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자락 원림서 조선 선비들의 풍류 즐겨볼까
<8> 강진 백운동원림·강진만 생태공원
원시림 한가운데 별서정원, 마당 가운데 술잔 띄워 마신 유상곡수
자연을 정원 삼은 원림, 정약용·초의선사 차 만들던 차 문화 산실
생태공원 청정 갯벌 26㎢ 1131종 생물종 서식 생태다양성 보고
주변 관광지 다산초당·백련사 동백숲도 꼭 둘러봐야 할 명승지
강진의 먹을거리 푸짐함에 한번 놀라고 맛에 두번 놀라고
원시림 한가운데 별서정원, 마당 가운데 술잔 띄워 마신 유상곡수
자연을 정원 삼은 원림, 정약용·초의선사 차 만들던 차 문화 산실
생태공원 청정 갯벌 26㎢ 1131종 생물종 서식 생태다양성 보고
주변 관광지 다산초당·백련사 동백숲도 꼭 둘러봐야 할 명승지
강진의 먹을거리 푸짐함에 한번 놀라고 맛에 두번 놀라고
![]() 인공(별서)과 자연(원림)이 조화를 이룬 백운동원림은 정약용, 초의선사, 이시헌 등이 차를 마셨던 차문화 산실이기도 하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남도답사 1번지 강진군이 내세운 코로나 19 안심 관광지는 백운동원림과 강진만생태공원이다.백련사, 무위사, 다산초당, 영랑생가, 고려청자박물관, 가우도 등이 강진 곳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보다 한적하고 밀착 접촉 가능성이 낮은 곳으로 이들 관광지를 선별했다. 시간 걱정 없이 거닐며 일본식 정원이 아닌 우리 고유의 자연, 그리고 그것과 어울리게 배치된 주택과 정자를 볼 수 있는 백운동원림과 순천만정원과 쌍벽을 이루며 자연생태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강진만생태공원을 소개한다.
◇자연을 정원 삼은 ‘백운동원림’=백운동원림(白雲洞園林)은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에 자리 잡고 있다. 광주에서 승용차를 타고 영암을 거쳐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아치형 도로 팻말을 지나 5분여 달리면 도착한다. 월출산 자락으로 원시림이 우거진 곳이다. 도착 직전에 도로 옆에는 강진다원이 펼쳐져 있다. 미세먼지 없는 봄날 연둣빛 새순에 덮인 녹차밭은 여행자의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산들에서 불어오는 바람 타고 밀려든 유채꽃을 비롯한 각종 들꽃 향기는 더없이 상큼하다. 봄이 주는 선물이다.
차에서 내려 발걸음을 숲으로 향하니 소나무, 동백나무, 대나무, 이름 모를 수목이 빼곡하다. 숲 사이로 발목 깊이의 계곡에서는 졸졸 물이 흐른다. 그 숲 한가운데 별서(別墅·경치 좋은 곳에 따로 지은 집)가 있다. 백운동원림을 가리켜 백운동 별서정원이라 부르는 이유다.
별서 마당 가운데에는 계곡물을 끌어와 만든 유상곡수(流觴曲水·흐르는 물길)가 있다. 물길에 술잔을 띄워 마셨다는 유상곡수가 왕궁이 아닌 민간정원에 있는 것은 극히 드물다. 담 밖 언덕에 터 잡은 정자에 오르면 별서가 한눈에 보이고 멀리 암석이 병풍을 이룬 월출산 최고봉, 구정봉이 들어온다.
백운동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1627~1701)가 들어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영(造營)한 원림이다. 인공(별서)과 자연(원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약사암과 백운암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백운동원림은 2019년 명승 제115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백운동원림에 대해 “월출산을 배경으로 원림을 조영한 유래 및 의도가 명확하게 확인되며, 내원에 화계를 만들어 지형을 자연스럽게 보전하고 계곡물을 상하 연지에 끌어오는 등 경관처리기법이 우수하다”며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며, 또한 정약용, 초의선사, 이시헌 등이 차를 만들고(製茶) 전해주며 즐겨온 기록이 있는 등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이 되어온 가치까지 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술사학자 유홍준에 따르면, 원림(園林)은 일종의 정원(庭園)이지만 그 뜻은 사뭇 다르다. 정원이란 말은 일본인들이 명치시대에 만든 것으로 일제강점기 한국에 전해졌다. 정원이 도심 주택에서 인위적인 조경작업을 통해 꾸민 것이라면, 원림은 자연을 정원 삼아 적절한 위치에 주택과 정자를 배치한 것이다.
