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오염” 조심조심 … 둔치 흙 옮겨 물막이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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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오염” 조심조심 … 둔치 흙 옮겨 물막이 공사
‘영산강 살리기’ 승촌보 건설현장 르포
2009년 11월 20일(금) 00:00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 진행 중인 19일 나주시 노안면 학산리 6공구 승촌보 건설현장에서 중장비를 동원한 토사반출 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노란 깃발이 꽂아진 곳은 보가 설치될 위치. /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지난 17일 찾아간 나주시 노안면 학산리 영산강살리기 6공구 승촌보 건설현장. 사업의 핵심 공정인 보(洑) 설치를 위한 물막이 공사가 한창이었다.

강 둔치에서는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토사와 자갈을 채취해 덤프트럭에 실었고, 덤프트럭은 바쁘게 흙을 실어 강 어귀에 쏟아냈다. 굴착기가 흙을 파낸 곳은 롤러와 불도저가 바닥을 다지느라 둔치 이곳저곳을 누볐다. 사업 개요를 알리는 공사 안내판과 강의 예상 수위를 표시하는 수위 예측 봉도 눈에 띄었다. 강 본류와 인근에는 보가 들어설 위치를 표시하는 노란색 깃발들이 여기저기 꽂아져 있었고, 일부에서는 측량 작업도 진행중이었다. 보 공사는 전체 강 흐름을 차단하지 않기 위해 2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1단계 물막이 공사는 지난 10일 시작됐다. 강 폭 540m 중 2/3에 해당하는 강을 ‘ㄷ’ 자 모양으로 흙 약 9만9천㎥양을 쌓아 물 흐름을 차단하는 작업이다.

물막이 작업은 올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인 내년 6월까지 1차 구간의 보 공사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인부들과 중장비는 더욱 바쁘게 움직였다.

현장 관계자들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질오염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쏟는 모습이었다.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주)한양의 이준범 부장은 “물을 막고 하는 공사여서 공기에 차질을 빚으면 큰일이기 때문에 공기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며“특히 공사과정에서 빚어질 수질오염에 가장 큰 신경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공사현장 인근 강에 오탁방지막도 겹겹이 설치하고 환경관리자를 상주시켜 수시로 수질 감시도 할 계획이다.

1단계 물막이 공사가 끝나면 그 위에 터파기 작업을 통해 보 구조물이 올라가게 된다. 본격적인 보 공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후 나머지 170m구간에 대한 물막이 공사를 한 뒤 마무리 보 공사를 통해 승촌보는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보가 완성되면 고정보(고정식) 364m와 가동보(수문 가동) 176m로 이뤄지고, 보 위로는 길이 568m, 폭 12.5m의 도로가 만들어진다. 현재 강을 가로지르고 있는 학산교는 철거될 예정이다.

800㎾ 발전기 2대가 설치돼 연간 3천66㎿h의 전기를 생산하는 소수력 발전도 가능해진다. 강 오른편에는 어류들이 오가는 길이 1.9km, 폭 75m의 어도(漁道)가 만들어진다.

공사는 원활하게 진행중이었지만 그림자도 있었다. 인근 15개 마을 주민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이 공사 착공 5일 전인 지난 5일 토지수용 통보가 온 데다 수용 대상 인근 논밭이 주민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돌미나리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나주시 노안면 학산리 주민 고성기(62)씨는 “이 지역이 국내 돌미나리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주산지인데다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인데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토지를 수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영산강 6공구 토지수용반대 주민대책위 김재선(46)대표는 “인근 주민들에게 설명회 한번 없이 무작정 공사만 시작하고, 특히 보가 생기면 지역 주민들은 ‘물 폭탄’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불안감과 공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을 살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는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공사로 인한주민피해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세심한 배려또한 절실하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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