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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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2021년 05월 28일(금) 11:00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실은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인 이 한 편의 우화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가가 울리는 경종이다. “인간들은 이 세상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오. 세상은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니까” 돼지의 말이 자꾸만 귓가를 맴돈다.”

전미연 번역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문명’을 옮기면서 한 말이다. 전염병과 테러, 전쟁으로 한계에 다다른 인류 문명 그리고 이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이야기하는 소설 ‘문명’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작금의 상황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소설은 새로운 이야기이면서도 한편으로 ‘고양이’라는 소설을 토대로 읽어도 무방하다. 작가는 이전에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인간을 상대화하는 ‘고양이’라는 작품을 펴낸 바 있다. 이번 소설은 그 작품 주인공이었던 고양이 바스테트가 모험을 펼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고양이들의 일차 목표는 쥐 떼의 공격을 물리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인류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만난 소와 개, 비둘기 등 다양한 동물이 아군이 되기도 하고 적군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작가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소설의 주요 등장동물 다수가 고양이 피타고라스, 쥐 티무르 등과 같이 케이지에 갇혀 있던 동물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동물들의 입을 통해 동물권 보호 차원을 넘어 인간 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의식을 전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다. 소설의 미덕이 거기에 있다.

<열린책들·각 1만4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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