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총 받던 순천·강진의료원, 코로나 시대 빛을 발하다
비리·적자로 한때 폐원 위기…감염병전담병원 담당 존재가치 증명
전국 유일 의대없는 전남서 확진자 86% 전담 안정적 의료 서비스
전국 유일 의대없는 전남서 확진자 86% 전담 안정적 의료 서비스
![]() 임직원 비리 등으로 한때 폐원 여론에 직면했던 전남도립 순천의료원과 강진의료원이 코로나 19위기를 맞아 도내 확진자 치료를 전담하고 광주시·대구시와 병상 나눔까지 펼치면서 재평가받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
미운오리새끼 취급받던 전남도립 순천의료원과 강진의료원이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백조로 변신하고 있다.
임직원 비리·방만 운영·봉사정신 미흡 등으로 한때 폐원 요구에 직면했던 두 공공병원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내 확진자 치료를 전담하고 광주시·대구시와 병상 나눔까지 펼치면서 없어선 안 될 귀한 몸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순천의료원과 강진의료원은 올 초부터 지난 3일까지 전남지역 코로나 19 확진자 133명을 치료했다. 지난 3일 기준 전남지역 누적 확진자 155명(13일 현재 165명)의 86%에 해당하는 환자를 이들 두 공공병원이 전담한 것이다. 순천의료원은 93명, 강진의료원은 40명의 확진자를 맡아 치료했다. 이들 두 지방의료원은 정원보다 24명이 부족한 간호인력으로 필수 의료 인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간이 모두 꺼리는 감염병 전담병원을 담당, 세계가 극찬하는 K방역의 최일선을 방어해냈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광주지역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을 겪는 광주시 코로나 19 확진자를 돌보며 치료했다. 강진의료원이 72명, 순천의료원이 2명의 광주 확진자를 맡았고, 이 가운데 39명이 완치돼 집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나머지 확진자 35명은 여전히 강진의료원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확진자 폭증으로 곤경에 처한 대구와 병상 나눔을 실천했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지역 내 병원 배정을 받지 못한 환자 30명을 순천의료원에서 치료한 뒤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최근 전공의(인턴·레지던트) 파업 사태에서도 두 공공의료원은 24시간 응급실, 일반 진료과 정상 운영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위기 상황에서 존재 가치를 증명한 두 공공병원은 그러나 한때 임직원 비리, 방만·부실 운영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 적자 누적으로 폐원, 민간 매각 요구까지 나오면서 사면초가에 내몰리기도 했다. 방만 운영, 임직원 비리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윤 추구가 아닌 공익 실현을 우선해야 할 공공병원에 흑자경영을 강요했을 때 빚어질 지 모를 과잉 진료 등 폐해는 주목받지 못했다.
폐원·매각 등 비난 여론은 임직원 징계와 두 공공병원의 쇄신 다짐 속에 수그러들었고 두 곳 모두 지난 2016년, 2019년 원장 교체 후 환골탈태하는 모습이다. 다만 순천의료원은 최근 3년간 매년 6~8억원, 강진의료원은 13~19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남의 두 공공의료원은 지난 2013년 ‘누적적자’가 빌미가 돼 폐원된 진주의료원과 대비되며 코로나 19라는 국가적 위기에서 존재 가치를 톡톡히 증명하고 있다. 경남 진주의료원은 복지 축소를 외친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 체제에서 폐원됐다. 코로나 19를 겪고 나서 재설립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공공의료원이 없는 광주에서도 최근 신설 논의가 시작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 3일까지 전남에서 발생한 코로나 환자 가운데 연세가 많거나 위중한 12명의 환자를 전남대·조선대·화순전남대병원으로 보내 치료받게 한 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도내 의과대학 및 부속대학병원이 없어 상급병원으로 이송 보낼 수밖에 없는 전남의 형편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지방의료원이 경영에 대한 고민 없이 필수 공익적 기능과 지역사회 책임의료기관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임직원 비리·방만 운영·봉사정신 미흡 등으로 한때 폐원 요구에 직면했던 두 공공병원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도내 확진자 치료를 전담하고 광주시·대구시와 병상 나눔까지 펼치면서 없어선 안 될 귀한 몸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광주지역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을 겪는 광주시 코로나 19 확진자를 돌보며 치료했다. 강진의료원이 72명, 순천의료원이 2명의 광주 확진자를 맡았고, 이 가운데 39명이 완치돼 집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나머지 확진자 35명은 여전히 강진의료원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존재 가치를 증명한 두 공공병원은 그러나 한때 임직원 비리, 방만·부실 운영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 적자 누적으로 폐원, 민간 매각 요구까지 나오면서 사면초가에 내몰리기도 했다. 방만 운영, 임직원 비리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윤 추구가 아닌 공익 실현을 우선해야 할 공공병원에 흑자경영을 강요했을 때 빚어질 지 모를 과잉 진료 등 폐해는 주목받지 못했다.
폐원·매각 등 비난 여론은 임직원 징계와 두 공공병원의 쇄신 다짐 속에 수그러들었고 두 곳 모두 지난 2016년, 2019년 원장 교체 후 환골탈태하는 모습이다. 다만 순천의료원은 최근 3년간 매년 6~8억원, 강진의료원은 13~19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남의 두 공공의료원은 지난 2013년 ‘누적적자’가 빌미가 돼 폐원된 진주의료원과 대비되며 코로나 19라는 국가적 위기에서 존재 가치를 톡톡히 증명하고 있다. 경남 진주의료원은 복지 축소를 외친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 체제에서 폐원됐다. 코로나 19를 겪고 나서 재설립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공공의료원이 없는 광주에서도 최근 신설 논의가 시작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 3일까지 전남에서 발생한 코로나 환자 가운데 연세가 많거나 위중한 12명의 환자를 전남대·조선대·화순전남대병원으로 보내 치료받게 한 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도내 의과대학 및 부속대학병원이 없어 상급병원으로 이송 보낼 수밖에 없는 전남의 형편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지방의료원이 경영에 대한 고민 없이 필수 공익적 기능과 지역사회 책임의료기관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