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찍은 MRI의 가치
  전체메뉴
정성껏 찍은 MRI의 가치
2019년 12월 26일(목) 04:50
MRI(자기 공명 영상)는 개발한 지 50년이 된 의료계의 혁신적인 진단 검사법이다. 장비가 고가이고, 유지 보수 비용도 많이 들지만 다른 검사와 달리 굉장히 유용하고 고마운 검사이다. MRI 검사를 하면서 그 가치를 경험한 사례 소개를 통해, 일반화된 MRI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첫 번째, 젊은 환자 한 명은 허리가 아프면 꼭 혈액 검사를 해주길 원했다. 타 병원에서 CT 찍고 치료했는데 호전이 없었다. MRI를 찍은 이후에 척추 염증을 발견, 치료해 회복됐다. 그 이후 허리가 조금만 아프면 피 검사를 먼저하고, 염증 소견이 보이면 MRI를 찍는다. 척추에 생기는 염증은 결핵성이나 일반 세균에 의한 화농성이 있는데, 일반 X레이나 CT검사로는 알 수가 없다.

두 번째, 75세 할머니가 밭에 고추를 심다가 허리를 삐끗했는데 그 이후 누웠다가 일어나기가 힘들고, 침이나 주사를 맞아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다른 병원에서 찍은 X레이상 이상이 없다고 들었다. MRI를 찍으니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이 있어 척추 성형술 시술 이후에 좋아졌다. MRI는 CT와 비교할 때 더 나은 해상도와 다방면의 영상을 얻을 수 있고, 방사능 조사의 위험이 없다. MRI를 잘 못 찍으면 화질이 문제가 아니라 질병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세 번째, 다른 병원에서 허리 MRI를 찍고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아무리 치료해도 증상의 호전이 없었고, 허리 통증 및 다리 통증이 심해져서 내원한 환자에게 다시 MRI를 찍어보자고 했다. MRI 영상에서 다른 병원 사진에서 보이지 않던 척추 디스크가 터져 생긴 탈출이 관찰됐다. 이 환자는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터진 디스크 제거 수술을 받고 증상이 좋아졌다.

네 번째, 손목을 쓰면 아프고 쉬면 좋아지기를 반복하던 젊은 사람이 어느 날 찾아와서 왜 처음부터 MRI 검사를 권유하지 않았냐고 서운해 하는 경우가 있었다, 사실 MRI 수가가 고가여서 처음 진찰부터 권유하기는 힘들다. 타 병원에서 MRI를 찍어서 손목뼈 하나가 피가 안 통하는 키엔벡 병으로 판정이 났었다. 드문 질환이지만 지금은 손목 통증이 두세 번 정도 재발되면 MRI를 권유한다.

다섯 번째, 경제적인 이유로 MRI를 못 찍겠다는 할머니를 무료로 찍어서 병변을 찾았던 적도 있다. 시골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하면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검사를 하지 않고 낫게 해주라니 답답했다. 검사에서 척추뼈에 고름이 차 있었다. 검사 안하고 약만 줬으면 척추뼈가 다 녹아서 수술도 어려울 뻔 했었다. 적절한 검사를 해서 조기에 치료하는 게 결국 치료 비용을 아끼는 길이기도 한다.

여섯 번째, 허리가 아파서 우리 병원에서 계속 약을 타가시는 분이었다. 5년 전에 척추 협착증으로 필자가 허리 수술하고 증상이 좋아져서 등산도 즐기고,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어서 약만 드시던 분이었는데 어느 날 복용약이 전혀 효과가 없다고 불평을 했다. X레이상에 이상이 없어서 신경 주사를 시술해도 통증의 호전이 없었다. MRI를 찍으니 허리에 암 전이가 있었다, 10년 전에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했었는데, 피 검사상 전이가 의심된다고 하는데 어느 부위에 전이가 있는지 못 찾았다고 했다. MRI가 전신 암 검사보다 정확한 경우도 있다.

일곱 번째, 엉덩이가 아프면 허리나 고관절 문제일 수 있다. X레이상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허리와 고관절 MRI를 동시에 찍으면 정확히 알 수 있다. MRI 촬영시 고관절을 찍지 않아 질병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 고관절에 문제가 있는데도 허리 수술을 하고 다시 찾아와서 고관절도 새로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여덟 번째, 술을 많이 드시는 분이 사타구니가 아프면 고관절의 대퇴 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고관절 뼈가 괴사되는 병을 의심하는데 일반 X레이나 CT로는 알 수가 없고, MRI를 찍어야 알 수가 있다.

MRI는 이렇게 다른 검사로 놓칠 수 있는 질병을 찾아주는 고마운 도구이다. 또한 환자의 아픈 부위를 자세히 검사하면 놓치지 않고 정확한 부위를 치료할 수 있다. 전문병원에서 적절한 상의를 하는 게 빠른 치료의 길이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