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골목경제로 도시의 체질을 바꾸자 - 조호권 전 광주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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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광주의 골목상권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4년 1분기 기준 충장로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 전남대 인근은 38~44%에 달하며, 신흥상권으로 분류되는 봉선동 역시 17%(통계청)에 가까운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지 일시적인 침체가 아니라 지역 상권의 구조적 약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광주시와 각 자치구는 소상공인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례보증 확대, 카드수수료 보전, 시설개선 컨설팅, 골목형 상점가 지원, 간이배달 시스템 등 지원 수단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정책의 범위와 실행력은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이러한 지원이 골목경제 전체의 회복 체계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개별 점포 단위의 생존 지원은 분명 의미가 있으나 골목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 경제 생태계로 바라보는 거시적 시야와 전략적 설계가 함께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광주시는 최근 대기업과 협력하여 복합쇼핑몰 유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현대 광주’ 유치는 연간 방문객 3000만명, 취업유발 1만여명, 세수 확대 등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광주의 외부 유동 인구를 확보하고 도시의 활력을 제고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개발사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서울 마곡, 울산, 수원 등 유사 사례에서는 복합쇼핑몰 개장 이후 주변 골목상권의 매출이 20~30% 이상 줄고 폐업이 연쇄적으로 이어졌다는 보고가 있다.
광주시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 보고서에 대해서도 지역 상인들과 시민단체는 현실 반영이 부족하고 분석의 신뢰성이 낮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로 인해 광주 고유의 골목상권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받고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데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고민 속에서 하나의 대안적 접근으로 제시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골목경제’라는 개념이다. 골목경제는 단순한 자영업 보호정책을 넘어서 골목을 사람과 신뢰, 생활과 경제가 함께 흐르는 공간으로 다시 설계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보조금 중심에서 순환과 연결 중심으로 전환하는 도시경제 전략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골목경제는 ‘유입(Flow)·재방문(Repeat)·상생(Share)’이라는 세 가지 흐름을 중심으로 구상할 수 있다. 유입 전략으로는 소규모 골목 축제, 계절별 로컬 지도 제공, 디지털 스탬프 앱 도입 등이 있으며,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단골 고객을 위한 구독 키트, 온라인 리뷰 및 사진 클리닉 운영이 효과적이다. 상생 부문에서는 권리금·임대료 표준화 MOU, 학교나 병원과 연계한 상시 할인, 행정지원 일원화를 통한 ‘원스톱 창구’ 도입 등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히 점포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골목 자체를 생활의 거점이자 도시 순환 경제의 한 축으로 회복시킨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해서도 단순한 찬반 논리를 넘어 지역경제와의 균형적 공존을 위한 구체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소상공인 및 지역 단체와의 공식 협의체 구성, 상권영향평가 보고서의 투명한 재검토, 개발이익의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상생기금 조성 등이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조치들이 마련된다면 복합쇼핑몰도 골목경제와 충돌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광주의 경제가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외부자본 유치나 일회성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회복은 광주 안의 골목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보조금을 넘어 신뢰와 순환이 흐르는 ‘광주형 골목경제’라는 체질로 도시를 재설계하려는 시도가 지금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살고, 머물고, 함께 하고 싶은 광주 경제의 미래를 바꾸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점포 단위의 생존 지원은 분명 의미가 있으나 골목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 경제 생태계로 바라보는 거시적 시야와 전략적 설계가 함께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광주시는 최근 대기업과 협력하여 복합쇼핑몰 유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더현대 광주’ 유치는 연간 방문객 3000만명, 취업유발 1만여명, 세수 확대 등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광주의 외부 유동 인구를 확보하고 도시의 활력을 제고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광주시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 보고서에 대해서도 지역 상인들과 시민단체는 현실 반영이 부족하고 분석의 신뢰성이 낮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복합쇼핑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로 인해 광주 고유의 골목상권이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받고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부족하다는데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고민 속에서 하나의 대안적 접근으로 제시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골목경제’라는 개념이다. 골목경제는 단순한 자영업 보호정책을 넘어서 골목을 사람과 신뢰, 생활과 경제가 함께 흐르는 공간으로 다시 설계하자는 제안이다. 이는 보조금 중심에서 순환과 연결 중심으로 전환하는 도시경제 전략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골목경제는 ‘유입(Flow)·재방문(Repeat)·상생(Share)’이라는 세 가지 흐름을 중심으로 구상할 수 있다. 유입 전략으로는 소규모 골목 축제, 계절별 로컬 지도 제공, 디지털 스탬프 앱 도입 등이 있으며,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단골 고객을 위한 구독 키트, 온라인 리뷰 및 사진 클리닉 운영이 효과적이다. 상생 부문에서는 권리금·임대료 표준화 MOU, 학교나 병원과 연계한 상시 할인, 행정지원 일원화를 통한 ‘원스톱 창구’ 도입 등을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히 점포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골목 자체를 생활의 거점이자 도시 순환 경제의 한 축으로 회복시킨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해서도 단순한 찬반 논리를 넘어 지역경제와의 균형적 공존을 위한 구체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소상공인 및 지역 단체와의 공식 협의체 구성, 상권영향평가 보고서의 투명한 재검토, 개발이익의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상생기금 조성 등이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조치들이 마련된다면 복합쇼핑몰도 골목경제와 충돌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광주의 경제가 지속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외부자본 유치나 일회성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회복은 광주 안의 골목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보조금을 넘어 신뢰와 순환이 흐르는 ‘광주형 골목경제’라는 체질로 도시를 재설계하려는 시도가 지금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살고, 머물고, 함께 하고 싶은 광주 경제의 미래를 바꾸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