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니어 의사 구하기’ 실패…의료 인프라 강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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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시니어 의사 구하기’ 실패…의료 인프라 강화 시급
3차 공모에도 해남·신안·영암 채용 결국 무산…진도만 성공
의대·대학병원 없어 섭외 등 난항…국립의대 조속 설립해야
2025년 08월 10일(일) 20:05
/클립아트코리아
전남 자치단체들의 ‘노장 의사 구하기’ 가 실패로 돌아갔다. 열악한 지역 의료 현실과 의료 서비스 실태를 엿볼 수 있는 공모였다는 점에서 국립의대 설치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0일 전남도에 따르면 영암군·신안군·해남군보건소는 지난 6월부터 지난 8일까지 보건복지부 ‘시니어 의사 활용 지원 사업’에 참여할 시니어 의사를 공모했지만 끝내 ‘지원 의사’를 찾지 못했다.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전남 농촌의 필수 의료 인력난 해결을 목표로 올해 처음 추진됐다. 정부가 의사 1인당 월 400만원(시간제)과 1100만원(전일제)의 인건비 보조금을 지원해 60세 이상 경력 10년 이상 전문의를 채용·배치하는 구조로, 전문의 인력난이 심각한 지역 보건소에 시범 배정되는 식이다.

보건복지부는 진도·영암·신안·해남군 보건소와 강진의료원, 구례군보건의료원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강진의료원과 구례군보건의료원의 경우 기존에 근무하던 의사를 재고용(각각 영상의학과, 산부인과)하는 방식으로 의사를 확보했다. 진도군보건소는 한달 동안의 치열한 ‘의사 구하기 세일즈’에 나서면서 1명의 지원자를 확보해 정식 채용했다.

나머지 자치단체는 의사 데려오기에 실패했다.

영암군보건소의 경우 귀농한 의사 등을 겨냥해 시간제(주 15시간 이상 30시간 미만 근무)로 모집했지만 지원자를 구하지 못했고, 해남군·신안군보건소는 전일제(주 30시간 이상 근무) 조건을 달았지만 소용없었다. 이들은 1차 모집 시기에 채용에 실패하자 재차 채용 공고를 올리며 대한의사협회 관계자, 지인 등 구인망을 총동원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

사업 최종 마감기한(8월 8일)이 지나면서 이들 보건소는 보건복지부 사업 지원금을 받지 못한 채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됐다.

전남 다른 시·군의 경우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년도 사업 참여 여부를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전남에서는 ‘치매관리주치의 사업’, ‘지역필수의사제 시범사업’, ‘공공심야약국 지원사업’ 등 의사·약사를 끌어모으기 위한 사업을 이어왔으나 번번이 무산되거나 축소 운영됐다.

전남의 경우 의대·대학병원이 없어 퇴직 의사 섭외 경로 등 인력풀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데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거나 의료진 부족으로 의사 본인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 등 지원을 꺼리게 하는 요소가 많다는 게 지자체 푸념이다. 실제로 강원·경기·경남 등지에서는 지역 의대와 교통 여건 등이 갖춰진 만큼 채용 성과가 높았다는 게 관계자들 이야기다.

복지부의 설익은 사업 진행도 지적되고 있다. 통상 3월에 일반 의료기관 전문의 채용이 이뤄지는데 하반기에 ‘반짝’ 의사를 모집하려 하니 안그래도 없는 인력이 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시·군이 의사 채용을 위해 발로 뛰었지만 여건상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오히려 보건소 측에서 행정 부담과 압박감을 받는 등 상처만 받은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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