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가득한 ‘미로 골목길’ 따라 문화가 흐른다
‘한국의 마추픽추’
부산 감천문화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
![]() 천마산 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늘어선 파스텔톤의 집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감천문화마을. |
화려한 빌딩, 광안대교의 불빛과 어우러지는 바다. 부산은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관광도시다. 부산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곳,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람이 있는 마을이 있다. 언덕을 따라 층층이 쌓아온 삶의 터전이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관광객들을 발길을 잡고 있는 감천문화마을. 이곳에서 역사가 담긴 삶을 엿본다. 문화가 곁들어진 길이기도 하다.
마을 입구에 가면 안내소가 있다. 이곳에서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가 발행한 가이드맵을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2000원. 마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도와 설명이 담겨있다.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마을을 둘러보고 싶다면 가이드맵을 들고 스탬프 투어를 해보자.
마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감천마을 나들이를 시작했다. 감천(甘川)의 옛 이름은 감내(甘內)로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았던 곳이다. 힘겨운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은 근현대의 흔적과 시간을 그대로 안고 있다. 한국 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지형적 특성이 이곳의 독특한 삶을 만들었다.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집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크게 작가공방 코스와 스탬프 코스로 나눠진 감천마을 여행길, 가이드맵을 들고 스탬프 코스를 선택해 숨겨진 장소들을 찾으러 나섰다.
골목골목 사이 마을 입주 작가의 공방(5곳)과 빈집을 갤러리로 꾸며놓은 빈집 프로젝트 작품(12곳)이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사진갤러리, 어둠의 집, 북카페 등 집 프로젝트 투어 9곳에서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하늘 마루와 감내 어울터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마을 전경을 담은 엽서를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지도를 따라 숨겨진 장소들을 찾아 분주하게 걸음을 걷는다. 곳곳이 벽화와 사진, 조형물 등 문화로 덧입혀졌다. 마을 벽에 예쁜 물고기가 춤을 추고, 마을의 생활상이 사진에 담겨있다. 하늘 마루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며 쓰는 편지도 낭만적이다. 1년 뒤 느릿느릿 시간이 흘러 전달되는 ‘느린 우체통’이 사람들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세월의 흐름 속에 버려졌던 장소들이 문화로 옷을 입으면서 다시 생명을 얻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대중목욕탕은 감내 어울터가 되어 새로운 문화공간이 됐다. 1층에는 도자 체험공방이 마련되어 있고, 갤러리와 카페, 강좌실, 방문객 쉼터도 들어섰다.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의 문화가 만나는 장소이자 휴식처이기도 하다. 이곳이 목욕탕이었다는 흔적은 남아있다. 어울터 입구에는 턱을 괴고 졸고 있는 주인장의 모습을 담은 조형물이 살갑게 사람들을 맞는다.
아트숍, 감내 카페 ,감내 맛집 등 마을 기업도 눈에 띈다. 마을기업의 수익금은 마을 발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높은 언덕을 따라 마을이 만들어지면서 곳곳이 전망대다.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많다. 이곳 최고의 포토존은 ‘어린왕자와 사막여우’다. 어린왕자가 그의 친구 사막여우와 나란히 마을을 내려다보고 앉아 있는 곳이 감천마을의 찾는 방문객들에게는 최고의 명소다. 어린왕자와 포즈를 취하기 위해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로 어린왕자 주변은 늘 북적인다. 이외에도 감천항과 천마산을 조망하고 있는 ‘바다’ 포토존, 감천 2동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대’ 포토존 등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이 많다.
눈으로 부지런하게 마을을 살피며 미로처럼 얽혀진 골목길을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좁다랗고 복잡한 골목에는 이곳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냄새가 가득한 길을 따라 문화를 만나고, 삶을 만나고 또 사람을 만난다.
스탬프가 놓여있는 장소들을 찾아 길을 되돌아 가기도 하면서 하나 둘 스탬프 찍는 공간을 채워가면 이곳의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른다.
차분하게 이곳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여유있게 발걸음을 하는 것이 좋다. 오후 6시가 되면 이곳은 원래의 삶의 장소로 돌아간다. 마을을 걷다 보면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공간입니다. 오전 9시 이전, 오후 6시 이후에는 올라가지 말아주세요’라는 푯말을 볼 수 있다.
