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고서 초심 찾은 ‘선한 삼손’ 롯데 김원중 “머리 말고 야구로 주목받겠다”
매년 모교 찾아 시즌 준비…후배들과 훈련하며 동기 부여
지난해 ‘긴 머리’로 주목 … 소아암 환아 돕기로 훈훈한 마무리
“팬들과 호흡하면서 가을잔치 마지막 순간 지키는 게 꿈”
지난해 ‘긴 머리’로 주목 … 소아암 환아 돕기로 훈훈한 마무리
“팬들과 호흡하면서 가을잔치 마지막 순간 지키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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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광주 동성고는 야구계의 핫플레이스였다.
동성고 출신은 물론 지역·출신 상관없이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발길을 해 훈련 열기를 더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김원중이었다.
2012년 동성고를 졸업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원중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변신한 그는 58경기에 나와 3.94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5승 3패 25세이브를 기록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롯데의 뒷문을 지키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긴 머리’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원중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마운드로 달려와 강렬한 눈빛으로 타자들과 기싸움을 벌이곤 했다. 만화 주인공 같은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한번 화제의 인물이 됐다.
장발의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던 김원중은 시즌이 끝난 뒤에야 길었던 머리카락을 잘라 소아암 환아들을 돕는 봉사단체인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을 찾아 ‘소아암 환아 돕기 김원중 후드 티셔츠’를 제작·판매해 얻은 수익금 25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원중은 “이 세상의 모든 여자분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머리를 자르면서 ‘한 시즌이 끝났구나’, ‘잘 보냈구나’, ‘이제 준비 시간이 좀 짧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머리 기르기’. 그가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김원중은 “처음에 기부하려고 머리 기른다고 그랬으면, 만약 야구를 못하면 머리를 잘라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말은 뱉어놓고 그렇게 자르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말을 아꼈다. 마지막까지 머리를 지켜냈다. 승리를 지키듯이 머리를 지켜내서 좋은 일 할 수 있게 됐다. 동기부여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던 김원중은 기부 순간에도 고민했다.
그는 “조용히 기부하려고 했는데 홍보팀, 주변과 상의를 해보니 좋은 영향력을 같이 나누면 어려움에 있는 친구들을 같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았다. 최대한 말을 아끼려도 했는데 많은 이슈가 된 것 같다”며 “다음에는 야구 잘해서 야구로 이슈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학강초-동성중-동성고 출신인 김원중은 모교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모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는 그는 매년 겨울 동성고를 찾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원중에게는 ‘초심’을 찾는 시간이고, 후배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시간이다.
김원중은 “어릴 때 (양)현종이 형이나 다른 형들이 오면 나도 그런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저 선배처럼 프로 가서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동성고에 오는 큰 이유는 초심을 찾으려는 것이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생들에게서 배우려고 모교를 찾게 된다. 늘 처음처럼 초심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같이 운동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께 땀을 흘리다 보면 후배들에 대한 마음도 더 각별해진다.
김원중은 “매일 오면서 얼굴도 익으니까 후배들에게 눈길이 더 가게 된다.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서 같이 호흡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도 하고 후배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같은 무대에서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그런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며 “‘이 추위에 어떻게 훈련하지’라는 생각도 하는데 우리는 더 춥고 더 힘들게 했었던 거 같다(웃음). 지나간 건 잊고 우리도 이랬나 이런 생각하면서 웃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성고 시절에는 잦은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던 선수였다는 김원중. 그래서 더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야구’를 먼저 생각한다.
김원중은 “지금이랑 비슷한데 몸이 좀 약해서 다쳐서 쉬었다가 기복이 있는 선수였던 것 같다”며 “아파서 힘든 시간도 있었던 만큼 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야구 하는 동안은 몸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그쪽에 먼저 시간을 투자한다. 몸 만들고 운동하고 또 쉬고 생각을 정리하고 힐링한 시간을 해 놓고 그다음에 후배들과 게임을 하든 드라이브를 가든 스케줄을 그렇게 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체력’에 대한 부분을 더 생각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앞서 부지런히 땀을 흘렸다.
초반과 달리 시즌 막판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김원중은 “오히려 잘 됐다”며 실패를 교훈 삼아 더 강한 마무리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원중은 “너무 잘 되면 자만도 할 것이고, 별 것 아니라는 생각도 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알아갔기 때문에 성과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그런 부분 보완해서 조금 더 길게 꾸준하게 시합을 하면 된다는 것을 많이 배운 해였다”고 2020시즌을 돌아봤다.
선발에 익숙했던 김원중이지만 두려움 없이 시작했던 마무리였다.
김원중은 “걱정은 안 됐다.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르다고 하면 다르지만, 선발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사실 마무리투수와 선발은 비슷하다. 선발 투수 5이닝 안 던지면 안 바꿔준다. 마무리 투수도 역전 안 당하면 안 바꿔준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막아야 하고 무조건 개수를 채워야 하고 무조건 내 임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집중하게 되고 더 신중해지고 그걸 잘해야 하는 것 같다.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신중하되 과감하게 해야 한다. 답은 없다. 하다 보면 이런 상황도 있고 저런 상황도 있으니까 또 한번 부딪혀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텅 빈 관중석을 마주하고 경기를 하는 게 김원중에게는 큰 아쉬움이었다. 올 시즌 뜨거운 팬들의 함성 속에서 야구를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리고 늘 머릿속에 그리는 간절한 ‘마지막 순간’도 있다.
