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의 살림 레슨] 친환경 세제
베이킹 소다, 소독·탈취 효과 탁월
따뜻한 물에 풀어 닦으면 청소 끝
따뜻한 물에 풀어 닦으면 청소 끝
집으로 오르는 계단 위 나뭇가지에 산비둘기가 둥지를 틀었다.
제법 자라 털이 몽실한 새끼들이 머리를 삐죽 내밀고 있었다. 어미는 먹이를 구하러 나갔나 보다. 어린것들 비 맞는 것이 싫었던 것일까? 장마 기간 내내 어미는 새끼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연일 자리를 비운다. 바쁘고 부지런해졌다. 비 그치자 바빠진 것은 산비둘기 뿐만은 아니다. 나 역시 온 집안을 고슬고슬 말릴 대청소 계획을 세운다.
먼저 베이킹소다와 큼직한 식초 한 병을 사들였다. 이 둘은 바로 나의 친환경 세제인데 실제 사용해보면 효과가 상상 이상이다. 먼저 베이킹소다. 흔히 빵 만들 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능 외에도 연마 능력과 미생물 성장 억제 그리고 냄새를 흡수하고 독성을 중화하는 천연 중화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릇을 닦거나 소독하는데 그리고 냉장고나 싱크대 냄새 탈취 효과까지 탁월하다.
베이킹소다가 들어 온 날, 찬장에 있던 그릇들을 모두 따뜻한 물에 소다를 풀어 담았다. 도마 위에도 가루 솔솔 뿌리고 식초 조금 부었더니 부글부글 거품청소를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싹 씻어내고 나면 도마 살균청소 완성이다. 소독하기 힘든 아이들 플라스틱 물병도 소다 조금 넣고 물을 부어 흔들어준다. 그뿐인가 수세미에 소다가루 조금 묻혀 그릇도 닦고 싱크대 주변도 닦는다. 모든 것이 반짝거린다. 따뜻한 물로 걸쭉하게 만든 소다 반죽은 목욕탕으로 가져갔다. 칫솔이나 수세미에 묻혀 욕실 벽을 닦았다. 곰팡이 흔적이 사라진다. 이제는 쉬 다시 생기지도 않을 것이다.
식초 역시 베이킹소다와 비슷한 면이 참 많다. 욕실과 나의 세탁실에는 세제 옆에 꼭 식초 한 병이 놓여 있다. 바로 머리와 섬유 린스 대용이다. 마지막 헹굼 물에 식초 조금 더해 보라. 섬유 유연제처럼 부드럽다. 원리라면 알칼리성 세제 찌꺼기를 식초의 산 성분이 중화시켜 주기 때문인데 요즘처럼 잦은 샤워를 즐기는 때라면 한번쯤 식초로 린스사용을 줄여도 좋겠다. 내 머리카락을 위해 그리고 환경을 위해 말이다.
식초 탄 물을 창틀과 싱크대에 분무하는 것으로 청소를 모두 마쳤다. 임무를 마친 행주와 수세미는 소다 푼 물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모아둔 빨래를 세탁기에 넣으면서 마찬가지로 세제 외에 소다 몇 스푼 더 넣었다. 표백과 살균에 도움이 되리라. 여기까지 읽고 나면 대단한 청소 해낸 것 같은데 사실 알고 보면 별것 없다. 그저 세제 대신 사용했을 뿐이고 삶아 소독할 일조차 식초와 소다 가루로 대체했으니 오히려 손쉽다. 한여름 땡볕 한 자락이 마루에 머무른다. 쓸모없을 것 같던 그 볕도 고맙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마지막 소독법이다.
<‘담양댁의 열 두 달 살림법’ 저자> jazzchants@hanmail.net
제법 자라 털이 몽실한 새끼들이 머리를 삐죽 내밀고 있었다. 어미는 먹이를 구하러 나갔나 보다. 어린것들 비 맞는 것이 싫었던 것일까? 장마 기간 내내 어미는 새끼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연일 자리를 비운다. 바쁘고 부지런해졌다. 비 그치자 바빠진 것은 산비둘기 뿐만은 아니다. 나 역시 온 집안을 고슬고슬 말릴 대청소 계획을 세운다.
베이킹소다가 들어 온 날, 찬장에 있던 그릇들을 모두 따뜻한 물에 소다를 풀어 담았다. 도마 위에도 가루 솔솔 뿌리고 식초 조금 부었더니 부글부글 거품청소를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싹 씻어내고 나면 도마 살균청소 완성이다. 소독하기 힘든 아이들 플라스틱 물병도 소다 조금 넣고 물을 부어 흔들어준다. 그뿐인가 수세미에 소다가루 조금 묻혀 그릇도 닦고 싱크대 주변도 닦는다. 모든 것이 반짝거린다. 따뜻한 물로 걸쭉하게 만든 소다 반죽은 목욕탕으로 가져갔다. 칫솔이나 수세미에 묻혀 욕실 벽을 닦았다. 곰팡이 흔적이 사라진다. 이제는 쉬 다시 생기지도 않을 것이다.
식초 탄 물을 창틀과 싱크대에 분무하는 것으로 청소를 모두 마쳤다. 임무를 마친 행주와 수세미는 소다 푼 물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모아둔 빨래를 세탁기에 넣으면서 마찬가지로 세제 외에 소다 몇 스푼 더 넣었다. 표백과 살균에 도움이 되리라. 여기까지 읽고 나면 대단한 청소 해낸 것 같은데 사실 알고 보면 별것 없다. 그저 세제 대신 사용했을 뿐이고 삶아 소독할 일조차 식초와 소다 가루로 대체했으니 오히려 손쉽다. 한여름 땡볕 한 자락이 마루에 머무른다. 쓸모없을 것 같던 그 볕도 고맙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마지막 소독법이다.
<‘담양댁의 열 두 달 살림법’ 저자> jazzchant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