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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100년 운명 바꾼 ‘49번의 선택’
49가지 결정
최성락 지음
2020년 10월 24일(토) 08:30
19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지난 100년에 걸쳐 한국 경제의 운명을 바꾼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다. 1901년 8월 21일 경부선 남부 기공식 장면. <페이퍼로드 제공>
경부선 철도 개통, 수출주도 전략, 베트남 파병, 한일협정, 새마을운동, 서울올림픽, IMF 외환위기, KTX 개통 등….

위에 열거한 내용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를 만든 결정적인 순간이다. 19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세기에 걸쳐 있었던 우리 경제의 역사이기도 하다.

최성락 동양미래대 경영학과 교수의 책 ‘49가지 결정’에는 경부선 철도부터 KTX 개통까지 한국경제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이 담겨 있다. 한국경제사에 있어 중요한 사건 49개를 가려 뽑았다. 전작 ‘말하지 않는 세계사’, ‘규제의 역설’ 등을 통해 역사와 규제 등을 흥미롭게 풀어낸 저자가 전공 분야로 돌아온 것이다.

저자는 한국 경제를 몸으로 겪고 연구해왔던 입장에서 중요한 사건들, 특히 선택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사건들 가운데 특정한 부분을 거론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름의 원칙이 있다. “당시에 시대를 뒤흔들 만큼 큰 사건들을 한국의 주요한 경제적 사건들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시각을 달리하고자 한다. 그 당시에(만) 중요했던 사건보다는, 2020년 지금 이곳의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은 개인이 자신의 역사를 돌아볼 때도 적용된다. 당시에는 큰 충격이었지만,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여부가 중요하다. 변화의 연속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은 우리나라 도시망을 형성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조선시대 번성했던 도시들이 쇠퇴하고 경부선이 지나는 곳에 도시가 만들어졌다. 1945년 미곡 시장 자유화는 자유 시장경제로 발돋움하는 단초였다. 미군 주둔으로 시장경제에 진입하면서 “사회주의 통제경제가 아닌 시장경제주의를 주된 경제 시스템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본다.

1964년 베트남 전쟁 파병은 참전의 논란을 떠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됐다. 당시 한국 군인의 인건비는 두 개로 나뉘어 있었는데, 미국이 주는 월급은 한국 정부가 가져가고 우리 군인은 미국의 수당을 받았다. 정부는 미국이 주는 한국군 월급으로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기반시설에 투자했다.

우리도 잘 살아보자는 구호로 시작된 1970년 새마을운동은 가옥의 변화, 농업 현대화를 가져왔다. 새마을 운동은 한계도 있었지만 현재의 농촌 모습은 대부분 당시 형성됐다는 평가다.

1980년대 변화도 만만치 않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각각 국제 사회에 한국을 알렸으며, 한국경제를 온몸으로 버티는 힘으로 작용했다.

한국경제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을 꼽는다면 1997년 IMF 외환위기다. 저자는 “당시 한국 상장 기업의 평균 부채 비율은 400%가 넘었다”며 “심지어 IMF 당시 망한 기업의 부채비율은 1000%가 넘었다”고 설명한다.

2000년대 이후에도 경제의 변화는 지속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과 NPT 탈퇴, 재벌 그룹의 민낯이 드러난 소버린 사태와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든 KTX 개통, 정보통신 정책 자체를 뒤바꾼 아이폰 출시 등도 오늘의 경제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다. 지금도 그러한 영향의 자장 안에 머물러 있다. <페이퍼로드·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