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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유 최제훈 지음
2019년 12월 06일(금) 04:50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후 2011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최제훈 작가가 소설집 ‘위험한 비유’를 펴냈다.

‘놀라운 작가의 탄생’이라는 상찬을 받은 첫 작품집 ‘퀴르발 남작의 성’ 출간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집이다. 모두 8편의 소설이 담긴 작품집에서도 기존의 탄탄한 문장과 예상을 뛰어넘는 서사 전개로 작가적 역량을 보여준 바 있는 작가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번에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파생되는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펼쳐 보인다. “초현실주의 테마와 거친 터치의 결합은 이전의 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탄생시켰지”라는 표현처럼 특정한 균열을 계기로 사건이 전개된다. 표제작 ‘위험한 비유’는 숨겨진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추적의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재와 환상이 뒤엉킨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속도감 넘치는 문체가 이색적이다.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교란된 모순의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지적이면서도 날카롭다.

“당신은 내가 쓴 기형의 문장이며, 아직 못다 쓴 미지의 문장이며, 그 사이를 지나는 모래바람이다. 당신은 내 머릿속을 떠도는 검은 비닐봉지, 내 꿈을 기웃거리는 버려진 기억이다. 당신은 내 온몸을 유랑하고 심장으로 회귀하는 검붉은 피다. 당신은 담배 연기에 실려 흩어지는 내 눈동자다. 당신은 내 녹슨 손톱이다. 당신은 나다.”(‘위험한 비유’ 중)

작가의 문장은 세밀하면서도 특유의 리듬감이 살아 있다. 부분 부분의 디테일이 살아서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서로 다른 존재들의 예상치 못한 조우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그로테스크한 세계는 최 작가의 소설이 주는 이색적인 맛이다.

<문학과지성사·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