집 프로젝트 투어의 스탬프도 오후 6시까지 찍을 수 있다. 감내 어울터의 옥상도 6시 전에는 내려와야 하는 만큼 시간을 살피는 게 좋다. 그렇다고 급하게 서두를 필요도 없다. 넉넉한 걸음으로 두 시간 정도이면 감천문화마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일행이 없어도 괜찮은 여행길이다. 홀로 마음 가는 대로 방향을 바꾸면서 동네를 휘휘 돌기에 부담없는 나들이 길이다.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하면서 시간을 남기고 추억을 남긴다. 2시간 여의 낯선 길, 그들의 삶을 뒤로하고 조용히 일상으로 걸음을 옮긴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마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감천마을 나들이를 시작했다. 감천(甘川)의 옛 이름은 감내(甘內)로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았던 곳이다. 힘겨운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은 근현대의 흔적과 시간을 그대로 안고 있다. 한국 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함께 지형적 특성이 이곳의 독특한 삶을 만들었다.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집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골목골목 사이 마을 입주 작가의 공방(5곳)과 빈집을 갤러리로 꾸며놓은 빈집 프로젝트 작품(12곳)이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사진갤러리, 어둠의 집, 북카페 등 집 프로젝트 투어 9곳에서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하늘 마루와 감내 어울터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마을 전경을 담은 엽서를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지도를 따라 숨겨진 장소들을 찾아 분주하게 걸음을 걷는다. 곳곳이 벽화와 사진, 조형물 등 문화로 덧입혀졌다. 마을 벽에 예쁜 물고기가 춤을 추고, 마을의 생활상이 사진에 담겨있다. 하늘 마루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며 쓰는 편지도 낭만적이다. 1년 뒤 느릿느릿 시간이 흘러 전달되는 ‘느린 우체통’이 사람들의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세월의 흐름 속에 버려졌던 장소들이 문화로 옷을 입으면서 다시 생명을 얻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대중목욕탕은 감내 어울터가 되어 새로운 문화공간이 됐다. 1층에는 도자 체험공방이 마련되어 있고, 갤러리와 카페, 강좌실, 방문객 쉼터도 들어섰다.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의 문화가 만나는 장소이자 휴식처이기도 하다. 이곳이 목욕탕이었다는 흔적은 남아있다. 어울터 입구에는 턱을 괴고 졸고 있는 주인장의 모습을 담은 조형물이 살갑게 사람들을 맞는다.
아트숍, 감내 카페 ,감내 맛집 등 마을 기업도 눈에 띈다. 마을기업의 수익금은 마을 발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높은 언덕을 따라 마을이 만들어지면서 곳곳이 전망대다.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많다. 이곳 최고의 포토존은 ‘어린왕자와 사막여우’다. 어린왕자가 그의 친구 사막여우와 나란히 마을을 내려다보고 앉아 있는 곳이 감천마을의 찾는 방문객들에게는 최고의 명소다. 어린왕자와 포즈를 취하기 위해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로 어린왕자 주변은 늘 북적인다. 이외에도 감천항과 천마산을 조망하고 있는 ‘바다’ 포토존, 감천 2동이 한눈에 들어오는 ‘등대’ 포토존 등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이 많다.
눈으로 부지런하게 마을을 살피며 미로처럼 얽혀진 골목길을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좁다랗고 복잡한 골목에는 이곳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냄새가 가득한 길을 따라 문화를 만나고, 삶을 만나고 또 사람을 만난다.
스탬프가 놓여있는 장소들을 찾아 길을 되돌아 가기도 하면서 하나 둘 스탬프 찍는 공간을 채워가면 이곳의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른다.
차분하게 이곳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여유있게 발걸음을 하는 것이 좋다. 오후 6시가 되면 이곳은 원래의 삶의 장소로 돌아간다. 마을을 걷다 보면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공간입니다. 오전 9시 이전, 오후 6시 이후에는 올라가지 말아주세요’라는 푯말을 볼 수 있다.
집 프로젝트 투어의 스탬프도 오후 6시까지 찍을 수 있다. 감내 어울터의 옥상도 6시 전에는 내려와야 하는 만큼 시간을 살피는 게 좋다. 그렇다고 급하게 서두를 필요도 없다. 넉넉한 걸음으로 두 시간 정도이면 감천문화마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일행이 없어도 괜찮은 여행길이다. 홀로 마음 가는 대로 방향을 바꾸면서 동네를 휘휘 돌기에 부담없는 나들이 길이다.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하면서 시간을 남기고 추억을 남긴다. 2시간 여의 낯선 길, 그들의 삶을 뒤로하고 조용히 일상으로 걸음을 옮긴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