김원중은 “팬들 있어야 더 재미있고 힘도 나고, 스피드가 1~2㎞라도 더 나온다. 팬들과 호흡하면 제스처도 커진다. 지금도 (관중)이야기하니까 전율이 돋는 데 올 시즌에는 다 같이 함께하는 야구장이 됐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며 “한국야구가 끝나는 날, 마지막 마운드에 서 있는 걸 항상 생각하고 그 꿈을 가지고 살고 있다. 마지막에 강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욕하셔도 되니까 잘할 때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학생 선수들이 잘 되고 해야 프로야구 큰 발전도 있는 것이니까 학교 후배들도 관심 가지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영상편집=김혜림 기자 fingswoman@kwangju.co.kr
동성고 출신은 물론 지역·출신 상관없이 많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발길을 해 훈련 열기를 더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김원중이었다.
2012년 동성고를 졸업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원중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는 ‘긴 머리’로도 화제를 모았다.
김원중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마운드로 달려와 강렬한 눈빛으로 타자들과 기싸움을 벌이곤 했다. 만화 주인공 같은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한번 화제의 인물이 됐다.
장발의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던 김원중은 시즌이 끝난 뒤에야 길었던 머리카락을 잘라 소아암 환아들을 돕는 봉사단체인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김원중은 “이 세상의 모든 여자분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머리를 자르면서 ‘한 시즌이 끝났구나’, ‘잘 보냈구나’, ‘이제 준비 시간이 좀 짧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머리 기르기’. 그가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김원중은 “처음에 기부하려고 머리 기른다고 그랬으면, 만약 야구를 못하면 머리를 잘라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말은 뱉어놓고 그렇게 자르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말을 아꼈다. 마지막까지 머리를 지켜냈다. 승리를 지키듯이 머리를 지켜내서 좋은 일 할 수 있게 됐다. 동기부여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던 김원중은 기부 순간에도 고민했다.
그는 “조용히 기부하려고 했는데 홍보팀, 주변과 상의를 해보니 좋은 영향력을 같이 나누면 어려움에 있는 친구들을 같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았다. 최대한 말을 아끼려도 했는데 많은 이슈가 된 것 같다”며 “다음에는 야구 잘해서 야구로 이슈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학강초-동성중-동성고 출신인 김원중은 모교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모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는 그는 매년 겨울 동성고를 찾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원중에게는 ‘초심’을 찾는 시간이고, 후배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시간이다.
김원중은 “어릴 때 (양)현종이 형이나 다른 형들이 오면 나도 그런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저 선배처럼 프로 가서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동성고에 오는 큰 이유는 초심을 찾으려는 것이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생들에게서 배우려고 모교를 찾게 된다. 늘 처음처럼 초심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같이 운동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께 땀을 흘리다 보면 후배들에 대한 마음도 더 각별해진다.
김원중은 “매일 오면서 얼굴도 익으니까 후배들에게 눈길이 더 가게 된다.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서 같이 호흡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도 하고 후배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같은 무대에서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그런 사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며 “‘이 추위에 어떻게 훈련하지’라는 생각도 하는데 우리는 더 춥고 더 힘들게 했었던 거 같다(웃음). 지나간 건 잊고 우리도 이랬나 이런 생각하면서 웃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성고 시절에는 잦은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던 선수였다는 김원중. 그래서 더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야구’를 먼저 생각한다.
김원중은 “지금이랑 비슷한데 몸이 좀 약해서 다쳐서 쉬었다가 기복이 있는 선수였던 것 같다”며 “아파서 힘든 시간도 있었던 만큼 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야구 하는 동안은 몸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그쪽에 먼저 시간을 투자한다. 몸 만들고 운동하고 또 쉬고 생각을 정리하고 힐링한 시간을 해 놓고 그다음에 후배들과 게임을 하든 드라이브를 가든 스케줄을 그렇게 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체력’에 대한 부분을 더 생각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 앞서 부지런히 땀을 흘렸다.
초반과 달리 시즌 막판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지만, 김원중은 “오히려 잘 됐다”며 실패를 교훈 삼아 더 강한 마무리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원중은 “너무 잘 되면 자만도 할 것이고, 별 것 아니라는 생각도 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알아갔기 때문에 성과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그런 부분 보완해서 조금 더 길게 꾸준하게 시합을 하면 된다는 것을 많이 배운 해였다”고 2020시즌을 돌아봤다.
선발에 익숙했던 김원중이지만 두려움 없이 시작했던 마무리였다.
김원중은 “걱정은 안 됐다. 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르다고 하면 다르지만, 선발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사실 마무리투수와 선발은 비슷하다. 선발 투수 5이닝 안 던지면 안 바꿔준다. 마무리 투수도 역전 안 당하면 안 바꿔준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막아야 하고 무조건 개수를 채워야 하고 무조건 내 임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집중하게 되고 더 신중해지고 그걸 잘해야 하는 것 같다.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신중하되 과감하게 해야 한다. 답은 없다. 하다 보면 이런 상황도 있고 저런 상황도 있으니까 또 한번 부딪혀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텅 빈 관중석을 마주하고 경기를 하는 게 김원중에게는 큰 아쉬움이었다. 올 시즌 뜨거운 팬들의 함성 속에서 야구를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리고 늘 머릿속에 그리는 간절한 ‘마지막 순간’도 있다.
김원중은 “팬들 있어야 더 재미있고 힘도 나고, 스피드가 1~2㎞라도 더 나온다. 팬들과 호흡하면 제스처도 커진다. 지금도 (관중)이야기하니까 전율이 돋는 데 올 시즌에는 다 같이 함께하는 야구장이 됐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며 “한국야구가 끝나는 날, 마지막 마운드에 서 있는 걸 항상 생각하고 그 꿈을 가지고 살고 있다. 마지막에 강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욕하셔도 되니까 잘할 때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학생 선수들이 잘 되고 해야 프로야구 큰 발전도 있는 것이니까 학교 후배들도 관심 가지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영상편집=김혜림 기자 fingswom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