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휴간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잡지 ‘샘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최인호의 자전소설 ‘가족’이다. 무려 34년간 연재된 소설에 등장하는 작가의 딸 다혜와 아들 도단이는 독자들과 함께 나이를 먹었다. 네 명의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가 마치 도단이네 옆집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많은 이들의 추억과 함께 해온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가 2026년 1월호(통권 671호)로 휴간한다는 소식이다. 앞서 2019년 휴간을 결정할 당시에는 독자의 기부와 기업 후원 등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결국 6년 만에 휴간이 결정됐다.
1970년 4월 김재순 전 국회의장이 창간한 ‘샘터’는 한 때 50만부 넘게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누린 국민잡지였다. 16년간 독자들을 만난 법정스님의 ‘산방한담’을 비롯해 정채봉 동화작가, 피천득 수필가, 장영희 교수 등이 지면을 빛냈고 정호승 시인과 한강 소설가는 샘터 편집부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샘터는 무엇보다 눈물과 웃음이 담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55년간 잡지에 실린 1만 1000여편의 글은 아마도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한 페이지를 장식할 근사한 추억이 됐을 것이다.
창간 당시 ‘샘터’의 정가는 100원. 서울 왕복 버스비가 10원이었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흘러, 휴간 소식을 듣고 구입한 ‘샘터’ 마지막호의 정가는 4900원이었다. 표지는 창간호와 똑같은 고흐의 정물 그림이고, 첫 특집 주제였던 ‘젊음을 아끼자’는 이번에 이해인 수녀, 철학자 김형석, 정호승 시인이 참여한 특별 기획으로 꾸려졌다. 엄마가 즐겨 쓰던 빈 커피잔을 보며 눈물 짓고, 뜨개질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퇴근길마다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거는 ‘평범한’ 사람들의 글은 마지막호에도 여전히 실렸다.
인터넷과 AI가 등장하고 영상문화가 대세가 되면서 ‘종이잡지’가 사라지는 시대다. 폐간이라는 말 대신, 휴간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샘터’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건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잡지를 곁에 두니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듯해 쓸쓸한 마음이 들면서도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켜준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mekim@kwangju.co.kr
많은 이들의 추억과 함께 해온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가 2026년 1월호(통권 671호)로 휴간한다는 소식이다. 앞서 2019년 휴간을 결정할 당시에는 독자의 기부와 기업 후원 등으로 고비를 넘겼지만 결국 6년 만에 휴간이 결정됐다.
샘터는 무엇보다 눈물과 웃음이 담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55년간 잡지에 실린 1만 1000여편의 글은 아마도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한 페이지를 장식할 근사한 추억이 됐을 것이다.
인터넷과 AI가 등장하고 영상문화가 대세가 되면서 ‘종이잡지’가 사라지는 시대다. 폐간이라는 말 대신, 휴간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샘터’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건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잡지를 곁에 두니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듯해 쓸쓸한 마음이 들면서도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켜준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