유홍준은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원림이라는 낱말 뜻을 알게 된 현명한 독자들은 그 정취가 얼마나 풍성할까를 능히 상상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원림을 본 일이 없을지언정 원림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시대 각박한 일상 속에서 상큼한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비록 소쇄원을 소개하며 원림을 설명한 글이나 백운동원림에도 적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순천만 갈대밭이 안 부럽다’ 강진만 생태공원과 주변 관광지= 강진만생태공원은 강진읍 남포리 510번지 일원에 조성된 공원이다.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곳이다. 습지에는 갈대밭(남포 갈대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조정래 소설 ‘한강’에서 해남댁과 황춘길이 사랑을 나눈 갈대밭이 바로 이곳이다. 갈대밭 위로 4.16㎞의 데크길이 조성돼 있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둑이 없는 열린 하구로 자연적인 기수역(汽水域·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곳)이 넓게 형성돼 있어 짱뚱어, 고니 등 다양한 생물자원이 살고 있다.
2015년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에 의하면, 이곳은 1131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태다양성의 보고(寶庫)다.
멸종위기종 1급 수달, 2급 큰고니,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삵, 꺽저기, 기수갈고둥, 붉은발말똥게, 대추귀고둥 등 멸종위기종 10종이 서식한다. 기수역 좌우로 갈대군락지가 0.66㎢(20만평)에 이르고, 청정 갯벌은 26.2㎢(792만평)에 달한다. 큰고니 집단서식지로 매년 2500여 마리가 찾아든다고 강진군은 설명한다.
강진에 온 여행자라면 다산초당, 백련사는 당연히 둘러봐야 할 터.
다산초당은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18년 중 10여년 동안을 생활하면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600여권에 달하는 조선조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현판에 판각된 ‘다산초당’이란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1786~1856년) 친필을 집자해서 모각한 것이다. 다산초당, 동암, 서암, 천일각 등의 건물과 ‘다산 4경’ 이라 부르는 정석, 약천, 다조, 연지석기산 등의 유적이 있다. 다산초당을 비롯해 다양한 유적을 ‘정약용 유적’ 으로 묶어 사적 107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산길, 소나무 뿌리가 지상으로 핏줄처럼 드러난 것이 인상적이다. 산길은 약 800m로 걸어서 20~30분 소요된다.
백련사는 만덕산이란 산 이름을 따서 한때 ‘만덕사’라 불렀으나 현재는 ‘백련사’로 부른다. 신라 말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며, 1211년에 중창됐다. 조선후기 8대사를 배출하여 전국에서 명실공히 으뜸가는 명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조선후기에는 몇 차례의 중수가 이루어졌으며, 현재는 대웅전, 응진당, 명부전, 칠성각 등의 건물이 남아있다.
백련사 주변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돼 있다. 5.2ha(1만5700평) 면적에 동백나무를 위주로 7000여 그루의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와 함께 비자나무,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나무 아래에는 차나무가 자생한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병영돼지불고기와 한정식, 강진 회춘탕을 추천한다.
병영돼지불고기는 병영면의 별미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낸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돼지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질 좋은 돼지고기에 양념해서 연탄불에 구워내는데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병영면에 조성된 병영돼지불고기 거리에 가게가 늘어서 있다.
강진 한정식은 강진의 산과 들, 강, 바다를 정성껏 한상으로 담은 강진 대표 음식이다. 산해진미가 한 상에 올랐으나 1인당 1만원 중반부터 있어 가격 부담은 크지 않다. 강진 읍내에 한정식을 내는 식당이 즐비하다. 회춘탕은 닭, 문어, 전복과 함께 가시오가피, 당귀, 헛개나무, 뽕나무 등 12가지 한약재를 더해 만든 탕이다. 조선시대부터 해산물과 육고기가 풍부한 강진에서 생겨난 보양 음식이다. 강진읍, 마량면, 도암면 등에 전문 식당이 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별서 마당 가운데에는 계곡물을 끌어와 만든 유상곡수(流觴曲水·흐르는 물길)가 있다. 물길에 술잔을 띄워 마셨다는 유상곡수가 왕궁이 아닌 민간정원에 있는 것은 극히 드물다. 담 밖 언덕에 터 잡은 정자에 오르면 별서가 한눈에 보이고 멀리 암석이 병풍을 이룬 월출산 최고봉, 구정봉이 들어온다.
