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하철 공사 ‘속도’보다 ‘안전’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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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하철 공사 ‘속도’보다 ‘안전’이 우선
1단계 구간 도로 개방 ‘D-6’
무리한 공기 단축보다 위험 줄여야
2025년 12월 16일(화) 00:00
영하권으로 기온이 떨어진 14일 오후 7시께 광주시 남구 국제양궁장 앞 도시철도 2호선 공사 현장에서 굴착기 등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광주시가 시민에게 약속한 22일 도로 전면개방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야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광주시가 오는 22일까지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의 도로 전면 개방을 목표로 막판 공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무리한 공기 단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참사에서 드러났듯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15일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의 도로 개방률은 73%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70.3%였던 것과 비교하면 열흘 사이 2.7%포인트 공정을 끌어올린 셈이다.

광주시는 오는 22일까지 백운광장 일부와 지하시설 장비 반입구가 있는 4개 정거장 구간을 제외하고 복공판을 걷어내 도로 포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공구별 상황을 보면 상무지구 일대인 1공구는 도로 포장이 100% 완료됐고 개방률도 99%에 달해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나머지 공구는 사정이 다르다. 4공구의 경우 개방률이 59%에 머물러 있고, 2공구와 3공구 역시 각각 67%와 81%의 포장률을 보이고 있다. 시공사 측은 남은 일주일 동안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밤낮으로 공사를 진행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속도전’이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붕괴 사고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광주시가 발주한 이 현장은 내년 4월 준공을 목표로 공정률 73% 상태에서 옥상 콘크리트 타설을 하다가 참사가 빚어졌다.

노동계는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안전보다 속도를 우선시한 관행이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지적한다.

도시철도 2호선 현장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앞선 이용섭 시장 재임시절 재개된 공사로 인해 수년 간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극에 달하면서 강기정 광주시장이 오는 22일까지 ‘도로 전면 개방’을 약속했다. 시민 불편 해소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공사 속도를 높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노동자의 피로 누적이나 현장의 안전 수칙 소홀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약속의 시간’ 보다는 ‘안전의 시간’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는 “이번 도서관 참사는 완공의 속도보다 안전이 먼저라는 준엄한 교훈을 일깨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공사 현장 전체에 대해 당장의 속도 경쟁을 멈추고 즉각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체는 “단순히 복공판을 걷어내고 아스팔트를 까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도로 위를 달릴 시민들의 안전과 그 도로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생명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22일 개방’이라는 날짜는 무의미한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시민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며 겪는 교통 체증의 고통은 크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실하게 마감된 도로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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