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합니다" 시민들에 ‘문화가 있는 삶’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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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합니다" 시민들에 ‘문화가 있는 삶’ 선물
동곡미술관·동곡박물관 문 열어
보문문화재단, 광산구 사립 첫 문화시설
현대미술·유물 동시에 만날수 있는 공간
2020년 12월 15일(화) 00:00
현재 단 8점 존재하는, 조선시대 ‘목각탱화’ 속 부처님의 모습엔 다양한 표정이 담겨 있다. 조선초기에 제작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유물이다. 공민왕의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 유물 6점은 눈이 부신 황금을 정교하게 조각해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준다. 또 다른 전시실에서는 신비로운 빛의 세계가 연출된다. 전시장 바닥에 담긴 물과 거기에 비친 다채로운 빛이 만들어내는 미디어 아트 작품은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선조들의 얼이 담긴 의미있는 유물과 다양한 현대미술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드문 광산구에 문을 연 이 공간은 민간 차원에서 꾸린 문화 시설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보문고를 운영하는 보문문화재단(이사장 정영헌)이 지상 3층 규모의 동곡미술관·박물관을 오픈했다.

학교 입구에 자리한 박물관 건물은 당초 학교 설립자 겸 초대 이사장인 동곡(東谷) 정형래 선생 기념관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화시설이 도심에 집중돼 있어 문화 향유 기회가 적은 광산구 주민들에게 문화 향기를 전하고 재단이 꾸준히 해온 복지 활동의 영역을 넓혀 문화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리노베이션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열린 배움 공간’은 박물관의 모토다.

미디어 아트 전이 열리고 있는 동곡미술관.
동곡미술관(1·2층)과 동곡박물관(3층)은 300평 규모다. 200평 규모의 전시장과 40여평의 교육실·다목적실로 구성돼 있으며 카페테리아와 야외 테라스도 갖추고 있다.

주요 소장품은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김환기 드로잉 41점(1976년작)이 눈에 띈다. 또 배동신 작가의 작품 36여점을 비롯해 석현 박은용과 김대성 작가의 회화, 강봉규 사진 작가의 작품과 필름, 허련, 허건, 허백련 등 남도 화단의 중심을 이룬 작가들의 서예, 병풍 등 지역 미술사를 아카이브할 수 있는 작품들이 주종을 이룬다. 또 토기, 도자기 유물과 고려시대 만월대 유물인 와당·치미·용두·전돌 등 1000여점, 꼭두, 상여, 근현대사 자료, 독립운동 및 의병 관련 사료, 키덜트 아카이브 등 폭넓은 장르에 걸친 유물을 소장중이다.

동곡박물관 상설전 동행(同行) 꼭두를 만나다
이번 개관을 기념해 현재 3개의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기획특별전 ‘고조선에서 조선까지 : 민족의 얼을 찾아서’(2021년 3월 14일까지)전은 고조선 시대부터 조선까지 우리 문화재의 멋과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전시다.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가 기획한 이번 특별전에는 150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소장품과 함께 시민들이 의미있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작품을 대여받았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전 공민왕릉 출토 황금유물
전시에서는 비파형동검, 세형동검 등 고조선 시대 유물을 비롯해 국내 불과 20점 뿐인 고구려 불상 중 3점이 전시되며 고려 청자, 분청사기, 조선백자 등 한국의 도자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도 나왔다.

상설전 ‘동행(同行) 꼭두를 만나다’전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꼭두와 상여 등을 통해 사후 세계를 들여다보는 기획이다. 전시에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아기 상여를 비롯해 다양한 모양의 꼭두 150여점과 옹관묘가 함께 나와 전통 장례문화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한달 전 임시로 먼저 문을 연 1층 미술관에서는 현재 미디어아트 특별전으로 ‘동곡, 빛이 내린다’(2021년 3월14일까지)전이 열리고 있다. 그룹 ‘사일로랩’의 ‘윤슬’을 비롯해 표기식 작가의 ‘무제’ 연작, 황채영 작가의 ‘A ripple of time’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00평 규모의 미술관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열 계획이다.

로비에 고(故) 진양욱 작가의 판화 20여점이 걸려 있는 2층은 교육실과 다목적 공간, 카페테리아로 활용된다.

동곡미술관·박물관은 앞으로 다채로운 전시와 어린이를 위한 문화교실, 창작체험, 인문강좌 등 시민들이 찾아오고 머무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나갈 예정이다.

보문복지재단 정영헌 이사장은 “지난 10여 년간 문화재와 미술품에 매료돼 다양한 분야의 유물, 근대사 자료, 미술작품을 수집했는데, 이번에 동곡미술관·박물관을 오픈하게 돼 보람이 있다”며 “의미있는 기획 전시와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료 관람. 매주 월요일 휴관.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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