환경이 바뀌어도 한번 인연을 맺은 동물은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피겠다는 결심이 섰나요?

# 모든 가족과의 합의는 되어 있나요?

# 반려동물을 기른 경험이 있나요? 내 동물을 위해 공부할 각오가 되어 있나요?

#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해주고, 중성화수술(불임수술)을 실천할 생각인가요?

# 입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짊어질 의사와 능력이 있나요?

# 우리 집에서 키우는 다른 동물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