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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후에서 뱃놀이 이태백이 안 부럽네
中 상하이·항저우 나룻배 유람
2014년 11월 20일(목) 00:00
중국 항저우 시후(西湖)는 면적 6.3㎢의 거대한 호수다. 3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멀리 개발이 한창인 시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시후에서의 뱃놀이는 항저우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타임머신 여행이다.
중국 양쯔강 하류에 위치한 상하이(上海)와 항저우((杭州)는 춘추전국시대 오월동주(吳越同舟)라 불리며 서로 원수였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경제의 중심지이자 대표 관광지로 한배를 탔으니 사자성어의 뜻 그대로 이뤄졌다.

양쯔강을 따라 번성한 지역답게 곳곳에 위치한 강과 호수의 빼어난 풍광은 금수강산을 지닌 한국인들조차도 감탄을 자아낸다.

뱃놀이를 하며 풍류를 즐겼던 우리네 선조들처럼 중국인들 또한 강과 호수에서 자연을 벗삼아 뱃놀이를 즐겼다. 오죽했으면 이태백(당나라 때 시인)이 뱃놀이를 하던 중 술에 취해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내려올까.

상하이와 항저우의 대표적인 뱃놀이 장소인 주자자오(朱家角·주가각)와 황푸강(黃浦江·황포강) 그리고 시후(西湖·서호)에서 유람선을 타고 이태백의 기분을 느껴봤다.

[운하와 다리 명청시대 그대로 과거로 가는 주잦자오 나룻배]

주자자오는 주씨 집성촌(朱家)과 상하이의 끝자락에 있다고 해서 각(角)이 합쳐진 말이다.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이 젊은 시절 권력싸움에 패해 피신한 곳으로 주원장의 후손들이 모여들어 형성됐지만 촌락은 약 1700년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된 ‘물의 도시’로 운하와 36개의 다리로 연결된 마을들은 명·청시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주자자오엔 방생교, 청나라 때 우체국, 원진선원, 성황묘 등 볼거리와 한국의 족발과 비슷한 완샨티(万三蹄), 대나무잎쌈밥 짜로우 등 먹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주자자오의 중심인 방생교는 물고기나 자라들을 다리 밑에서 방생한데서 이름이 유래됐으며 수많은 인파가 사진을 찍는 명소다.

주자자오 관광의 별미는 나룻배 유람이다. 사공이 노를 저어 움직이는 길이 4m·너비 1.5m(6인승) 크기의 배는 인원수에 상관없이 1척당 30분 코스 60위안(한국 돈 약 1만원), 1시간 코스에 120위안(2만1000원)의 요금을 받는다.

폭 7∼8m의 수로를 배 2척이 마주쳐 가거나 낮은 나뭇가지나 다리 밑을 통과할 때 심심찮은 재미가 있다. 특히 배에서 바라본 옛 수상가옥들의 모습에서 마치 수백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유람선타고 즐기는 상하이 야경 둥팡밍주타워 등 '빛의 향연' 즐겨]

황푸강은 현재 상하이를 대표하는 금융 지역인 푸동(浦東)지구와 슬픈 역사를 간직한 와이탄을 동서로 가로 지르고 있다.

황푸강의 야간 유람선을 타면 빛으로 한껏 치장한 둥팡밍주타워(東方明珠塔), 진마오다사(金茂大厦), 궈지후이중신 등 푸둥지구의 고층건물과 와이탄의 건축물 등의 야경을 볼 수 있다.

푸둥지구를 대표하는 둥팡밍주타워는 높이 468m의 TV수신탑으로 서울타워의 2배 높이이며 진마오다사는 420.5m로 중국에서 가장 높은 호텔로 유명하다.

와이탄은 청나라가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강제로 개항하게 된 상하이에 19세기 중반부터 외국인들이 모여살며 형성된 곳이다.

당시 뉴욕에서 유행했던 아르데코 양식의 건축물들이 강을 따라 늘어서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산책로로 정평이 나있다.

야간 유람선을 타고 본 상하이의 모습은 낮시간 지상에서는 미쳐보지 못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승선요금은 약 100위안(1만8000원)으로 약 40분 걸쳐 강바람과 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중국 4대 미인 서시를 닮은 시후 과거, 현재 동시에 만날수 있어]

상하이에서 차를 타고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항저우는 미인이 많기로 소문난 곳이며 시후가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비유하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시후를 미인에 빗대기도 했다.

일찍이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음호상일초청후우(飮湖上一初晴後雨)’라는 시에서 중국 4대 미인으로 꼽히는 월나라 서시(西施)와 시후를 동일시 하기도 했다. 아침에도 좋고 저녁에도 좋고 비오는 날에도 좋다는 내용이다. 또 맑은 날의 시후는 화장을 한 서시, 흐린 날의 시후는 화장을 안한 서시의 얼굴이라는 멋스런 표현을 하기도 했다. 시후는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가 항저우태수로 부임했을 때 최초로 준설 됐다. 둘레는 15㎞이고 면적은 6.3㎢에 달한다.

시후의 유람선은 주자자오의 나룻배와 같이 노가 꼬리에 달린 것과 양옆으로 달린 것이 있다. 종류에 따라 1시간당 80∼180위안(1만4000원∼3만2000원)으로 요금체계가 다양하다.

3면이 산으로 둘러쌓인 시후는 산 위로 삐쭉 솟은 뇌봉탑(높이 72m)이나 오산 성황각(41.6m)의 절경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멀리 수평선 위로 보이는 고층 건물과 대형 크레인을 통해 과거나 현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