백운동원림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1627~1701)가 들어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영(造營)한 원림이다. 인공(별서)과 자연(원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약사암과 백운암이 있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백운동원림은 2019년 명승 제115호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백운동원림에 대해 “월출산을 배경으로 원림을 조영한 유래 및 의도가 명확하게 확인되며, 내원에 화계를 만들어 지형을 자연스럽게 보전하고 계곡물을 상하 연지에 끌어오는 등 경관처리기법이 우수하다”며 “조선시대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며, 또한 정약용, 초의선사, 이시헌 등이 차를 만들고(製茶) 전해주며 즐겨온 기록이 있는 등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이 되어온 가치까지 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 다산초당. |
유홍준은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원림이라는 낱말 뜻을 알게 된 현명한 독자들은 그 정취가 얼마나 풍성할까를 능히 상상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원림을 본 일이 없을지언정 원림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시대 각박한 일상 속에서 상큼한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비록 소쇄원을 소개하며 원림을 설명한 글이나 백운동원림에도 적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순천만 갈대밭이 안 부럽다’ 강진만 생태공원과 주변 관광지= 강진만생태공원은 강진읍 남포리 510번지 일원에 조성된 공원이다.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곳이다. 습지에는 갈대밭(남포 갈대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조정래 소설 ‘한강’에서 해남댁과 황춘길이 사랑을 나눈 갈대밭이 바로 이곳이다. 갈대밭 위로 4.16㎞의 데크길이 조성돼 있어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둑이 없는 열린 하구로 자연적인 기수역(汽水域·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곳)이 넓게 형성돼 있어 짱뚱어, 고니 등 다양한 생물자원이 살고 있다.
2015년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에 의하면, 이곳은 1131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생태다양성의 보고(寶庫)다.
멸종위기종 1급 수달, 2급 큰고니, 큰기러기, 노랑부리저어새, 삵, 꺽저기, 기수갈고둥, 붉은발말똥게, 대추귀고둥 등 멸종위기종 10종이 서식한다. 기수역 좌우로 갈대군락지가 0.66㎢(20만평)에 이르고, 청정 갯벌은 26.2㎢(792만평)에 달한다. 큰고니 집단서식지로 매년 2500여 마리가 찾아든다고 강진군은 설명한다.
강진에 온 여행자라면 다산초당, 백련사는 당연히 둘러봐야 할 터.
![]() 백련사 동백림. |
다산초당은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18년 중 10여년 동안을 생활하면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600여권에 달하는 조선조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현판에 판각된 ‘다산초당’이란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1786~1856년) 친필을 집자해서 모각한 것이다. 다산초당, 동암, 서암, 천일각 등의 건물과 ‘다산 4경’ 이라 부르는 정석, 약천, 다조, 연지석기산 등의 유적이 있다. 다산초당을 비롯해 다양한 유적을 ‘정약용 유적’ 으로 묶어 사적 107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산길, 소나무 뿌리가 지상으로 핏줄처럼 드러난 것이 인상적이다. 산길은 약 800m로 걸어서 20~30분 소요된다.
백련사는 만덕산이란 산 이름을 따서 한때 ‘만덕사’라 불렀으나 현재는 ‘백련사’로 부른다. 신라 말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며, 1211년에 중창됐다. 조선후기 8대사를 배출하여 전국에서 명실공히 으뜸가는 명찰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조선후기에는 몇 차례의 중수가 이루어졌으며, 현재는 대웅전, 응진당, 명부전, 칠성각 등의 건물이 남아있다.
백련사 주변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돼 있다. 5.2ha(1만5700평) 면적에 동백나무를 위주로 7000여 그루의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와 함께 비자나무,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나무 아래에는 차나무가 자생한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병영돼지불고기와 한정식, 강진 회춘탕을 추천한다.
![]() 병영돼지불고기 |
![]() 강진 한정식 |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